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한 페이스 face와 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허구한 날 같이 다니던 고위급 늙은 호텔리어들과는 다소 격조하군요.
몽돌이 가정사로 좀 바빠졌기 때문입니다.
사무실에서도 전 꽤 분주해졌는데 왜인지 잘 모르겠군요..
그 '영' 페이스들은 다름 아닌 급여담당 Paymaster와, 지난 4개월 동안 재정부에서 업무를 배워 왔던 인턴입니다. 바빴던 연말정산 업무가 끝나기도 했고, 내일이 인턴 마지막 날이기도 해 겸사겸사 인근 삼겹살 집에 조촐한 자리를 마련했지요.
얼마 전까지 프랜차이즈 남대문 신씨화로였는데....
인턴이나 실습 나온 학생들은 젊은 호텔리어들을 따라 더러 술자리를 갖는 듯 하더군요. 하지만 늙은 호텔리어들과 함께 섞이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아무래도 편치 않거든요. 그렇지만 오늘과 같이 제가 자리를 마련하는 경우는 가뭄에 콩 나듯 있습니다.
늙은 몽돌에 대해 후배 직원들이 평하길, '눈에 보이게' 편애한다고들 하더군요. 그렇지 않다고 항변해 왔지만 최근들어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런 듯도 합니다. 사람을 편애하는게 아니라 능력을 편애하는 것이지요. 대부분 그렇지 않나요??! 지들도 그러면서 무슨.....ㅎㅎ
편파적이고도 괴퍅한 성격 (이걸 좋은 말로는 카리스마라고 하더군요... 흠)의 소유자 몽돌은 오늘의 이 인턴도 꽤 편애했습니다. 대학을 갓 졸업했는데, 호텔리어가 되기 위해 인턴을 자원했던 건 아니고, 우리나라 관광학계에 투신하기 위해 8월 미국의 유명 대학원으로 유학한다는군요?! 짜투리 시간에 현장을 경험해 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여튼, 제 눈엔 이 어린 인턴이 꽤 대견해 보였습니다.
“열심히 배우는 자세도 좋고, 무엇보다 질문할 줄 압니다.
더군다나 문제의식까지 지녔네요?!”
2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길지 않은 기간 동안 현장을 배우기 위해 오는 인턴 또는 실습생들에게 이런 소양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설령 그런 자질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마음껏 발현해 낼 수 있는 환경이 아니지요.
아울러, 부모가 짜 놓은 울타리에서 아무 고민없이 학원 열심히 다니던 요즘 젊은 세대들은 학력 무관, 좀처럼 질문할 줄 모르더군요. 이런 마당에 문제의식까지 기대한다는 건 과한 욕심이지요?!
하지만 '정씨화로'로 바뀌었군요?!ㅋ
주인장에게 여쭈었더니 가맹계약을 해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장을 경험하는 그 기간 동안 매너리즘에 빠진, 나태한 호텔리어가 시키는 그대로,
“열심히 카피하고 열심히 커피만 타면
인생을 살면서 코피 쏟기 마련”
호텔리어를 희망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호텔에서 실습을 하거나 인턴 생활을 거치게 됩니다. 하지만, 요즘의 호텔은 업무나 스킬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아니어 보이는군요. 학생들에게 시간을 따로 할애해 교육을 배려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있는 곳이 아닙니다.
따라서, 십중팔구 심부름이나 잡일만 하다 끝마치게 되지요. 그렇지만, 이런 경우에도 직장환경에 대해 소중한 경험을 하기는 합니다. 대부분 부정적인 것들이지만 예방주사를 맞는다고 할까요?
배움의 정도는 본인의 노력에 따라 달라집니다. 매너리즘에 빠진 호텔리어가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더라도, 항상 궁금해하며 질문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더 배울 수 있을 뿐더러, 취업 기회까지 덤으로 엿볼 수 있습니다.
호텔마다 사정이 제각각이긴 하지만, 위에 말씀 드렸던 급여담당 호텔리어도 7년 전엔 인턴을 왔던 학생이었고, 오늘 술자리를 함께 했던 인턴도 호텔리어를 희망했다면 아마도 쉽게 취업할 수 있지 않았을까 추정합니다. 지금 당장은 기회가 없더라도, 눈여겨 봐 둔 인턴은 나중에라도 공석이 생기면 연락을 넣는 경우가 더러 있거든요.
1년 전의 글,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간다고 인사하던 그 다음 날은 꽤 서운하더군요. 하지만 항상 그렇듯, 조금 지나면 잊혀집니다. 나중에 업계에서 혹은 학계에서나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앞으로도 열심히 잘 해서 꿈을 이루거라!!!!^^
주저리 주저리 재미없는 얘기가 길어졌네요....
그나저나, 말 많았던 연말정산, 역시 전년대비 환급금액이 크게 줄었더군요. 하지만 언론에 소개되었던 것 처럼 수백만원씩 토해 내는 극단적인 경우는 다행히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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