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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한국 호텔, 안녕들 하시렵니까?

안녕들 하시렵니까?


그동안 사드에 의해 경색되었던 시장엔 중국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시그널들이 나오며 곧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우리 시장이 이를 체감하려면 항공노선이 복구되고 단체 패키지상품 등이 준비되어야 하니 앞으로 2, 3개월 정도는 더 소요될 예정이라더군요. 어쨌거나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그렇더라도, 작년 중반의 그 무질서한 모습으로 되돌아가서는 매우 곤란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 시장이 부디 뼈저리게 배운 교훈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일은 다시 또 생기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상품 매력 자체입니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문제되었던 편중 해소, 상품 매력 제고, 인프라 구축 등이 일관성있게 추진될 수 있길 간절히 희망합니다.


다소 무거운 주제의 내용입니다. 지난 10월, 호텔아비아 토크에서 발표했던 내용이고요, 독자 분들을 위해 간단히 정리해 공유합니다. 아래 내용은 이런 소식이 전해지기 이전, 암울한 시기에 발표되고 옮겨진 것이니 참고해서 읽으셔야 합니다.


***



이미지 http://www.cheapflightslab.com/



서울 호텔들, 안녕하시렵니까?


서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 아니 모든 곳의 호텔들이 그렇게 안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요? 상황은 좀 위중해 보입니다.


지금 상황은 어떤지,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앞으론 어떻게 될건지 그리고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주 얕은 수준으로 제 생각을 간단히 읊어 볼까 합니다. 깊게 말할 처지도 못돼요.





우리나라 호텔산업의 최근 고점, 즉 상투는 2012년으로 보는 게 일반적입니다. 잘 알다시피 당시 명동 3성 호텔의 ADR이 20만원 내외, 그리고 Occupancy는 90% 중반대를 오르내렸었죠. 한 해 내내 풀하우스나 다름없는 영업을 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 유수 호텔들 역시 최고 호황을 구가하고 있었더랬죠.


정부는 화들짝 놀랍니다. 곧 쏟아져 들어올 요우커의 잠재력을 확인하고는 부랴부랴 대응책 마련에 나서죠. 대표적인 게 바로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이에요. 국책연구원 등에 의뢰한 수급 분석을 바탕으로 한시 특별법을 만들어 공급을 부추깁니다. 용적율 특혜를 주고 주차장 등에 관련된 규제를 완화해 호텔을 쉽게 지을 수 있도록 하죠. 이 특별법은 1년 연장된 후 작년 일몰했습니다.


지금까지 우후죽순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공급 물량은 대부분 이 특별법의 적용을 받은 것들이에요. 도로변에 인접해 완충지없이 좁고 높게 올라간 전형적인 도심형 호텔들. 주차장도 부족해 고객들이 불평을 쏟아내기도 하죠. 최근 새롭게 개관한 대부분의 3, 4성 급 호텔들이 그런 식입니다


여하튼 2016녀 서울의 공급 현황을 보면 호텔은 350개로 2012년 대비 120% 가까이, 그리고 객실은 47,000실 정도로 80% 가까이 증가하죠. 4년 만에 공급 시장의 몸집이 배로 부풀어 오른 겁니다. 관광호텔 카테고리로 잡히지 않는 게스트하우스와 공중위생업 카테고리의 서비스드 레지던스 serviced residence, 분양형 호텔을 포함한 일반 호텔은 감안하지도 않은 숫자에요.


수치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이는 정책 당국의 애초 전망이나 공급 계획과 큰 차이가 없는 규모입니다. 공급 부문은 정부의 계획대로 착착 이뤄진 것이죠. 그렇다면 매년 11% 이상 증가해 2018년이면 2,000만에 이를 것이라던 외국인관광객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야말로 '폭망'하고 말았습니다. 2012년 당시 1,100만, 2014년엔 1,420만 그리고 2016년 1,700백만에 달했던 관광객은 갑자기 쪼그라들고 말죠. 자료를 자세히 찾아보진 못했습니다만 2017년 추정 외국인관광객은 1,200 백만에 그칠 것이란 보고도 있더군요.

이유가 도대체 뭘까요? 어쩌다 이렇고 급감 널뛰기를 하고 있는 걸까요? 일부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정책 당국의 수급 전망에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2016년 중반까지의 수급은 애초의 전망대로 얼추 맞아 들어가고 있었어요. 공급이 급증했음에도 명동을 위시해 노른자위 입지의 호텔들은 완연한 회복세를 띄고 있었습니다. ADR은 따라오지 못하고 있었지만 파급은 연쇄적으로 상향 작용할 예정이었죠. 특별법의 근거가 되었던 그 수급전망은 사용한 가설 몇가지에 문제가 없지 않았다고도 하더군요. 하지만 결국 전체적인 모양새는 해당 보고서의 전망에 크게 어긋난 것이 아니었어요. 그럼 왜??? 잘 알다시피 돌발변수, 사드가 모든 추세를 한순간에 망가트리고 맙니다. 그리고 북핵 이슈가 덤탱이까지 씌우죠.


일부 언론과 기득권을 쥔 몇몇 대형 호텔들은 당시 수급 전망을 작성한 연구원에게 책임을 묻는 듯한 논조의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습니다만 이는 시장 상황을 호도하는 것입니다. 정 탓을 하고 싶었다면 야음을 틈타 사드를 몰래 들고 들어온 정치꾼들이었어야 해요. 사드 도입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거나 대안에 대한 합리적인 정치적 배려 하나 없었습니다.





앞으론 어떻게 될까요?

개인적으로 올해 말 쯤이면 사드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 내년부터는 상황이 본격적으로 호전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다소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군요?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드는 단순한 미사일 방어체계가 아니라지요? 미국과 중국의 파워게임을 상징하는 작은 상징의 하나일 뿐이라고... 사드를 들여오는 순간 이들의 패권 경쟁에 엮여 들어 가게 된 것이라고.


아마도 장기화될 것으로도 예상되지요? 하지만 최근에 좀 긍정적으로 볼 시그널이 있었습니다.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가 연장되었잖아요. 따라서 좀 시간을 두고 기다려 봐야 향방에 대해 눈치를 '깔' 수 있을 듯 보입니다.



이미지: 호텔아비아


내년은 어떤 모양새로 전개될까요?

사드나 북핵 이슈가 누그러질 기미가 없다면 한마디로 가싯밭길을 걸어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정된 공급 물량은 앞으로도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올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는 계속 정체되겠죠. 조종은 분양형호텔 쪽에서 먼저 울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쪽 색터는 지금 상황도 꽤나 심각해요. 사기분양 고소니 명도소송을 통해 관리단이 운영권을 회수하는 등 법적인 분쟁도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내년 2월에 예정된 평창올림픽 특수조차 사드와 북핵 이슈로 인해 다소 제한될 것으로 보이죠? 예약된 물량들이 조금씩 취소되고 있다는 불안한 소식들도 종종 들리고 있어요. 와중에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덤탱이가 호텔 운영에 직접적인 부담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무료 16,4% 인상되어 최저 월급여는 150여 만원에 이르게 됩니다. 기본급여가 낮은 정규직은 물론이요 아웃소싱 비용 역시 올라야 해요. 용역서비스 비중이 높은 4성 급 이하 호텔들에게는 꽤나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암울한가요?

단기적으로는 꽤나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론 긍정적일 것으로 봅니다. 공급은 수요를 4년 정도의 사이클로 수요를 선행한다고 하는 보고서를 읽은 적도 있는데, 이를 제외하고도 여행 인구는 어차피 증가일로에 있습니다. 한 기사에 따르면 매년 5% 정도의 추세로 해외여행이 증가하고 있다더군요. 아울러, 우리나라 호텔산업은 이제서야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유니크한 정체성을 띈 호텔들이 시도되고 있으며 그동안 없던 저변들도 하나씩 생겨나고 있어요. 그 징표가 오늘과 같은 호텔리어들의 모임입니다.

 

그동안 잘 견뎌야 합니다. 어떻게 극복해야 되냐고요? 글쎄요?

그걸 제가 어떻게....

그냥 아끼는 거죠. 뭐.


관련글: 호텔리어와 최저임금 그리고 대책과 대안 [링크]





주목하셨는지 모르겠는데, 호텔 롯데가 최근 직원들로 하여금 알바 백업을 시킨다며 언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린 적이 있었습니다. 이 기사를 보며 금새 뇌리에 떠오르는 게 있었어요. 아마도 멀티태스킹을 실험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멀티태스킹은 중소형호텔에서는 이미 알게 모르게 폭넓게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호텔롯데 같은 대형 호텔에서 그 파급에 대한 고려없이 어설프게 채택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에요. 관건은 증가하는 노동 강도를 어떻게 보상하느냐'입니다. 자세히 소개한 적이 있었으니 아래 링크 참고하시고요..


관련글: 호텔산업과 멀티태스킹 Multi-Tasking [링크]


여하튼 어떻게든 살아 남아야 합니다.

그 방법이 뭔진 저도 잘 모르겠어요. 여하한 수단을 통해서라도 차별화를 시키며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최악의 경우 덤핑 등 가격에 의한 것일 수도 있어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추한 아귀다툼도 목도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장의 체질은 더 강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미지: 호텔아비아


마지막으로 주목해 봐야 할 최근 경향에 대해 간단히 코맨트하고 마칠까요?


1.


스마트 키오스크를 포함해 키리스엔트리 Keyless Entry는 이미 적용하고 있는 곳들이 적지 않습니다. 락셋 등 시스템을 갖추고 시장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를 기다리고 있는 곳도 더러 있고요, 대형 인터네셔널 체인에서는 내년부터 시스템을 갖추며 본격적으로 채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소형 독립호텔들도 준비작업에 착수해야 할 것으로 보이죠?

이 새로운 서비스가 빨리 시장에 안착하고, 그것이 내재하고 있는 효용이 100% 발현되려면 관련 법규정이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등록카드 작성이나 개인정보보호 등에 관련한 제도적인 장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이는데, 이 이슈에 대한 공론화가 좀 빨리 진행될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2.


챗봇이나 모바일폰 스마트 컨시어지 서비스 등 하이텍 서비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 여기어때 등 기민한 스타트업들이 이미 소개한 걸 보긴 했는데, 호텔 예약 등에 분야에선 조만간 채택되지 않을까 싶군요.


3.


내국 시장에 대한 관심도 더욱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최근 내국인 고객의 잠재력이 다시금 확인되고 있어요. 지인 한 분의 말씀에 따르면, 소득이 3만불 내외에 이르면 내국인들에 의한 내국 여행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네요? 호텔에 대한 수요 역시 덩달아 증가합니다. 그런 데이타가 아니더라도 가격이나 콘텐츠만 매력적이라면 내국인의 수요를 어렵지 않게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더군요.


4.

이를 위한 SNS 마케팅에 대한 관심도 기울여야 하겠죠?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 독립호텔들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 마케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이고,

이미 주요 호텔들에서는 인지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만 사진의 중요성도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를 외국 기사에서 처음 본 게 불과 2년 전이에요. '사진빨'이 이 잘 받도록 호텔의 인테리어나 조명에 신경을 쓰며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죠. 호텔도 부추겨야 해요. 고객을 홍보 에이전트로 활용하는 겁니다. 불과 2, 3년 전만 해도 호텔들은 촬영을 공식적으로 금지하고 있었는데 그야말로 상황은 급변하고 있네요.


이상 안녕하지 못한 한국 호텔이 곧 안녕할 것으로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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