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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호텔 비누의 아름다운 쓰임새, "착한 비누 프로젝트"



혹 여러분들께서는 들어 보셨나요?


독자 한 분께서 페이스북으로 난데없는 질문을 투척하셨습니다. 


저야 당연히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 인터넷을 뒤적여 궁색한 답을 드렸는데, 알고 보니 그 취지가 아주 훌륭하군요.



이미 아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기쁜 마음으로 여러분들께 소식 나눕니다.



착한 비누 프로젝트



질문하신 분께서 이 캠페인에 대해 요약한 부분을 그대로 인용하면, '호텔에서 한 번 쓰이고 버려지는 비누들을 모은 후, 다시 새로운 비누로 만들어 아프리카로 보내 질병을 예방하는 프로젝트'라는군요?!



http://www.globalsoap.org/



그동안, 고객이 객실에서 가져가는 호텔의 어메너티에 대해 두어 차례 포스팅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만 이런 아름다운 용처에 대해서는 상상조차 못했으니, 저 늙은 몽돌은 천상 용렬한 경리쟁이 호텔리어인 모양입니다.



아시다시피, 호텔 객실의 욕실에는 샴푸와 비누 등 욕실용품 amenities이 무료로 제공되는데, 다른 아이템들은 몰라도 한 두번 사용하고 남은 비누(사이즈는 다소 작습니다)를 고객이 가져가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결국 버려지게 됩니다.


착한 비누 프로젝트는 이 버려지는 비누를 그야말로 착하게 사용합니다. 






착한 비누 프로젝트 Grobal Soap Project 2009년 창설된 비영리 NGO, 우간다에서 태어난 Derreck kayongo라는 분이 만들습니다. 이 캠페인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사뭇 흥미롭군요.

  • 아버지는 비누를 만드는 사람이었습니다.

  • Kayongo는 인권단체에서 일하던 와중에 난민수용소의 열악한 위생환경을 목도했는데,

  • Kayongo가 미국의 호텔에 머물 때 욕실에서 사용하고 남은 비누가 매일 버려지는 걸 발견합니다.


https://cleantheworld.org/


호텔에서 사용하고 남은 이들 비누를 모아 매주 3만 개의 비누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고요, 지금까지 5십 만개의 비누가 아프가니스탄, 스와질랜드, 케냐, 가나 등의 나라로 보내지고 있다는군요?! 


이들 나라의 위생 환경은 우리가 쉬이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듯 합니다. 아이들은 단지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지 못한다는 이유 때문에 질병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고 해요.



https://cleantheworld.org/



현재 비누를 모으고 리사이클하는 기능은 Clean the World라는 비영리 재단에 이관되었군요. 초창기엔 주로 미국 호텔들을 대상으로 비누를 모았습니다만 최근엔 홍콩에도 아시아 브랜치 Clean the World Asia가 생겼네요?! 홍콩과 타이완, 마카오 등지의 호텔로부터 비누를 열심히 모으고 있습니다.


힐튼이나 메리어트, 스타우드와 IHG 등 유명 호텔 브랜드들도 파트너로 이미 참여하고 있더군요. 아마도 지역을 나눠 선별적으로 활동하는 듯 보이는데, 지리적인 여건 때문인지 우리나라 호텔들의 직접 참여에 대해서는 아직 들은 바 없습니다. 개별 호텔들의 사정에 밝지 못하니 제가 잘 모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에서 이 역할을 소리 소문없이, 꾸준히 담당해 온 곳이 있는데 역시나...



청년NGO 옮김 http://www.omkim.org/



깨어있는 젊은 대학생 자원봉사자들로 주로 구성된 청년 NGO '옮김'이라는 곳에서 이 역할을 훌륭히 해 오고 있었더군요. 2010년 부터 비누를 재활용해 개발도상국으로 보내다가 최근엔 쓰다 남은 크레파스, 그리고 이면지를 재활용해 국내외 필요한 곳으로 보내고 있다는군요?! 


기사를 찾다 보니 호텔아비아가 이미 상세히 취재해 올렸군요. 역시 등잔밑이 어둡긴 하네요...


비누로 옮기는 호텔업계의 온정



청년 NGO '옮김'의 비누 옮김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호텔은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서울가든호텔, 서울로얄호텔, 알로프트 서울강남, 호텔그린월드, 힐탑관광호텔, 세비야관광호텔, 라마다프라자수원, 오라카이 송도파크호텔, 관광호텔 준 등 10곳이라는데 관광호텔업협회가 호텔들의 활동을 주관하고 있는 듯 합니다. 독자분들께서 추가로 말씀을 주셨는데 리츠칼튼과 반얀트리도 개별적으로 이 활동에 참여하고 있군요?!





우리나라 호텔산업의 덩치를 감안하면 참여도는 다소 아쉽지요?! 


하지만 호텔들이 이런 활동에 관심을 가져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착한 비누 프로젝트 또한 지속성 sustainability를 강조한 그린운동 (Green Practice - 환경파괴를 지향하며 자연 친화적, 자원 효율적인 제품을 사용하거나 재활용에 중점을 둔 기업체들의 활동으로 LEED인증이나 그린호텔, Earth Hour 등이 대표적입니다. 호텔들의 참여도 꽤 적극적..)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활동에 대한 호텔들의 참여를 의례적인 사회공헌활동의 일부로 볼 수도 있지만, 중요한 마케팅적 가치 또한 지니고 있어요.



마케팅적 가치



작년 트립어드바이저 tripadvisor에 의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80% 정도는 투숙하는 호텔에서 Green Practice가 시행되길 기대한다고 응답했습니다. 가격이나 입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 Green 요소 또한 호텔 선정에 꽤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요즘 밀레니얼 여행자들은 환경문제에 대한 의식수준 또한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듯 하군요.



착한 활동, 늙은 몽돌도 함께 응원합니다.




참고한 기사 및 사이트


호텔 투숙객이  비누, 기분 좋은 변신

Clean the World

Global Soap Project

Clean the World Asia Collects From 20,000+ Rooms

Hilton Worldwide Collaborates with the Global Soap Project to Recycle Used So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