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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화려한 호텔 웨딩, 고단한 호텔리어//젊은 호텔리어를 위한 제언

호텔리어의 눈으로 본 호텔이야기,

호텔의 입장을 대변하는 편파포스팅!!!

 



 

화려하고 휘황찬란하게만 보이는 웨딩

 

이 아름다운 웨딩은 여러분들께서 흔히 생각하는 호텔리어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호텔리어의 땀과 애환이 가까스로 포장해 내는 산물입니다.


***


이 포스팅을 준비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독자 한 분께서 얼마 전 강남의 특 1급 호텔에 취업했다는 소식을 전해 왔더군요. 하지만 2개월도 채 되지 않은 몇일 전, 힘든 업무와 불투명해 보이는 미래를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안타까운 댓글을 남겼습니다. 

 

 


호텔경영 등 관련 전공을 선택한 학생들이나, 사정을 소상히 모르는 일반 대중의 눈에 호텔은 그저 화려하기만 합니다. 그런 곳에서 근무하는 호텔리어는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겠죠. 하지만, 휘황찬란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호텔리어의 근무여건은 생각만큼 호의롭지 않아요.


호텔리어가 매력적인 직업임에 틀림없다 생각하지만 근무하는 종사원 모두에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닌 듯도 하더군요. 전화 상담원이나 케셔, 백화점 판매원들처럼 고객의 감정을 존중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대표적인 감정노동자 중의 하나이고, 따라서 직무 스트레스도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고객 앞에선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지만, 불합리한 고객의 요구도 불평 한마디 없이 온 몸으로 다 받아내야 하니 기대가 컷던 신입 호텔리어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 사이에서 맘속 울화를 키우기도 했겠죠. 

 

 


호텔은 마치 작은 도시와 같습니다. 그 도시를 운영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부서들이 숨어 일하며, 저마다의 업무 성격은 제각각이에요. 객실을 청소하는 하우스키핑, 투숙객에 직접 관련된 여러 업무를 수행하는 프론트, 헬쓰클럽, 레스토랑 운영을 책임지는 F&B, 호텔 전반의 시설을 관리하는 시설영선 등등...



그중에서도 연회부는 가장 힘든 부문 중의 한 곳입니다. 일의 성격도 그러하지만 고객의 갑질을 온몸으로 다 받아내야 하니까요. 그 독자 분이 부푼 꿈을 안고 입사했지만 예상치 못했던 현실을 고민하며 결국 퇴사를 결정했던 그 곳이 바로 이 연회부였죠. 


 


호텔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간단한 업무소개를 할까요?


근무환경 정해진 근무스케줄이 따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주일, 1개월 단위로 큰 틀의 근무스케쥴을 작성하기는 하지만 행사 등에 따라서 유동적일 수 밖에 없어요. 모임이 많은 연말연시 등의 성수기에는 휴일도 없이 계속 근무해야 할 때도 있고요, 비수기에는 일이 없어 장기 휴가를 가기도 합니다. 연장근무, 야간근무, 휴일근무는 다반사, 이마저도 급작스럽게 변경되기도 해요. 


업무 육체적으로도 힘든 일입니다. 수 백명의 고객에게 단시간에 5, 6개 코스의 음식을 서빙하는 것도 쉽지 않거니와, 행사장을 준비하고 철거하는 것도 수월치 않습니다. 테이블과 의자 등을 수시로 폈다 접었다, 테이블 웨어를 세팅하고, 그리고 해당 행사가 끝나면 다음 행사를 위해 모두 치워 다시 준비하고..... 

 

얼마전 방문했던 그랜드힐튼의 컨벤션센타

 

케쥬얼 업무특성으로 인해 정규직 근무자는 많지 않아요. 따라서 캐쥬얼에 대한 소요가 제일 많은 곳이 이 연회부인데, 주된 자원은 학비나 용돈을 충당하려는 대학생들입니다. 시급으로 7,000원 내외를 받으니 8시간 근무할 경우 50,000원 남짓 받아 가겠군요. 꼬박꼬박 모아서 요긴하게 쓰는 학생들이 대부분일텐데, 이들을 볼때마다 마음은 썩 편치 않습니다.


이들을 서비스현장에 투입해 통제하는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복장이나 용모도 제각각이라 사전에 기초적인 서비스 교육을 따로 하기도 하지만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죠. 가끔은 뜨거운 슾 등을 고객에게 뒤집어 씌우기도 하고요, 행사에 사용되는 그릇 등을 파손하기도 하지만 호텔이 감수해야 할 부분입니다.

 

좋은 호텔과 그렇지 않은 호텔의 차이는 아르바이트를 동원하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이들을 최소한으로 동원하면서 서비스 퀄러티가 훼손되지 않게 통제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이런 이유로, 연회부는 일반적으로 직원들이 근무하기 싫어하는 부서, 즉 한직으로 인식되기도 하더군요. 신입사원을 채용해 3, 4개월 교육과정을 통해 비로소 구실할라 치면 그만두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하지만 2~3년 마다 순환근무를 시키는게 일반적이니 호텔의 식음료부에 근무하다 보면 한번쯤은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반면, 일이 힘든 만큼 배우게 되는 것도 굉장히 많아요. 업무가 역동적이기도 하며, 직원들 간의 유대가 상대적으로 강해서 잘 적응하면 꽤 흥미로운 곳이기도 합니다.


그 곳의 직원분들께서 이런 부분들을 잘 설명했겠지만 갖 들어온 신입사원의 귀에 곧이 들렸을리가 없었겠지요. 하지만 이 힘든 과정을 견뎌내야 호텔내 한 레스토랑의 지배인, F&B Director 그리고 총지배인까지 성장할 수 있습니다.

 

호텔내 다른 부문과는 달리, 식음료부에 공석이 생기면 경력직이 아니라 대부분 신입사원으로 충원하게 됩니다. 다른 업무에 비해 경력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곳이 아니거든요. 따라서, 일단 채용되고 1~2년의 힘든 과정을 견디면 오히려 기회가 더 많을 수도 있어요. 

 


 

네드배드님, 그리고 호텔에서 그동안 꿈꿔 왔던 이상과 힘든 현실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신입직원 여러분,

혹은 조만간 취업의 꿈을 이룰 미래 호텔리어 여러분,,,,

 

호텔에서 20년 근무한 늙은 몽돌의 눈으로 보건대, 어디서 어떻게 근무하든, 길게 보면 직장 생활은 대동소이, 큰 차이가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편해 보이는 사무직에 근무하는 많은 후배 직원들도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중도 탈락하기도 하고요, 늙은 몽돌의 20년 직장생활 역시 어쩔 수 없이 겪게되는 여러 불합리, 이상과의 괴리 등에 대한 고뇌로 점철되어 온 것입니다. 

 

누구나 역경을 겪게 되지만, 스스로의 꿈을 마침내 이루게 되는 건 그 힘든 과정들 뛰어 넘을 때에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실이 힘에 부치고 고통스럽더라도 더 밝은 미래를 위한 담금질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맞서기 바랍니다.

 

화이팅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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