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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텔리어의 맛집

[늙은 호텔리어의 맛집] 연희동 맛집, 정통 나폴리 화덕피자 호르노에


제가 근무하는 호텔의 이태리 레스토랑은 꽤 유명했습니다.


일폰테 Il Ponte



1983년 개관 당시부터 있었으니 벌써 30년 넘게 나이를 먹었군요. 



피자인 Pizza Inn이니 피자헛 Pizza Hut등의 유명 프랜차이즈가 80년대 후반에서야 비로소 점포를 늘려 갈 때였으니 이 곳은 우리나라에 이탤리언 레시피를 소개한 곳이나 다름 없다고도 할 수 있지요.



밀레니엄서울힐튼 이태리 레스토랑 일폰테



 시중에서 흔하게 먹던 그 피자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피자를 맛 볼 수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도우 dough와 토핑은 생전 처음 맛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20년 만에 이런 경험을 다시 했다고나 할까요?!







요즘 주말에는 종종 나가서 식사를 합니다. 

맞벌이 옆지기도 그렇고, 이번에 공부에 여념없는 큰아이도 그렇고.. 

맛있는 걸 먹으러 나오면 꽤 기분전환이 되는 듯 하더군요.



연희동 호르노에


호르노에 홍대연희점


호르노에 Hornoe는 이태리말로 화덕이라는군요?!

위 사진에 화덕에 대한 설명을 잔뜩 해 놨다는데 제가 알리 없습니다.

스스로 읽고 이해하라고 벽에 저렇게 적어 놓은 건 아니겠지요?!






아담한 내부를 아주 예쁘게 꾸몃습니다.

넓은 창으로 내려다 보이는 분주한 거리의 모습도 운치있군요.

의자며 테이블 등 가구에도 공을 많이 들인 듯 하고, 자그마한 집기에도 주인장의 세심한 정성이 깃들어 있는 듯 합니다.

요즘은 이런 형의 의자가 유행이던데 페브릭이 독특하지요?!





주방엔 이태리 출신 직원이 있는데 파스타만 담당하는 알바라는군요?!



연희동 호르노에 참나무 화덕


요것이 바로 호르노에, 즉 피자를 굽는 화덕입니다.

삼시세끼의 아궁이 화덕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모양새이군요?!ㅎ


주방 직원 분의 말로는 시중의 화덕은 장작 10%: 가스 90%의 비율로 피자를 굽는다고 하네요?!

하지만 연희동 호르노에는 참나무 장작을 90% 사용한다며 대놓고 자랑질입니다. 

피자를 제대로 구우려면 불조절이 아주 어렵다고 하는데,,,,,, 그런가 보다 했지요.





평범한 테이블세팅

커틀리의 브랜드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투박해 보이면서도 꽤 세련된 느낌입니다.

누른색 페이퍼 냅킨이 아쉽지만 이런 곳에서 더 고급스런 걸 바라면 과한 욕심이지요.




메뉴판엔 뭔가 잔뜩 써 놓았는데 뭐라는지 잘 모르겠고,

메뉴판을 볼 때면 의례 그렇듯 가격만 한가득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럭저럭 식전 빵이 나오고요...




하우스와인을 한 잔 시켰고요...

전 요즘 와인에 맛들렸습니다. 아직 잘 알진 못하지만 느끼한 음식을 먹을 때 곁들이면 목넘김이 훨씬 수월합니다.



012


두루두루 시킵니다. 토마토소스로만... 

저도 그렇지만 아이들도 느끼한 걸 싫어하는 편이라 크림소스는 거의 시키지 않습니다.

알리오 올리오도 괜찮아 보이더군요.






가격이 12,000원 ~ 14,000원이니 아주 비싼 편은 아니지요?!

여태 맛 봐 왔던 것들과의 차이를 감별할 수 있을 정도로 제 입맛이 세련되진 못했습니다.

토마토소스를 파스타에 입히면 그저 토마토소스 맛이더군요.




옆지기가 시킨 연어구이 리조또





오늘의 주인공, 피자..

마르게리따와 고르곤졸라 하프 피자 Half Pizza입니다.





숯불에 그을린 크러스트 부분 정말 탐스럽지요?!

도우 dough는 다소 두꺼운 듯 도톰한데 원래 나폴리식 피자가 이렇다네요?!


하지만 평소 먹던 것들과는 달리 폭신 폭신 굉장히 부드럽고 쫄깃쫄깃합니다.

숙성을 오래시킨 도우를 사용합니다. 오래 숙성시키면 반죽을 제대로 만들기 쉽지 않다는군요.






디저트로 시킨 아이스크림인데 돌멩이에 얹어 나오네요?!ㅎ

화덕에 구운 스테이크가 이런 식으로 나오던데 반응이 나쁘지 않은 듯 하더군요.

다음에 오면 한번 시켜 먹어 볼랍니다.





이곳에 터를 잡은지 2년 여 되었다는데, 잘 알려진 주변의 맛집들에 비해 다소 가려진 느낌입니다. MBC '맛있는 TV'에도 나왔다고 합니다만 요즘은 전파 타지 않은 곳이 오히려 이상하지요?!


제겐 꽤 괜찮게 느껴졌지만 일요일 다소 늦은 시간임을 감안해도 손님이 없는 편입니다. 

임대료 비싼 연희동에서 휴일에 이 정도 업황이면 이례적이지요?!

중식당 천지인 연희동에 간간히 먹을 수 있는 피자집 하나는 계속 있었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