'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이란 이름 익숙하실테죠?
그럼 그 의미에 대해서도 잘 아시나요?
어떤 종류의 호텔을 말하는 걸까요? 다른 호텔들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25년 차 늙은 호텔리어에게도 적잖이 어색했던 이름이니 호텔리어 여러분들이나 호텔을 자주 이용하던 분들도 좀 혼란스러웠을 듯 싶죠? 종종 언론이 다루는 걸 보긴 했지만 그마저 탐탁치 않았습니다. 어쩌다 이런 정체성 애매한 이름이 탄생했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우리나라 호텔 등급체계에 따른 분류도 아니에요. 서양에서는 주로 도심 오피스타운의 상용 호텔이란 뜻으로 business hotel이란 명칭이 간신히 쓰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차용한 그 '비즈니스호텔'이란 용어는 이와도 좀 다른데, 결국 저렴한 도심호텔이란 의미로 일본에서 사용되고 있는 개념을 차용한 게 아닌가 싶군요?
혹 이런 거??? 이미지: escooped.com
어쨋거나 이들 비즈니스호텔들은 이미 있던 특급호텔 1들과는 전혀 다른 면모들을 보입니다. 그렇다고 3성 정도의 중소형 호텔에 비교할 위상은 아니에요. 그 배경에 대해선 관심있어 할 분들이 따로 계시니 말미에서 설명드리도록 하고요.
먼저 늙은 호텔리어 몽돌이 그동안 보고 경험하면서 느꼈던 차이들을 좀 짚어 볼까요?
객실 가격
가장 중요한 건 역시 가격이겠죠? 이들 비즈니스호텔들이 천명하는 가치는 '합리적인 가격 2으로 특급호텔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예요.
특급호텔 서울 소재 5성 호텔들의 평균 객실판매가(ADR)은 보통 20만원 내외인 반면
비즈니스호텔들의 객실 가격은 15만원 아래에서 주로 형성됩니다.
이 비즈니스호텔은 애초 '중저가 비즈니스호텔'로 불렸다잖아요? 그러니 이와 대치되는 개념의 특급호텔 객실료를 굳이 분류하자면 고가 그리고 중고가에 걸친다 볼 수 있겠죠. 하지만 호텔의 수준이나 입지, 성격 등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소위 중저가 비즈니스호텔보다 객실료가 더 낮은 특 1급 호텔 (5성 호텔)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요.
그나저나 각 호텔들의 객실 가격은 많은 걸 함축합니다. 아래에서 설명드리는 부대시설의 유무나 서비스퀄러티 등 호텔의 총합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척도라고 볼 수 있어요.
객실 사이즈
객실의 크기도 다르고요, 이 역시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퀄러티의 하나죠.
특급호텔 (5성급)의 스탠다드 객실은 10평 이상이고요, 서울에서 가장 큰 편에 속하는 여의도 콘래드나 광화문 포시즌스 스탠다드룸의 경우 무려 13평에 이릅니다. 이에 반해,
비즈니스호텔들의 객실은 보통 7~8평 내외이고, 5, 6평 정도 작은 사이즈의 객실을 갖춘 곳도 없지 않아요.
비즈니스호텔은 숙박업 본연의 '잠자는' 용도에 주로 포커싱한다잖아요? 욕실도 좀 작을뿐더러 데스크도 협소하고요, 침대를 제외하면 앉아서 쉴만한 공간도 여유롭지 않은 편입니다. 요즘엔 진일보한 건축기술 덕택에 작은 공간도 꽤 효율적으로 빼긴 하더군요.
위) 우리나라 비즈니스호텔의 선구자나 다름없는 이비스명동의 6.4평 스탠다드객실/ 아래) 5성 밀레니엄서울힐튼의 객실
면적은 곧 수익이자 비용이에요. 지가 비싼 도심에 호텔을 조성해 수익성을 담보하려면 한정된 면적에 가능한 한 많은 객실을 넣어야 하겠죠. 객실 사이즈는 작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이즈를 늘리고 가격을 올리면 되잖냐고요? 이미 수없이 저울질하지 않았겠어요?
런드리 (세탁)
일반적으로 특급호텔이나 비즈니스호텔 공히 런드리 서비스는 제공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은 무척 달라요.
특급호텔에선 빨래감을 제공된 봉투에 넣은 후 바구니에 넣어두면 룸메이드가 청소할 때 수거해 갑니다. 다음날 다시 객실로 배달해 주죠. 익스프레스 서비스도 가능합니다. 특급호텔들은 호텔 내부에 만만치 않은 규모의 세탁시설을 갖추고 자체 운영하고 있거든요.
비즈니스호텔은 코인 세탁기를 일부 층에 두죠. 고객들이 동전을 넣어 직접 세탁기를 돌립니다. 다림질도 할 수 있도록 다리미와 다림판이 준비되어 있어요. 고객들이 혹 드라이클리닝을 요청할 경우 설비가 없는 비즈니스호텔들은 호텔 밖의 세탁소를 이용합니다.
4.5성 L7 명동의 코인세탁기
참고로, 특급호텔은 런드리 (혹은 라운드리 Laundry) 설비를 내부에 두면서도 운영하는 인력은 대부분 외주화했고요, 드라이클리닝 등 일부 기능만 따로 분리해 외부 서비스를 활용하는 혼용 형태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호텔들의 경우 타올이나 침대보 세탁도 외부의 업체에게 맡기겠죠? 장단점이 비교적 선명하게 존재합니다.
미니바
호텔 종종 이용하는 분들에겐 매우 익숙할텐데,
특급호텔의 경우 미니바는 수익을 창출하는 revenue center의 일부에요. 다시 말해서 '판매'를 합니다. 음료수나 초콜릿 등 요깃거리를 두기도 하고, 맥주나 양주 등 주류와 안주거리를 판매하기도 하죠. 알다시피 가격은 꽤 비싼 편이에요.
비즈니스호텔의 미니바엔 무료로 제공하는 식수 외 아무것도 없죠? 돈벌이가 안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관리 비용이 수익보다 크다고 판단합니다.
위) JW메리어트 동대문의 화려?한 미니바 그리고 아래) 무료 식수만 덩그러니 넣어져 있는 알로프트 명동의 미니바
그렇담 냉장고도 아예 두지 말지 그랬냐고요? 고객이 뭔가 시원하게 보관하고 싶을 때도 있을테니까요. 기본적으로 고객 편의를 위한 것이기도 한데, 그 전에 국내 관광호텔 등급 규정이 작용합니다. 미니바 냉장고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강제하거든요.
참고로, 최근엔 '올인클루시브 all inclusive'란 개념을 도입하는 5성 호텔들도 있어요. 몇 가지 미니바 아이템들을 아예 무료로 제공합니다. 인천 송도의 경원제 그리고 강릉 씨마크호텔 등 주로 리조트호텔 성격의, 객실료가 높은 럭셔리 스케일 호텔들이 보이는 경향이에요.
관련글: 호텔 미니바 사용법 [링크]
룸서비스
룸서비스의 차이도 흥미롭지만 사실 호텔 룸서비스에 관계된 양상은 매우 복잡합니다.
특급호텔들이 채용하고 있는 이 룸서비스는 럭셔리 서비스의 상징이에요. 한 설문조사에서 호텔에 투숙하면 경험해보고 싶은 서비스 1 순위에 바로 이 룸서비스가 꼽히기도 했다더군요? 하지만 룸서비스는 그야말로 돈먹는 하마예요. 대부분의 특급호텔들이 갖추고 있는 서비스이지만 예외없이 골머릴 앓고 있죠.
비즈니스호텔에서 고전적인 형태의 룸서비스를 흔히 구경할 수 없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대신 자판기를 설치하거나 1층 로비 주변에 편의점을 들이기도 하고요, 외부로부터 음식 배달이 가능하도록 배달 서비스를 알선하기도 하죠.
5성 특급호텔의 룸서비스
특급호텔들 역시 대안을 모색하고 있긴 해요. 시간과 메뉴를 제한하기도 하고, 객실로의 딜리버리없이 레스토랑에서 픽업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합니다.
관련글: 호텔 룸서비스의 미래 [링크]
레스토랑
현행 국내 등급기준에 의하면 5성 호텔이 갖춰야 할 레스토랑 갯수는 3개 이상, 4성은 2개 이상입니다.
대부분의 비즈니스호텔은 4성에 걸친 것들이니 보통 조식 등을 제공하는 올데이다이닝 레스토랑 (주로 뷔페)과 바 하나 등 2개 정도를 갖추게 되죠.
기성 특급호텔들은 일식, 양식, 이태리식, 중식, 한식, 뷔페, 바, 라운지, 델리 등 보통 5개 이상의 온갖 레스토랑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JW메리어트 서울이 갖춘 엄청난? 수의 레스토랑과 바/조만간 레노베이션에 들어가면 꽤 줄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최근 특급호텔들은 레스토랑을 하나씩 줄여가고 있어요. 호텔 레스토랑이 이익을 내는 경우는 좀 이례적인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호텔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저렴한 로드샵과 경쟁해야 하는 세상이지만 특히 인건비를 감안하면 결코 우호적인 환경이 아니에요.
수영장
기성 특급호텔들은 의례히 갖추고 있는 부대시설이지만
비즈니스호텔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티마크 그랜드호텔 등 최근 들어선 4성급 호텔이 수영장을 갖추는 건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 할 수 있어요.
위) 밀레니엄서울힐트의 수영장 그리고 아래) 그리고 최근 들어선 4성 호텔 중 거의 유일하게 수영장을 갖춘 티마크 그랜드호텔
수영장을 유지하고 관리하는데 큰 비용이 소요될 뿐더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공간을 희생시켜야 하는 부대시설이에요. 이 수영장으로 객실료가 높인다거나 객실가동율을 끌어 올릴 수 있다면 비용을 벌충할 수 있겠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이던가요? 그 효과를 계량화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호캉스니 호텔 스테이케이션이니 해서 로컬 고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요즘 호텔 수영장의 가치는 재조명 받고 있습니다. 이비스버젯앰배서더 동대문의 경우 지하 피트니스 옆에 작은 사이즈의 목욕탕을 설치했던데 이런 식의 어프로치도 꽤 괜찮아 보이더군요. L7 명동의 경우 풋스파를 뒸는데 이 역시 매력적입니다만 아쉬움이 남지 않는건 아니에요.
L7 명동 루프탑 풋스파
비즈니스센터
역시 등급 규정이 작용합니다. 4성 이상이면 비즈니스센터 기능을 설치해야 해요. 따라서 대부분의 비즈니스호텔들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과 기능을 보면 특급호텔과 확연한 차이를 보여요.
특급호텔들은 별도로 분리된 공간을 할애하고 직원도 따로 배치합니다. 비즈니스센터 내부에 미팅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두죠. 번역이나 비서 서비스도 제공하고 복사나 팩스 등의 업무도 처리합니다.
하지만 비즈니스호텔의 경우 로비 일부에 컴퓨터와 의자를 설치해 '비즈니스 코너'라는 이름을 주로 사용하죠. 인터넷 검색하거나 메일을 확인하는 제한적인 용도로 활용됩니다.
상도동 핸드픽트호텔과 L7 명동의 비즈니스코너
특급호텔들의 비즈니스센터 기능은 앞으로도 급격히 축소될 수 밖에 없어요. 요즘엔 대부분의 고객들이 자신의 기기, 즉 노트북이나 탭, 이마저 아니면 자신의 모바일폰으로 필요한 업무들을 스스로 처리합니다. 가격을 떠나 호텔의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 이유 자체가 사라지고 있어요.
컨시어지
컨시어지의 뜻이나 호텔에서의 기능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실텐데, 주로 호텔 로비에 상주하며 고객의 잡다한 요구를 따로 처리해주는 호텔리어나 부문을 말합니다. 고객의 요청으로 레스토랑이나 공연을 예약해 주기도 하고요, 심부름을 하기도 해요.
특급호텔들은 대부분 갖추고 있지만
이런 고상한 서비스가 실속 우선 비즈니스호텔에서 수용될리 있나요? 프론트 리셉셔니스트가 일부 기능을 수용해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대형 4성 호텔에서는 축소된 컨시어징 기능을 가진 곳도 없진 않아요.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알로프트 서울 명동, L7 명동 등이 그러한데 그라운드 로비 (혹은 어라이벌 로비)를 따로 둔 호텔의 구조에 기인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들을 비즈니스호텔 범주에 넣기도 좀 애매한 구석이 없지 않아요.
장기적으로 이 컨시어지 서비스는 챗봇 등 AI로 대체될 것으로 보입니다만 일부 럭셔리 스케일에선 존속할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주차장
주차장 이슈도 재미있어요. 대부분의 비즈니스호텔들은 2012년 발효, 한 차례 연장된 후 2016년 일몰된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의 혜택을 누리며 조성되었습니다. 특별법의 그 '특별'한 혜택은 용적율 완화와 주차장 특례....
따라서 기성 특급호텔과 비즈니스호텔은 겉으로 보이는 외관에서도 차이를 보이게 되죠. 소위 비즈니스호텔들은 빌딩 주변에 정원 등 완충 공간을 거의 갖추지 않았어요. 대로변에 입지한 것들은 매우 답답해 보일 정도입니다.
주차장 문제는 다소 심각해 보일 정도인데요, 객실수에 비하면 수용능력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기성 특급호텔과는 달리 호텔을 이용하더라도 약 1만원 이상의 주차장 이용료도 지불해야 하죠 (그랜드하얏트서울의 경우 객실에 투숙하더라도 1박 1만원, 레스토랑의 경우 무료라고 합니다. 흔친 않지만 5성 호텔들도 사정에 따라 주차비를 징수하는 곳이 있을 수 있어요).
명동 한복판에 위치한 솔라리아 명동엔 주차장이 아예 없습니다.
주차장 특례를 적용하게 된 배경과 현재를 비교해 보면 정부 정책의 수준을 엿볼 수 있다랄까요? 특별법의 목적은 사실 '외국인 관광객 급증 추정, 그리고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 확충'이었걸랑요? 그러니 넓은 주차장이 왜 필요하겠어요. 대부분 관광객들은 관광버스를 이용해 호텔을 오갈텐데...
그런데 왠걸? 외국인들도 이용하긴 하지만 내국인 고객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드나드네요? 더군다나 레스토랑의 고객은 대부분 내국인들입니다. 요우커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요즘엔 내국인으로 채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그러면 주차장은???
특급호텔: 주차장 넉넉/대부분 무료
비즈니스호텔: 주차장 부족/대부분 유료
4.5성
비즈니스호텔이란 우리나라 공식적인 등급 분류 체계에 따른 개념이 아니에요. 따라서 현행 등급제의 잣대를 적용하면 그 경계가 모호하거나 겹치는 호텔도 허다하겠죠. 저 역시 좀 억지스럽게 구분해 포스트에 반영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여기서 제가 사용한 '비즈니스호텔'의 개념은 '2012년 특별법을 적용받아 시장에 공급된 4성 호텔' 정도로 이해하시면 큰 무리가 없어 보여요.
여하튼, 기성 특급호텔들, 즉 1990년대까지 주로 조성된 우리나라 1세대 대형 4, 5성 호텔들과 이들 비즈니스호텔들은 위에 설명한 몇가지 포인트에서 뚜렷히 구분됩니다. 하지만 이 애매한 경계를 벗어난 호텔들도 있는데요, 이를테면 언론에서 종종 4.5성급이라 표현되는 호텔들이 대표적입니다. 말하자면 5성과 4성, 즉 특급호텔과 비즈니스호텔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호텔들이랄까요?
하드웨어 구성을 고려하면 위에서 장황하게 설명한 비즈니스호텔에 해당하지만 시설 수준을 더 강화해 서비스 퀄러티를 보완한 경우입니다. 덩치나 퀄러티를 고려하면 왠만한 5성 호텔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지만 5성 등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결국 4성을 달게 되죠.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여기엔 등급보다는 수익성을 더 중요하게 고려하겠다는 호텔 오너의 의지와 철학이 작용하고 있다고 봐요. 대표적인 경우가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입니다. 비교적 훌륭한 시설과 서비스 요소들을 갖추었음에도 레스토랑은 2개만 설치했죠. 하나만 더 추가했다면 5성 등급을 취득하는 게 어렵지 않았을텐데 왜 4성에 만족했을까요?
등급을 위해 수익성을 희생시키지는 않겠다는 운영철학 때문이겠죠? 아니면 디벨로퍼가 등급제에 무지했다는 것인데, 설마....
관련글: 코트야드 남대문, 4성과 5성 사이 [링크]
등급의 이면
이런 경우를 비추어 봐도 행정 당국이 적용하는 호텔 판단 기준 즉 등급의 중요성은 조금씩 희석되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이는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트랜드는 옛날에 비해 눈 돌아갈 정도로 급격히 변하고 있습니다. 호텔의 수준을 판단하는 기준은 물적인 것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정적인 것, 다시 말해 독특한 경험이나 호텔이 간직한 스토리 또는 서비스 퀄러티 등으로 옮겨가고 있는 과정이에요. 경직된 잣대로 평가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행정당국이 제시하는 등급이 아니더라도 고객이 호텔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수단은 넘치는 세상이잖아요? 메타서치엔진이나 OTA의 고객리뷰, 트립어드바이저의 레이팅 등이 오히려 더 신뢰받기도 합니다.
등급의 문제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하는 이유이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이런 식의 등급은 궁극적으로 없어져야 하질 않을까 해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좀 상세히 따로 다룰 예정이고요.
배경
2012년 이후 새로운 호텔들이 우후죽순 시장으로 들어서기 시작합니다. 도심에 주로 입지한 이들 호텔들은 대부분 4성에 걸친 것들이었죠. 이들의 정체성은 허울좋은 명분과 체면을 고집하며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던 기성 호텔들과는 좀 달랐어요.
우리나라 비즈니스호텔의 선구자나 다름없는 이비스 앰배서더 명동
숙박시설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며 실속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웁니다. 당시 특 1급 호텔 (현재 5성 호텔)이 지향하던 서비스 퀄러티는 수익성에 큰 상처를 내지 않는 수준으로 유지하되 인건비 등 비용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기능들은 과감히 없애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해 버리죠. 대표적인 게 코인세탁기, 자판기, 수영장 등등 위에서 언급한 서비스들이에요.
이것이 소위 비즈니스호텔이란 정체성 모호한 개념을 탄생시킨 근본적인 배경입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 시장만의 경향이 아니에요. 이름을 달리하지만 소위 '비즈니스 호텔'이 가진 정체성을 띈 호텔들은 외국에선 오래 전부터 이미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종종 말이 있었던 부분을 좀 짚어봤습니다. 애초 호텔리어들을 위해 글을 준비했지만 호텔을 이용하는 분들 위주로 글 앞부분을 풀었고, 말미에 호텔리어들께서 참고할 만한 부분을 삽입했습니다.
쌩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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