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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격오지 리조트 이슈/아름다운 리조트호텔, 골머리 아픈 운영


서울에서 자동차로 5시간

비행기는 고사하고, 

철로조차 닿지 않는 땅끝 오지 섬마을


그래서 더 매력적인 걸까요?

원한다고 누구나 쉽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그 오지 섬 속엔 우리나라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골프 리조트 2곳이 둥지를 터고 있죠.


힐튼 남해 골프앤스파 리조트 그리고 

사우스케이프 스파앤스위트 


 

리조트 어디에서나 때묻지 않은 풍광과 아름다운 쪽빛 바다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온화한 기후와 청정한 공기, 그리고 그 속에 숨은 럭셔리 호텔. 굳이 골프가 아니더라도 스테이 그 자체만으로 힐링을 선사하는 곳이죠.



한국 리조트역사를 새로 쓴 이름, 남해 힐튼



그렇지만 이들은 만만치 않은 댓가를 치뤄야 해요. 이름하여... 


격오지 리조트 remote resort 이슈



격오지란 표현이 어색하게 들리나요? 광활한 땅덩어리, 왠만한 도시에서 비행기로 수 시간을 날아야 간신히 도착하는 대국의 국립 공원도 아닌 것이, 서울에서 겨우 400킬로 떨어진, 비행기로 1시간, 자동차로 5시간 거리에 불과한 리조트...


그렇지만 그 운영 면면을 들여다보면 격오지 리조트의 전형들을 고스란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서울에서 2시간 거리의 강원도 유명 호텔들도 동일한 고충을 호소하더군요.



격오지 리조트



서울이나 대도시 호텔들을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모든 게 다르니까요. 입지에서부터 시설, 타깃하는 고객도 다르며, 호텔을 찾는 고객들이 기대하는 바도 같지 않습니다. 이런 '다른 것'들이 한데 모여 주변에서 흔히 보던 호텔과는 전혀 다른 정체성을 띄게 되죠. 더욱 중요한 것은 호텔의 운영 환경 역시 천양지차를 보인다는 점이에요. 



사우스케이프 스파앤스위트, 슈퍼리치를 위한 프레스티지 힐링



지난 달 남해 힐튼과 사우스케이프 두 곳을 방문해 둘러 보면서 달리 느낀 바가 적지 않았습니다. 어렴풋이 짐작하고는 있었지만 현지 호텔리어로부터 직접 듣긴 처음이었어요. 이들이 겪는 운영 고충은 늙은 몽돌이 그동안 보고 배워 왔던 것들을 무색하게 만드는 군요. 


슈퍼리치를 위한 힐링, 사우스케이프 스파 앤 스위트

역사를 새로 쓴 이름/힐튼 남해 골프 & 스파 리조트



도심 전용 호텔리어 늙은 몽돌이 선무당 눈으로 보고 느낀 바를, 주요한 것들만 간추려 소개해 봅니다.



*   *   *



1.



막대한 희생을 감수하며 도회지의 경제적 자원이 도달하지 않는 격오지에 리조트를 개발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입지한 곳의 자연환경을 경쟁력으로 활용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해변의 오션 리조트나 산지의 스키 리조트 등이 대표적인데, 규모나 성격에 따라 호텔이 리조트의 주된 부분일 수도 있고 부대시설 정도의 기능 만을 담당할 수도 있어요.



타고난 장애



하지만 대가가 따릅니다. 이들 리조트는 타고난 장애를 감수해야 하는데 바로 계절성접근성에 기인한 이슈들이죠 이 두가지 형질이 바로 리조트 호텔의 모든 운영 정체성을 결정짓는 요인이라 할 수 있어요.


계절성 Seasonality는 대부분의 관광 산업이 겪는 전형적인 문제이긴 합니다만 리조트에 미치는 영향은 특히 심해요. 리조트가 발전해 온 양상을 보면 계절성을 극복하기 위한 고난한 노력의 과정이라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죠. 접근성 이슈는 교통 환경을 개선하는 것 외 마땅한 대안을 찾기 쉽지 않고요, 접근성이 개선되면 격오지 리조트의 매력이 덩달아 상쇄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기도 해요.





일반적으로 서울 등 도심 상용호텔들의 성수기는 5월과 10월 전후이고 비즈니스맨의 출장이 잦아드는 여름과 겨울을 비수기, 혹은 준비수기 shoulder season[각주:1]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지방 리조트 호텔들의 최성수기는 여름이겠죠? 


알다시피 이 시기엔 가격 불문, 방 하나 구하는 것 조차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핫' 햇던 한 철 대목이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기나긴 동면이나 다름없는 off-season[각주:2]에 접어들게 되죠. 



 남해힐튼과 사우스케이프 클럽하우스



2.



문제를 정리하면 이런 겁니다. 


  • peak season이라고 마냥 반갑기만 한 건 아니에요. 고객이 넘쳐나 수용 능력을 위협합니다. 운영 자원이 부족해지면 서비스 퀄러티가 엉망이 되죠. 결국 호텔의 이미지를 갉아 먹으며 장기적인 경쟁력을 훼손합니다.

  • 이에 반해 off-season엔 운영 자원이 남아 돕니다. 비싼 건물과 인적 자원을 6개월 이상 놀리다시피 해야 하죠. 벌어들이는 돈은 없어도 지출은 계속 발생합니다. 


다시 말해, 극심한 수요 변동성이 일관적인 운영을 불가능하게 만들어요. 이 계절성 요인은 접근성 이슈와 맞물려 리조트호텔에 여러가지 운영 부담을 끼치는데, 간단히 제목만 나열하면 아래와 같은 것[각주:3]들입니다. 


  • Manpower & Employee Turnover

  • Logistics & Vendor Management

  • Transportation

  • Employee Motivation & Retention

  • Employee Health

  • Operation Standard

  • Safety & Security

  • Maintenance

  • Operation Cost

  •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타이틀만으로도 그 내용이 대강 짐작되시지요? 이들 중 주요한 것들만 추려 좀 상세히 다뤄 볼까요?



힐튼 남해 골프앤스파 리조트 Hilton Namhae Golf and Spa Resort



3.



맨파워 수급과 이직율 Manpower & Employee Turnover



호텔이 판매하는 상품은 무형의 서비스입니다. 이 서비스는 결국 고객을 접촉하는 호텔리어에 의해 만들어지죠. 정해진 틀로 찍어내는 공장 제품이 아니므로 개개 호텔리어의 역량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호텔리어들을 애지중지....


이런 교과서 이론이 무색하게도 호텔의 이직율 turn-over는 타업종에 비해 결코 낮지 않은 편이에요. 화려한 외양과 달리 호텔리어의 일은 고되고 상대적으로 저급입니다. 그중에서도 리조트 호텔의 이직율은 경악을 금치 못할 수준이군요? 한 미국 자료에 의하면 리조트 호텔의 이직율은 50%를 넘나든다고 해요. 



Turn-over 그리고 수급



이 엄청난 이직율은 도대체 무엇에 기인하는 것일까요? 


  • 의심의 여지없이 계절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Peak Season에 레스토랑 서버나 하우스키퍼를 대규모로 채용했다가 Off Season엔 그들의 고용계약을 해소하게 되죠. 대부분 3개월 정도 한시적으로 채용하는 임시직인 셈인데 호텔업 특성과 대안을 논할 때 흔히 거론되는 '유연한 고용체계'의 논리적 배경이기도 합니다. 

  • 격오지 특성이 문제를 더욱 부풀립니다. 이들 리조트는 스트레스를 풀어낼 선술집도, 동료들과 어울릴 카페조차 찾기 쉽지 않은 외진 곳입니다. 혈기왕성한 젊은 호텔리어들은 그야말로 로빈슨크루소 빙의된 느낌?... 번잡한 세상을 등진 수도자가 아니라면 결코 오래 버티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것이죠.

  • 이에 더해, 골프 리조트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엄밀히 보면 호텔리어가 아닙니다. 서비스 수준에 차이가 있을뿐더러 마음가짐 자체도 달라요. 이런 리조트에 근무하는 종사원들은 원래 이직 거부감이 크지 않다고 하는군요? 국내 내륙 골프장들은 겨울이면 무조건 문을 닫고 캐디니 서버들을 내보냅니다. 계절을 타는 다른 성격의 리조트 역시 이런 면에선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는군요.


이런 이유들로, 적격 맨파워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리조트 호텔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됩니다. 외진 곳으로 오려는 젊은 자원도 없는데다, 뽑아서 훈련을 시키고, 업무에 비로소 투입해 활용할 만하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니까요. 


성수기엔 상황이 더 심각해집니다. 많은 임시직 직원을 조달해야 하는데, 어디서, 어떻게? 외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입지한 지역사회의 소싱도 하나의 대안으로 꼽지만 요즘 우리나라 농어촌에서는 60대가 청년 축에 속할 정도로 노령화되었어요. 대부분 외지인을 뽑아야 하는데, 외진 섬마을에 어느 누가 감히....



사우스케이프 오너스클럽 South Cape Owners Club



4.



이런 운영 애로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나라 호텔들이 주로 모색했던 대안 중 하나가 학생들이었죠? 실습생이나 인턴을 활용하는 건 따지고 보면 업계와 교육계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었어요. 리조트호텔은 피크 시즌에 노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소중한 현장 체험 기회가 되거든요. 


이는 미국 리조트들도 유력하게 사용하는 단기직 노동력입니다. 호텔 스쿨에 다니는 인턴 (외국 인턴을 포함)을 활용할 뿐더러, 그리고 추가로 단기 취업 비자를 발급해 외국인 노동력도 흔히 유치하더군요. 이를 Guest Worker Program (H2 비자)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학생 노동력 착취 이슈에 휘말려 지금 상황이 좀 애매해졌어요. 그동안 일부 대도시 호텔, 그리고 대다수 지방 호텔들이 '착취'란 표현이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어린 학생들을 부려 먹어 왔었죠. 마침내 고용노동부에서 업계 관행에 제동을 걸었고, 현재는 세부적인 기준이 아직 나오지 않은 채 호텔과 학교가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학생 노동력은 대안인가?



실습 현장에서 교육과 근로 행위를 구분하는 선은 애매모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노동력에 대한 적정 보상'이란 가이드라인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봐요. 교육을 빙자해 헐값에 활용할 수 있는 노동력으로 취급하며 법 테두리를 넘나드는 호텔의 불의[각주:4]는 더이상 허용되어서는 안됩니다. 





이 이슈와 관련된 정책 당국의 배려가 마련된다면 계절성이 그나마 경미하게 작용하는 도심 호텔에서의 기회는 줄어드는 대신 지방 리조트로 실습 수요가 이전되겠죠. 마침 방학과 리조트호텔의 성수기가 딱 겹칩니다. 


이미 노력을 기울이고 있겠지만 리조트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근거지의 학교와 정책 당국을 접촉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군요. 지금 상황은 위 이슈로 인해 아주 애매하고요, 물꼬를 터는 건 정책 당국이 아니라 아마도 학교와 업계의 적극적인 어퍼로치이겠죠?


아울러, 쉽게 언급하기엔 좀 민감한 사인이긴 합니다만, 장기적으로 미국의 경우처럼 단기 비자를 통한 외국인 노동력, 즉 Guest Worker Program의 활용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격오지 인구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이고, 그런 곳에서 험한 일 하려는 내국인도 많지 않으니까요.




5.



리조트 호텔은 일반적으로 노동력에 대한 이원 관리 정책을 폅니다. 핵심 관리 부문에는 정규직 직원을 둬 성/비수기 관계없이 상시 유지하지만 영업 부분엔 임시직을 고용해 계절성을 극복하는 패턴이 일반적이죠. 



또다른 대안, 멀티롤과 전제



그렇다고 정규직 인력이 관리 업무만 담당하는 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멀티롤을 수행해야 할 때도 없지 않아요. 대규모 임시직 맨파워를 채용해 성수기를 넘기지만 업무 공백은 수시로 생기게 되죠. 이 공백은 어쩔 수 없이 정규직 인력이 메워야 합니다. 때로는 난장판이 된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기도 하고, 객실 청소를 해야 할 때도 있겠죠. 



때마침 안성마춤 이미지를 발견했군요?

얼마 전 페친 한 분의 타임라인에 올랐던 이미지와 코멘트입니다. 강릉 럭셔리 리조트 판촉부문에 팀장급으로 근무하고 계신 분인데 하우스키퍼 역할을 하셨다고...ㅎ

이 이미지를 보며 예사롭게 느꺼지지 않았던 부분이 따로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달랑 2시간 이격된 곳임에도 격오지 리조트의 운영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어요.



따라서 직원들 사이에서 이런 부분이 저항없이 수용되는 조직 문화가 구축되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높은 이직율, 멀티롤을 요구하는 업무 환경, 그리고 큰 운영 변동성 등은 직원 사기와 동기부여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겠죠? 리조트호텔에서 직원들에 대한 조직적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한 또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우스케이프나 남해 힐튼도 이런 부분에 고심이 많더군요. 도심 전용 호텔리어 몽돌의 눈엔 아주 놀라웠는데, 사우스케이프는 호텔에 버금가는 기숙사 시설을 운영하고 있더군요? 남해힐튼 역시 자녀 교육을 포함해 직원 복리후생에 많은 신경을 쏟는 듯 했습니다. 사우스케이프는 호텔리어에 대한 경제적 처우 역시 대기업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며 자랑이 대단했습니다.





참고로, 호텔에서의 멀티롤은 이미 생소한 개념이 아닙니다. 시스템화 될 정도로 자리잡지 않았을 뿐 우리나라 대다수 리조트 호텔들이 성수기 동안 비공식적으로 활용하는 근로 형태의 하나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면에서 최근에 읽은 일본 대표 럭셔리 온천호텔 호시노야의 예는 아주 놀라울 정도입니다.



이미지: 호시노야 리조트 Hoshinoya Resort



직원은 모두 정규직이며 청소, 접객 등의 업무가 따로 구분돼 있지 않습니다. 모든 직원이 호텔의 모든 업무 분야를 커버합니다. 높은 서비스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도 했는데, 이는 오너의 뚜렷한 경영 철학과 직원을 소중한 자산으로 인식하는 가치관이 전제되어야 비로소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군요. 


과연 우리나라 대형 호텔에서도 가능할 수 있을까요? 




6. 



물류 관리 logistics & vendor mamagement



두번째 이슈 역시 매우 심각한 부분인데, 역시 격오지 특성이 여지없이 민감하게 작용합니다. 리조트 운영에 필요한 경제적 자원을 내부에서 조달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외부 공급처에 의존해야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에요. 



만만치 않은 물류 이슈



간단하게는 식자재를 비롯해 운영에 필요한 여러 물적 자원부터, 크게는 시설 영선이나 하우스키핑 그리고 라운드리 등 용역 서비스까지... 도심에서는 흔해 빠진 아이템들도 격오지까진 쉽사리 미치지 않습니다. 배송을 요청할라 치면 최소주문물량을 요구하거나 가격이 턱없이 높아지기 일쑤죠. 


남해 힐튼도 그랬고, 아마 사우스케이프 역시 그러할 듯 싶었는데, 가용한 하우스키핑 아웃소싱 업체가 한 곳에 불과하더군요. 이런 환경에서 가격을 낮추거나 퀄러티를 담보하기 위한 bidding 행위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입니다. 


이마저도 리조트가 입지한 남해가 아니라 1시간 가까이 떨어진 대도시에 사업 근거지를 둔 업체라지요? 업무 인력은 대부분 외지에서 오갑니다. 인력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단위 가격이 높을 수 밖에 없어요. 이곳에선 협력업체가 '갑'인 셈이죠.



남해힐튼 스파 노천탕



이런 문제는 해당 입지에 여러 리조트가 함께 진입해 운영될 때, 즉 집적효과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비로소 해소될 수 있을 듯 보였습니다. 자급은 곧 비효율입니다. 불가능해요. 필요한 인력을 수급하는 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라운드리 설비 등 큰 덩치의 기계장치들을 들여야 하는데, 리조트 규모가 담보되지 않으면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이 못됩니다. 알다시피 대형 도심 호텔들조차 요즘엔 대부분 외부업체에 outsourcing 합니다. 


이런 이슈들로 인해, 리조트 호텔은 도심 호텔에 비해 단위 객실당 운영비가 훨씬 비싸고요, 리조트 개발자는 프로젝트 입안 단계부터 이런 부분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를 거쳐야 해요. 




7. 



교통 Transportation



서울에서 편도 5시간 걸립니다.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격오지 리조트가 선사하는 여러 매력 때문에 접근성으로 인한 불편을 기꺼이 감수합니다. 그렇지만 그 정도 충성도로 무장한 고객은 많지 않아요. 



집적 효과와 공동 대응



따라서 접근성을 보완할 수 있는 수단들이 필요합니다. 서울이나 대도시 등 타깃 시장과 인근 공항을 연결하는 (비)정기 셔틀을 운영한다던지, 출발지 부터 교통편 전체를 엮은 패키지를 구상할 수도 있죠. 이는 사우스케이프나 남해힐튼 등 격오지 리조트들이 이미 시도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마케팅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관리면에서의 고려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위급 의료상황이 발생했을 때 도심으로 환자를 이송하기 위한 백업 정도는 리조트에 항상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남해힐튼빌라와 사우스케이프의 객실 



남해 힐튼과 사우스케이프는 비슷한 시장을 놓고 다퉈야 하는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낙후된 격오지 인프라를 보완하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하는 처지이기도 해요. 


구매 부문에선 공동 발주를 고려할 수도 있으며, 서비스를 아웃소싱할 때 공동 대처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비용을 갹출해 인근 도시, 예를 들어 진주나 사천 등을 오가는 셔틀을 공동 운영하는 것도 비교적 쉽게 고려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입니다. 임직원과 협력업체 종사자들이 통근용으로 이용할 수도 있으며 고객이 함께 이용할 수도 있겠죠. 




8. 



운영 스탠다드 Operation Standards



스탠다드를 만들어 운영 일관성을 유지하는 건 아주 중요합니다. 서비스나 시설 등 리조트 퀄러티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바탕으로 작용하고요, 리조트 운영의 성공과 직결될 수도 있어요. Turn-over 와 영업 등 운영 변동성이 심한 리조트에서는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겠죠.



퀄러티를 지지하는 바탕, 운영 스탠다드



이런 면에서 브랜드 스탠다드가 타이트하게 적용되고 있는 체인 계열호텔은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남해 힐튼은 벌써 개관 10주년을 맞는 호텔이지만 그 열악한 격오지 환경에서도 서비스 스탠다드가 흐트러지지 않고 작동하며 운영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사우스케이프의 경우 아직 초창기라 경영진이 이런 면을 체감할 수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만 아마도 더욱 큰 필요성을 곧 느낄 수도 있어요. 럭셔리한 시설은 럭셔리한 서비스가 뒷바침되어야 그 퀄러티가 유지될 수 있고요, 이를 지지하는 중요한 수단이 바로 운영 스탠다드이니까요.



사우스케이프 인피니티풀



짚고 넘어갈 부분이 많긴 하지만 문제만 길게 나열하는 건 바람지해 보이지 않아 주요한 이슈 몇 가지만 소개해 드렸습니다. 


리조트 호텔에 근무 중인 호텔리어들은 이미 그 양상이나 대안에 대해 고민이 많았을 법 한데, 이 포스트는 그들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는 용도가 아니라 그들이 가진 문제를 다시 환기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런 내용은 책에 잘 나오지 않고요, 논문 주제로 사용되는 경우도 흔친 않은 듯 하더군요. 자료를 찾아 봐도 눈에 잘 띄지 않아요. 



*이 포스트는 호텔아비아 9월호에 기고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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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업계에서는 흔히 Peak Season, Shoulder Season 그리고 Off Season, 혹은 High Season, Mid-Season 그리고 Low Season으로 계절성에 따른 영업특성을 구분합니다. [본문으로]
  2. 수요 측면에서 계절성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소개되고 있더군요. 스포츠 활동 등 4계절 매력을 추가하는 소극적인 방법도 있고, 이미 조성된 관광 자원 주변에 입지하는 기존의 리조트 형태가 아니라, 물놀이시설, 쇼핑센터 등 계절을 타지 않는 유인을 아예 리조트 내에 유치해 기반 수요를 만드는 적극적인 형태를 띄기도 합니다. [본문으로]
  3. 참고 칼럼: Resort Opening In a Remote Location (A Challenging Effort) by NP Chandrashekhar, Financial Controller, Alila Jabal Akhdar [본문으로]
  4. 따지고보면 호텔에 모든 탓을 돌리기엔 무리가 있ㅅ어 보입니다. 그동안 호텔은 실습생 활용에 대한 깊은 고민이나 경각심없이 나쁜 관행을 그대로 적용해 왔어요. 일종의 사각지대, 허술한 법체계로 인해 빚어진 오남용이랄까요? 교육과 근로를 구분하는 지침들이 시급이 마련되어 호텔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주어져야 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