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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호텔 이용팁-호텔에서 신용카드 게런티할 때 유의할 점 (카드 사전승인)


마침내 호텔에 도착합니다.



그토록 고대해 왔던 그 곳의 아름다운 풍광을 빨리 구경하고 싶군요. 


객실은 온라인으로 예약을 해 두었고, 객실료도 신용카드로 이미 결제해 둔 상태입니다. 


프론트에서 체크인 수속을 밟고 재빨리 객실로 올라 가려는데, 어?? 직원이 신용카드를 내놓으라네요?!



내 신용카드는 왜? 객실료는 이미 지불했는데???



*  *  *



호텔 이용이 빈번하지 않았던 분들께는 아무래도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는 시츄에이션이지요?! 


하지만 이를 두고 호텔 직원과 옥신각신하시면 여행 초보 인증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호텔은 일종의 보증금을 받아둬야 하거든요. 이를 흔히 디파짓 Deposit이라 부릅니다.


 디파짓? 



'디파짓'이란 고객이 호텔에 투숙하는 기간 동안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레스토랑이나 미니바, 기타 부대시설 이용료를 호텔이 먼저 확보해 두는 행위를 말합니다. 규모나 브랜드, 지역에 상관없이 전세계 대부분의 호텔들이 채택하고 있는 관행이죠.





호텔의 요구를 거부할 명분도 뚜렸치 않아요. 머무는 동안 호텔 내에서 소비하는 서비스들은 그 자리에서 지불하지 않는 한 일단 외상 처리됩니다. 이를 '룸차지 room charge' 한다고 부르는데 고객 계정 guest ledge에 이 외상 금액을 모아 뒀다가 체크아웃할 때 한꺼번에 지불하게 됩니다.



구실은 고객들이 제공한 것일 수도 있어요. 투숙비를 지불하지 않고 도망가는 고객들이 종종 있거든요. 업계에선 스키퍼 skipper라 부르는데 최근엔 다소 줄어드는 듯 보이지만 위조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등 수법은 더 지능적으로 변했습니다. 


지금은 주로 고객의 신용카드로 디파짓을 받지만 오래 전엔 현금을 받거나 고객의 신용카드를 전표에 압인 imprint하고 고객의 서명을 확보해 두기도 했습니다.



이미지: http://www.trendmicro.com/



그렇지만 이런 관행에 익숙하더라도 불안감이 다 가시는 건 아니지요?! 사용하지도 않은 금액을 호텔이 임의로 청구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최근 대형 인터네셔널 체인 호텔의 고객 신용카드 정보가 해킹 당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오늘 주제와는 관련이 없으니 다루지 않습니다). 디파짓된 금액은 대금을 정산하고 호텔을 나온 후엔 적절히 취소되는 것일까?



적어도 이런 면이라면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호텔이 고객의 신용카드에 일부 금액을 보증금 명목으로 확보 (직접 인출하는 게 아니라 전산으로 승인만 획득)  두더라도 고객의 서명을 받아 최종적인 결제 절차가 이뤄지지 않는 한 실제 청구로 이어지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신용카드로 보증금을 사전에 전산 확보해 두는 이런 행위를 '사전승인'이라 부르고요, 외국에서는 Pre-Authorization이라고 칭합니다. 호텔, 그리고 등급, 지역과 기간에 따라 그 금액은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100달러 정도의 금액을 사전승인 받아둬요. 이 사전승인 금액은 고객이 체크아웃 할 때 실제 발생한 사용요금과 상계되거나, 혹은 호텔 측에 의해 취소됨으로써 해소됩니다.



 사전승인이 가진 문제 



렇지만 문제가 전혀 없는 건 아니에요.


최근 읽은 기사의 주된 내용인데, 국내 매체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흥미로운 소재입니다. 호텔의 속사정은 외부로 잘 노출되지 않는데다 호텔리어가 언급하기엔 다소 민감한 부분도 없지 않아요. 하지만 여행을 다니며 호텔을 이용하시는 분이라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언제, 어디서나 경험하게 되는 호텔의 오랜 관행입니다.

 

 

 

 

이 '사전승인'으로 호텔이 확보해 둔 금액은 본인의 신용카드 사용 한도를 일시적으로 갉아 먹게 됩니다. 이런 사전승인 금액이 누적되면 정작 다른 곳에서 카드를 결재해야 할 때 한도초과로 사용이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겠지요?! 자주 생기는 경우는 아니지만 아주 가끔 이런 문제를 호소하는 고객들이 있긴 해요.


Debit 카드(현금카드)의 경우는 조금 더 심각합니다. 연결 계좌에 예치되어 있는 금액 자체가 이 사전승인으로 묶이게 되므로 그 금액 만큼 ATM 인출도 불가능하게 되거든요. 계좌 금액에 여유가 없다면 해외 여행지에서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전승인 관행으로 하루 묶이는 돈의 규모가 재미있군요. 한번 가정해 볼까요? 


•  500개 객실을 보유한 호텔이 

•  평균 70%의 가동율을 보이고, 

•  평균객실료 ADR은 10만원, 

•  평균 숙박기간이 2,5일이라면.... 


하루 1억원 (10만원 * 350 객실 * 2.5일 = 약 1억) 정도의 금액이 사전승인으로 호텔에 의해 저당 잡히게 되는군요. 그것도 항상.... 


 로직을 스타우드 인수로 1,100,000개 인벤토리를 보유하게 된 메리어트 계열에 대입해 볼까요? 무려 2억 달러... 2천 4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는군요?! 사전승인에 의해 2천 4백억의 돈이 고객의 소비력을 제한하며 매일 허공을 떠다니고 있는 셈입니다.



이미지: http://www.trendmicro.com/



이 돈으로 호텔이 무엇을 할 수 있냐고요?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무형의 권한, 즉 저당권 만을 소유하고 있는 것 뿐이죠.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고객의 승인(서명) 없이는 신용카드 회사에 청구할 수 없습니다. 


고객이 체크아웃하면서 호텔에서 발생한 비용을 신용카드로 결제해야 비로소 호텔이 카드 회사로 청구하게 됩니다. 이때 체크인 때 호텔이 걸었던 사전승인도 함께 해소되죠.



하지만 대금 청산 즉시 한도가 복구되는 건 아니라는 점을 알고 계셔야 해요. 사정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으로 1, 2일 후, 경우에 따라서는 10일 이상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맹점 때문에 신용카드 사전 승인 관행이 오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군요?! 문제는 호텔이 아니라 신용카드 회사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전 승인으로 확보된, 그 허공에 떠다니는 무형의 담보권을 일시적으로 카드사에서 유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이런 형태의 사고가 제가 아는 한 보고된 적은 없어요. 가능성을 말하는 것 뿐입니다. 실제로 발생하고 있지만 모르고 있을 수도 있는 일이고...


 현명한 사용 방법 



여하튼,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이런 부분에서 유의해야 할 팁 두어 가지를 소개해 드리면,


√ 체크 아웃할 때 대금 청산은 반드시 체크인 때 제시했던 신용카드로 할 것.. 이 경우, 이미 확보된 사전승인 금액을 사용하므로 한도가 거의 즉시 회복됩니다. 


√ Debit 카드는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습니다.


체크인 때 현금으로 디파짓 하는 방법이 가장 좋지만 해외 여행지에서 많은 액수의 현금을 소지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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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글

http://www.stuff.co.nz/hotel-checkin-with-credit-cards-how-hotel-preauthorisations-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