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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영등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 다시 깨진 늙은 호텔리어의 선입견..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업계에선 변방으로 취급 받던 낙후된 입지, 본고장에서 '할배들의 호텔'이란 오명을 뒤집어 쓴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 


코트야드 메리어트 타임스퀘어

Courtyard by Marriott Seoul Times Square


자고나면 새로 들어서는 그 많은 중저가 비즈니스 호텔들 중의 한 곳일 것이라고 내심 경시하고 있었겠죠. 원래 그런 입지에, 애초 그렇고 그런 이미지의 브랜드가 들어섰으니 어쩌면 당연한 생각이랄까?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타임스퀘어

Courtyard by Marriott Seoul Times Square  


하지만 그 입견은 또다시 깨졌고, 특 1급 대형 호텔에서 20년 안주하며 쌓은 우물안 늙은 개구리의 식견은 허접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더군요. 


지금부터 늙은 개구리 호텔리어의 어설픈 선입견이 산산히 부서지는 과정을 여러분들과 함께 구경해 보도록 할까요?



그렇지 않아도, 그 과정을 증거할 아주 특별한 분과 동행했습니다. 애초엔 홍보담당자 분과 식사하는 정도의 가벼운 스케쥴이었습니다만 어쩌저쩌해서 이곳을 디자인하신 분과 함께 가게 되었네요?! 제 욕심이 일을 크게 만든 셈인데, 인생을 살면서 계획대로 되는 건 되려 많지 않더군요..... 어쨋거나, 제겐 당연히 그랬습니다만 초대해 주신 호텔리어 분께도 배움의 기회가 되었길 희망합니다.


개관한지 벌써 6년차 접어 들었다더군요. 기껏해야 2, 3년 된 줄로만 알고 있었으니 호텔들에 대한 제 기억은 아마도 블로그를 시작하며 호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2년 전 부터서야 비로소 제대로 셋업되나 봅니다.


1층 로비


코트야드메리어트 타임스퀘어 그라운드로비/웰컴데스크   


1층의 그라운드 로비를 볼 때까진 감흥이 없었더랬습니다. 마치, 엘리베이트 홀로써의 기능만 남겨 둔 이비스명동이나 나인트리명동의 것과 흡사하다랄까요?! 곳곳에 배치한 조형예술품들조차 심심한 1층의 모양새에 묻힌 듯 하더군요.


그 와중에도 눈에 또렷이 들어 오는게 있긴 했습니다. 


코트야드메리어트 타임스퀘어


말쑥한 공간엔 다소 이질적으로 보이는 레스토랑 프로모션 배너 옆으로 기업체의 세미나를 안내하는 사인보드가 5개나 세워졌네요?! 중저가 카테고리이면 미팅시설이 없는 곳도 더러 있는데 행사가 다섯개 씩이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의 로비에 내려서면서 제 생각 속 뭔가가 잘못되었음을 본격적으로 느끼기 시작합니다.


코트야드 타임스퀘어 로비  


로비의 모습, 층고도 높을 뿐더러 아주 넓군요. 여러 곳 봐 왔던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의 그것과는 차원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왠만한 서울 특 1급 호텔들의 로비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어 보이는군요.


깨지기 시작한 선입견, 메인로비


최근의 업스케일 (특히 오피스와 복합되었거나 이곳처럼 쇼핑몰과 복합된 형태라면 전형적으로)은 원래 이런 식이더군요. 호텔의 제 기능은 입구가 아니라 메인로비에서 시작되니, 이 우물안 늙은 개구리처럼 입구만을 보고 실망했다면 호텔을 겉조차도 제대로 보지 못한겁니다.


코트야드 타임스퀘어 비즈니스센터  


위 로비 사진의 정면부에 위치한 비즈니스센터입니다. 사이즈를 최소화하고 개방형으로 설치했는데 다소 애매해 보이나요?! 상용 고객을 주로 타겟팅하는 호텔로써, 없애자니 아쉽거나, 등급이 신경 쓰이고, 그렇다고 럭셔리 체급의 것처럼 제대로 갖추자니 부담스럽습니다. 


이것에서도 바뀌고 있는 고객 성향을 엿볼 수 있는데, 고객의 노트북, 테블릿 PC,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왠만하면 스스로 알아서 해결하거든요. 기껏해야 인쇄 서비스나 종종 수요가 있을까요?!


코트야드 메리어트 타임스퀘어 고보드


고보드 Go Board


역시 있군요... 로비에 설치된 고보드 Go Board라는 서비스인데, 이 티비 하나가 지닌 함의는 간단치 않습니다. 희망대로 될지 그렇지 않을지는 더 두고 볼 일입니다만 호텔 컨시어지의 그 막중한 서비스를 대체할 임무를 띈 존재이거든요. 일전에 따로 포스팅을 한 적이 있었으니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 참고하시고요,


관련글: 호텔 컨시어지의 하이테크 미래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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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야드 메리어트 타임스퀘어 모모카페 & 모모바


모모카페와 모모바, 코트야드 메리어트 타임스퀘어가 가진 2개의 식음료 영업장입니다. 영업장의 갯수로만 보면 딱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입니다만 사이즈나 시설수준의 차원이 다르고요..


스케일이 다른 모모카페


우든 플로어링에 마블탑 테이블도 미려하군요. 나무 프레임에 가죽을 덧댄 의자도 꽤 고급스러운데, 5년이 넘었으니 다소 낡았을 법도 하지만 이런 가죽 소재의 의자는 다소 오래되어도 기품이 죽지 않습니다. 벽체 곳곳을 브라운 톤의 우든 판넬로 장식했는데 원래 이런 디자인은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고 하는군요?!


언뜻 생각났습니다만, 이 체리톤 우든 플로어는 메리어트 계열호텔의 특징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인근의 MEA도 그렇고, JW 메리어트 서울도 그러하며, JW 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또한 레스토랑과 객실 일부, 그리고 EFL라운지를 이런 형식으로 디자인했더군요.


코트야드 메리어트 타임스퀘어 모모바


업스케일 호텔 레스토랑의 최근 경향


모모카페는 보이지 않는 구획으로 2개로 나눠 운영되다시피 하더군요. 로비의 좌측 편은 라운지로 활용되고 있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식사할 수 있는 레스토랑 공간입니다. 라운지 부분은 모모 바와 바로 면해 있지만 운영면을 따지고 보면 2개의 영업장이 아니라 하나로 봐도 틀리지 않습니다. 자세히 뜯어 보면 3개의 기능을 하고 있는 셈이기도 합니다만....





영업장을 이렇게 구성하는 외면적인 이유는 간단합니다. 특 2급 호텔의 등급을 받으려면 적어도 2개 이상의 식음료 영업장을 호텔 내부에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다른 운영 요인이 더 중요하게 작용해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업장수는 가급적 적게 가져가야 하거든요. 인원 등을 통합해 운영하면 인건비를 세이빙할 수 있습니다. 이비스 등 중가 비즈니스 카테고리는 말할 것도 없고, 최근에 들어서는 특 2급 체급의 호텔들도 비슷한 운영 형태를 취하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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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야드 메리어트 타임스퀘어 모모카페


영업장의 동선은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로 깁니다. 오픈 키친과 스테이션이 맨 안쪽에 설치되어 있군요. 커틀리 cutlery는 꽤 심플해서 좋던데 검색해보니 프로쿡 ProCook의 피아자 Piazza 라인입니다. made in UK이고요, 20년 되었다니 신생기업이나 마찬가지이군요.


독특한 메뉴컨셉


스테이션을 둘러보며 '특급호텔의 뷔페 메뉴가 왜이리 간단해?' 했더랬습니다. 돌아와 찾아보니 모모카페를 운영하는 방법은 꽤 독특하더군요. 위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샐러드 등의 다소 가벼운 메뉴를 뷔페 형식으로 기본 셋팅해 놓고, 추가 요금을 지불해 메인요리를 선택하는 형식입니다. 


저녁 기준 5, 6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안심 등의 메인과 함께 다소 가벼운 뷔페를 즐길 수 있으니 가격은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인터넷으로 후기를 훑어 보니 소비자의 반응 또한 나빠 보이지는 않더군요. 피크닉 박스 등 계절성 프로모션의 기획력도 눈에 띕니다.


내부적으로도 아쉬워 할 부분이지 싶은데, PDR이 없네요?! 개방적이고 넓어 보여서 좋긴 합니다만 요즘 고객들은 내밀히 할 말들이 뭐 그렇게 많은지..... 동네 계모임을 비롯해 찾는 분들이 꽤 됩니다. 상용고객을 타깃팅한 비즈니스 호텔의 전형으로도 보입니다만 식음료 영업은 로컬에 의존하는 정도를 줄이기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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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야드 메리어트 타임스퀘어 딜럭스 객실


객실은 9평 정도로 좁지 않군요. 특 1급 호텔들의 경우 차이가 있긴 합니다만 보통 11평 내외입니다. 하얏트의 경우는 다소 좁은 10평 정도이고, 힐튼의 상위 스케일인 콘래드서울의 경우는 13평. 미드스케일의 경우 5평 짜리도 허다합니다만 그 정도의 체급과 비교할 대상은 아니죠.


좁지 않은 객실


화장실에 많은 면적을 할애하지는 않았군요. 딜럭스 타입의 경우 욕조 없이 샤워부쓰만 설치했고, 변기 또한 세면대 쪽으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 변기에 대한 요즘의 경향은 다소 섞인 듯 일관적이지 않습니다. 객실 사이즈에 비해 티비는 작은 편인데, 아마도 이후 레노베이션 때는 교체하게 되겠죠?


코트야드 메리어트 타임스퀘어 욕실 어메너티 


속이 들여다 보이는 욕실


침실에서 욕실 내부가 들여다 보이는 씨스루 see-through 타입인데 제 눈으로 본 건 이번에 처음입니다. 물론 커튼으로 가릴 수 있고요... 요즘 유행이라는데 점잖빼는 럭셔리 호텔들이 채용하기엔 너무 파격적이다 싶군요. 디자인 의도가 궁금해졌습니다만 그 자리에서 여쭙진 않았습니다. 단순히, 피핑탐 peeping Tom형 인간 욕구를 자극하며 새로운 경험을 유발하기 때문일까요?


욕실 어메너티는 NIRVAE로 메리어트 계열에서 사용하는 standard형 제품입니다. JW메리어트 등 럭셔리 스케일에서는 록시땅 등 고급제품을 사용합니다.



데스크의 탑은 유리네요?! 최근 들어서는 호텔들 중 일부에서 이런 형을 보긴 했습니다. 깨끗해 보이기는 하지만 청소 등 관리면에서는 다소 불편할 듯. 


데스크 체어는 스케일을 막론하고 모든 메리어트 계열에서 사용하는 임스 알루미늄 오피스체어 eames chair입니다 (그동안 쭈욱 궁금했는데 동행한 디자이너 분의 도움을 받아 비로소 그 이름을 알았네요). 객실 뿐만 아니라 미팅실에도 잘 어울리지만 캐주얼하지 않은, 엄격한 분위기의 호텔에서는 좀 가볍게 보이기도 하더군요.


데스크와 체어


옆에 보이는 완강기는 서랍속으로 수납했으면 했습니다만 소방법이 이를 막는 듯 하군요.


메리어트가 표준을 정해 놓고 사용하는 집기 중 제가 제일 싫어 하는 아이템도 사진에 섞여 있군요. 이름을 뭐라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 데스크 스탠드입니다. JW메리어트 서울의 것과는 쉐이드 (갓) 부분이 다르긴 합니다만 알루미늄 질감이 제 늙은 눈엔 영 이질적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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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야드 메리어트 타임스퀘어 스위트형 객실


15평 대의 스위트형 객실은 딜럭스와 전혀 딴판입니다. 우든 플로어의 거실이 따로 있고요, 화장실에 욕조도 따로 갖춰져 있습니다. 딜럭스형과 가격차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4, 5만원 정도라면 스위트에 머무는게 훨씬 효율적일 듯 하군요. 당연히 EFL 억세스도 주어집니다.


EFL라운지와 고객 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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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코트야드 메리어트 EFL 라운지


EFL 라운지인데 이 역시 예사롭지 않군요. 코트야드 영등포의 고객들은 대부분 외국인, 더군다나 서양인입니다. 최근 기사에도 소개된 걸 봤습니다만 70%의 믹스가 외국인이고 이들 중 40%가 미주, 15% 정도만 중국 국적이라고 하는군요. 


비슷한 내용을 홍보 담당께서도 은근히 자랑스럽게 언급했는데, 관광객의 투숙율이 상대적으로 높으면 호텔 영업이 계절성을 띄게 되고, ADR도 일반적으로 낮으며, 전반적인 서비스 퀄러티 또한 훼손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EFL 라운지의 사이즈는 다소 작은 편입니다만 280 여실의 객실 인벤토리를 감안하면 크게 부족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미팅 공간을 따로 배려할 정도로 넓진 않았군요.



그렇지만 아쉬움을 상쇄할 만한 공간을 외부에 숨겨 두고 있더군요. 옥상의 데크와 정원인데 이런 야외 공간은 아주 훌륭한 쓰임새를 갖고 있습니다. 이국의 뷰를 조망하며 칵테일을 한 잔 해도 호텔에서의 기억을 오래 지속되게 할 뿐더러, 날씨 좋은 계절엔 바비큐 등 여러 프로모션을 기획할 수도 있습니다.


많이 길어지는군요.


지루해지니 일단 한번 끊어 가도록 하고요, 다음 편에서는 기타 부대시설과 입지, 호텔리어의 처우, 총지배인, 영업실적 등 더 중요한 내용에 대해 간단히 짚어 보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알비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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