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처음 오는 곳인 듯 했죠.
휘황찬란한 마천루의 불빛들이 도무지 어울려보이지 않을 곳이었습니다.
이 주변을 왔던 건 벌써 이십 수년 전의 일인 듯 한데, 강산이 두번 넘게 바뀌었을 시간이니 낯설게 느껴지는 건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니에요.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
그나마 기억에 간신히 남아있던 건 연탄이었습니다.
대학시절 한동안 부천에서 학교까지 전철을 타고 오간 적이 있었는데, 강원도 탄광에서 옮겨 역사 철로변에 하적해 둔 석탄 더미는 비교적 흔히 보던 풍경이었죠. 신도림역 역시 그 중 한 곳이었어요.
여하튼, 이곳 대성연탄의 부지에 호텔을 짓는다는 얘기를 스쳐들었던 것도 2000년 대 후반이니 꽤나 지난 일입니다. 옛날 기억이 오롯이 남아 '그런 곳을 찾을 고객이 있을까?' 생각될 정도로 호텔로 치면 외진 곳이었어요. 그야말로 상전벽해로군요.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
연탄재벌 대성산업이 조성한 호텔입니다. 석탄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자 연탄공장을 철거했고, 그 자리에 주상복합 아파트인 디큐브시티와 호텔, 백화점 등 상업시설을 지었죠.
연탄공장의 흔적은 신도림역 광장의 공원 (디큐브파크) 한 켠에 넉넉치 않게 남겼더군요. 석탄 운반용 인입선과 연탄 생산용 기계 일부 그리고 대성산업 연탄공장의 역사를 기록한 야외전시관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1
신도림역사 공원 디큐브파크
디큐브시티는 어쩌면 대성산업의 굴곡진 기업 인생을 간직한 곳이랄까요? 그룹의 모태이자 마지막 남은 연탄공장을 허물어 조성한 이 프로젝트로 새로운 도약을 의도했겠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디큐브시티 프로젝트 이후 대성산업의 재무구조는 급격히 악화되고 맙니다. 결국 재무구조 개선작업의 일환으로 2012년 즈음 디큐브시티의 오피스와 호텔을, 그리고 2014년 말경 디큐브백화점까지 JR자산운용에 매각하죠.
이같은 우여곡절 탓에 호텔의 소유/운영 구조 역시 다소 독특해 모양새를 띕니다. JR자산운용으로 매각한 후 대성산업이 디큐브시티의 호텔 공간을 다시 임차한 형태를 취했고, 이의 운영을 스타우드 (스타우드와의 HMA 계약은 2010년 채결된 듯)에 위탁하고 있는 형태랄까요? 결국 디큐브시티는 매각했지만 호텔은 매각하지 않은 셈입니다. 요즘 비교적 흔해진 마스터리스의 형태로 볼 수 있을런지 모르겠군요.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Sheraton Seoul D Cube City Hotel의 스펙은 아래와 같습니다.
쉐라톤 디큐브시티 개관: 2011년 9월 11일
쉐라톤 디큐브시티 등급: 5성
쉐라톤 디큐브시티 소유주: JR투자운용
쉐라톤 디큐브시티 운영: 쉐라톤 위탁운영 HMA
인벤토리: 265실
레스토랑: 올데이다이닝 피스트 Feast, 로비라운지 & 바, 핏카페 Fit Cafe
부대시설: 피트니스센타, 그랜드볼룸 등 미팅시설
오피스와 호텔을 섞은 복합빌딩. 29층부터 40층까지 265실을 넣었으니 중형 호텔에 속하는 위상이지만 컨벤션 등을 포함한 미팅시설이나 피트니스센터 등 하드웨어 퀄러티를 감안하면 5성 스케일의 범주에 넣어도 무리가 없어 보여요.
비교적 작은 인벤토리와 최소화한 레스토랑 하지만 그 인벤토리에 비하면 부대시설은 다소 과해 보입니다. 쉐라톤 디큐브시티의 이례적인 물적 특성은 아마도 이곳 신도림의 시장 환경과 오피스 트래픽 그리고 호텔과 연결된 백화점과 생활 문화시설 등 복합시설로써의 특성을 고려한 탓이겠죠.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
대로변과 이격된 반대편에 입구를 설치했는데 차라리 이런 식이 낫군요. 번잡하지 않습니다. 그라운드 로비 역시 답답하지 않고 여유롭군요. 비슷한 형식의 포포인츠와 코트야드 타임스퀘어와는 달리 느껴질 정도로 개방적입니다.
6~8 층에 호텔의 미팅시설, 9층부터 27층까지는 오피스 공간으로써 대성산업을 비롯해 대성그룹의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습니다.
쉐라톤 디큐브시티 로비라운지
최상층 41층 리셉션과 로비라운지 & 바
당연히 훌륭한 개방감을 자랑합니다. 인테리어와 가구 등 하드웨어에도 꽤 많은 공을 들인 듯 느껴지는군요.
쉐라톤 디큐브시티 로비라운지
층고도 높은데다 사면을 창으로 둘러 훌륭한 조망권을 확보했군요? 내려다 보이는 신도림 역사와 철로의 뷰도 무척 매력적입니다. 흐린 날이었음에도 가까이는 여의도의 마천루들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멀리 남산까지도 내다보이는군요.
쉐라톤 디큐브시티 피트니스
호텔의 규모에 비해 피트니스는 매우 넓은 편입니다. 회원 규모도 만만치 않았는데 아래 오피스와 백화점 등 생활문화시설을 오가는 트래픽이 만만치 않은 탓이겠죠.
호텔에 따라 차이가 적진 않습니다만 연회비를 따지면 호텔 피트니스는 의외로 매력적입니다.
쉐라톤 디큐브시티 피트니스 수영장
쉐라톤 디규브시티의 수영장인데요, 인피니티풀인 듯 보였던 사진 이미지와는 다소 차이가 있군요. 피트니스에 비하면 다소 아담해 보이는 사이즈입니다. 야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밤엔 더욱 매력적일 듯 하군요?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 핏카페
핏카페 Fit Cafe라는데, 주로 피트니스 회원들을 주로 대상으로 하는 모양이죠? 케쥬얼 카페의 개념인데 운영 방식이 꽤나 재미있습니다. 2시간 5천원 (종일권 15,000원)을 지불하면 커피나 쿠키 등을 원하는대로 즐길 수 있고 와이파이도 됩니다. 친구들과 여기서 수다를 떨어도 괜찮을 듯 하지요? 아마도 일반에게도 개방하는 듯 했어요.
쉐라톤 디큐브시티의 메인 레스토랑 피스트 Feast도 한번 둘러볼까요?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 레스토랑 피스트
41층 메인 로비라운지의 반대켠입니다.
점심이 셋업되기 전인데, 인테리어는 로비라운지와 마찬가지로 번듯하군요. 로비라운지와 이곳을 보면서 영등포 코트야드 타임스퀘어와 하드웨어 컨셉이 왠지 유사하다 느꼈는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각기 다릅니다.
쉐라톤 디큐브시티 뷔페식당 피스트
할랄 메뉴를 내는군요?
직원분께 여쭈었더니 아직 많지는 않지만 찾는 고객이 더러 있다고 합니다.
쉐라톤 디큐브시티 레스토랑 피스트
피스트의 PDR에서 이런 걸 먹었는데, 뷔페의 음식들을 따로 준비해 주신 것인지, 아니면 단품들인지 잘 모르겠군요? 여하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부족한 시간 탓에 객실을 구경하진 못했지만 이중호 총지배인님과는 짧지 않게 말씀을 나눴습니다. 궁금한 게 많았어요.ㅎ
객실점유율은 나쁘지 않다더군요? 전년에 비해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는데 사드로 인해 시장이 차갑게 식은 요즘 꽤 이례적인 성적표입니다. 쉐라톤 디큐브시티의 마켓이 궁금했었는데 경기도로부터의 유입도 적지 않고 로열티프로그램의 쉐어 역시 매우 중요할 정도라 하시더군요.
요즘같은 때엔 외항사 승무원 Airline Crew의 중요성이 더욱 커집니다. ADR에는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Occupancy를 담보해 줌으로써 호텔의 마케팅 운신을 한층 넓히거든요. 현재 에어캐나다와 SIA가 쉐라톤 디큐브시티를 이용합니다.
역시나 로컬의 잠재력이 이곳에서도 확인되고 있더군요. 젊은 여성 고객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따로 언급하실 정도로 호텔의 문턱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들 믹스는 앞으로도 한창 더 성장할 예정이에요.
쉐라톤 디큐브시티는 5성 유력 인터네셔널 체인임에도 GM으로 내국인을 모셨는데 꽤 이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4성급 호텔의 경우엔 체인, 독립호텔을 막론하고 대부분 내국인을 총지배인으로 둡니다만 5성 대형 인터네셔널의 경우엔 찾아보기 쉽지 않아요. 여기에 대해선 따로 포스팅해 볼 예정이고요.
이중호 총지배인님에 대한 시장의 평은 아주 우호적이더군요. 호텔리어들 사이에서 오가는 얘기를 저 역시 들은 적이 더러 있습니다.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의 실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가 최근에 호전되었다는 기사가 있었는데 이중호 총지배인 부임에 즈음한 싯점이더군요.
수시로 얘기합니다만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건 사람입니다. 사람이 모든 걸 다 하는 거에요.
참고한 기사
- 나무위키 일부 인용 https://namu.wiki/w/%EB%94%94%ED%81%90%EB%B8%8C%EC%8B%9C%ED%8B%B0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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