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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호텔산업과 일자리...... 호텔 취업 A to Z (b)

아래 링크의 직전 포스팅에서 바로 이어갑니다.


늙은 호텔리어가 예비 호텔리어에게...


*  *  *


전공 서적에서는 '초기 자본투자 규모가 크다' 등으로 표현하는데, 장치 산업이 일반적으로 그러합니다. 호텔의 경우, 노른자위 값비싼 입지의 부지를 매입하고, 여기에 휘황찬란한 건물을 올려야 하며, 운영기간 중에도 앞에서 보셨던 바와 같이 엄청난 자본을 투하해 끊임없이 이를 개보수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겠죠.


호텔 산업의 특성과 일자리


이런 점을 포함해, 호텔은 다른 산업과 구별되는 여러가지 특성을 갖고 있는데 아마도 예비 호텔리어들은 익히 알고 있을 내용으로 생각되는군요? 중요한 것들만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고정자산에 대한 대규모 초기 투자 및 지속적인 개보수

•  고정비 비중이 크고,

•  노동집약적인 산업이며,

•  생산품의 재고가 불가능 하고 (perishable stock),

•  계절성을 띄며

•  진부화가 빠름



이미지: http://www.employmenthotel.com/


위 산업 특성들 중 예비 호텔리어들의 운명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소가 하나 있군요. 취업을 준비하는 여러분들의 앞길에 바로 놓인 걸림돌..... 짐작하실 수 있을런지요?


바로 '노동집약적'이라는 산업 특성입니다.


이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이잖아요?! 호텔의 제품, 즉 서비스 그리고 객실 상품 등은 일일이 사람의 손에 의해 생산됩니다. 기계로 자동화할 수 없으니 타산업에 비해 더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어요.



우리나라에 기성 특 1급 대형 호텔들이 진출한 시점은 주로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반입니다. 당시에는 이 '노동집약적' 특성이 전혀 문제되지 않았고 '고용효과가 크다'는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된, 한마디로 우리나라 호텔산업의 호시절이었어요.


하지만 1988년 올림픽을 거쳐 1990년대에 진입하면서 국민소득이 급하게 증가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호텔 산업에겐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 양면에 함께 작용합니다. 소비 여력이 증가해 호텔의 문턱이 낮아진 반면, 산업이 정체되면 본 모습이 드러날 암덩어리 씨앗을 잉태했거든요. 국민소득이 높아진다는 말은 곧 호텔이 지출해야 하는 인건비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습니다. 


힘든 취업의 원인


노동집약적인 호텔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인건비의 무게를 비로소 절감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파급을 고스란히 떠안으며 줄어드는 이익을 그대로 보고만 있지는 않았겠지요?! 호텔들은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발버둥을 치기 시작합니다. 기업은 생존 본능에 그 누구보다도 충실한 '생물'이나 마찬가지이거든요.


2가지 방법으로 그 파급을 완충하기 시작하는데, 첫번째는 인원 규모 자체를 줄이는 것이요, 또다른 하나는 더 저렴한 고용 형태를 모색하는 것입니다.





늙은 호텔리어가 호텔에 발을 들여 놓았던 20 여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호텔이 유지하고 있는 노동력 규모는 절반 이상으로 줄어 들었습니다. 기성 대형 호텔의 경우가 그나마 이 정도이고요, 최근에 시장으로 진입하는 업스케일의 경우는 1/3~1/4 정도 사이즈로 인원규모가 축소되었더군요.


이를 가능케 한 여러가지 배경이 있긴 합니다. 관리 부문에는 진일보한 관리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호텔리어를 조금씩 대체해 왔고요, 영업 부문에서는 레스토랑을 포함해 허울만 좋고 실속은 없는 호텔의 여러 부대 서비스들을 과감히 죽여버립니다. 


예를 들어, 새로 진입하는 중저가 비즈니스 호텔들 (즉 특 2급이나 1급 체급의 업스케일 호텔들)은 비즈니스센터, 컨시어지 서비스, 도어데스크, 라운드리 등을 아예 설치하지 않습니다. 로비 등 공공지역을 페트롤하는 경비도 따로 없더군요. 레스토랑은 기껏해야 올데이다이닝과 바 등 2개 정도, 연회 공간 또한 없거나 크게 줄였죠.


관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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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비정규직으로의 전환이 급속히 진행됩니다. 가능한 모든 부문이 비정규직으로 채워졌는데 대부분 도급형태의 외부 용역입니다. 이들이 일하는 직무 부문은 주로 객실 및 공공지역 청소, 경비, 시설관리 및 영선, 기물관리 Steward, 세탁실 Laundry 등이고요, 주로 대형 연회에 주로 투입되는 일용직 (아르바이트)은 오래 전부터 일반화되었지요?! 


호텔이 필요로 하는 인원도 줄어 들고, 이마저도 외부 용역 등의 비정규직 형태로 전환되고 있는 실정이니 결국 이 호텔의 산업적 특성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예비 호텔리어들의 일자리를 없애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어요.





이미지를 중시하는 호텔이 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감수하며 미친 듯 비정규직을 채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조금 더 자세히 뜯어 볼까요?


서울 5성 호텔의 정규직 5년차 사원이라면 기본급, 상여금, 법정수당, 기타수당, 기타 복리후생 등을 합해 4천 만원 내외의 연봉을 받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여기에 퇴직연금이나 교육훈련비, 고용보험, 국민건강의료보험 등 회사가 고용한 인력을 위해 투입하는 간접인건비까지 합하면 5천 만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는군요?!




아웃소싱한 비정규직 직원에게 지급하는 한달 급여 (아웃소싱 비정규직은 호텔에 소속된 직원이 아니라 호텔과 계약이 체결된 용역업체의 직원입니다. 호텔은 계약한 업체에 약정된 계약금액을 지급하고 비정규직 직원들은 소속된 업체로 부터 급여를 받습니다)가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기껏해야 2천만원 남짓이니 정규직 호텔리어와는 벌써 2배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지요?!


법적으로도 허용된 이런 저비용 고용형태를 호텔이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요?! 호텔은, 자선단체나 사회적 기업이 아닌,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시 하는 영리단체입니다. 


호텔 영업의 계절성과 일자리


호텔의 또다른 특성 하나가 이런 비정규직 고용 형태를 선호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듭니다. 


위에서 "계절성"이라고 언급했는데 뭘 의미하는지 아시겠지요?! 호텔 영업은 계절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성수기와 비수기 뚜렷이 나눠져 있다는 의미인데, 일반적으로 봄과 가을은 성수기, 여름과 겨울은 비수기로 분류되죠. 


여름의 사정은 최근에 다소 바뀌었습니다. 도시의 젊은 3, 40대 맞벌이 가정은 멀리 휴가를 가지 않는 대신 도심의 호텔에서 여름 휴가를 즐기려는 성향이 최근 크게 늘었어요. 여름철 주말에는 비싼 돈을 지불해도 호텔 방 잡기 힘들어 졌으니 여름의 영업 사정은 옛날에 비해 크게 개선된 셈입니다.


객실 영업의 경우, 성수기에는 80~90%의 객실점유율을 보이지만 비수기에는 60% 내외에 그치는게 일반적이니 벌써 30%의 차이를 보이지요?! 만약 정규직이라는, 해고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고용 형태만 유지한다면 결국 일이 없는 비수기에는 급여를 지급하면서도 많은 수의 직원들을 놀려야 합니다. 


따라서 영업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운용할 수 있는 비정규직 고용형태를 근원적으로 필로로 할 수 밖에 없는 업종인 것이죠. 업황에 맞춰 성수기에는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비수기에는 줄여서 사용하는 것,,, 이를 고용유연성 또는 탄력적고용이라고도 부릅니다.


비정규직 일자리가 사실 새삼스러운 고용형태는 아니에요. 호텔과 같이 계절성을 띄거나 기간별로 영업 등락이 존재하는 업종이면 반드시 필요한 고용 형태인데,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오래 전부터 일반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가 더 심각하게 사회문제시 되는 이유는 동일한 업무를 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격차가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2배에서 많게는 3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기도 하는데, 이마저도 줄어 들 기미도 없이 계속 더 벌어지고 있으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죠. 아울러, 일부 호텔에서는 이들 비정규직 고용형태 (주로 인턴이나 단기계약직)를 원래 취지와는 달리 오남용하다가 언론의 지면을 더럽힌 적도 더러 있었습니다.


어쨋거나 이 역시 예비 호텔리어의 취업기회를 빼앗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기도 합니다.





호텔에서 이 인건비 문제는 '핫'한 포테이토, 경영층의 오랜 관심사였어요. 인건비를 얼마나 잘 통제하느냐에 따라 이익의 크기가 달라지니까요. 불과 얼마 전까지도 대형 호텔(주로 대기업 계열의)들이 대내외 부정적인 파급을 감수하며 (30개월 분 이상의 기본 급여를 지불하면서) 명예퇴직을 시행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인건비 문제는 날이 갈 수록 심각성을 더하고 있긴 합니다. 호텔 레스토랑의 경우 이익 내는 곳을 찾아 보기 쉽지 않은데, 호텔 밖으로 한 발짝만 나서면 호텔보다 저렴하고 맛은 대충 비슷한 레스토랑들이 발에 채이는 돌맹이 처럼 널렸으니 굳이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 호텔까지 와야 할 필요가 줄어들었지요. 비싼 이유는 대부분 이 인건비에 기인합니다. 


호텔 취업, 절망적인가?


어렵다, 쉽지 않다며 부정적이 말들만 잔뜩 싸질러 놨는데 참 사정이 안습이긴 하지요?! 


하지만 이는 호텔만 겪고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경제는 구조적인 침체에 빠진 듯 한데, 이런 침체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알 수 없어요. 성장 잠재력 또한 이러저러한 이유로 훼손되었으니 우리나라 경제의 미래는 결단코 밝지 않은 듯 합니다. 더군다나, 제조업이 만들어 내던 일자리는 모두 동남아나 중국 등 인건비가 싼 곳으로 옮겨졌잖아요?!


엊그제 본 기사에 따르면 청년 실업율이 1999년 이후 최고 수치라고도 하고,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급여 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는 암울한 기사들이 수시로 지면을 메우더군요.



이미지: http://www.dailymail.co.uk/


하지만 예비 호텔리어 여러분들이 낙담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다행히 새로운 기회들이 샘솟고 있거든요. 신상 호텔들이 시장으로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배경과 시장수급 등을 따지면 달리 볼 면들이 많긴 합니다만 일단 예비 호텔리어들에게는 우호적인 상황이랄까요? 


앞에서도 간단히 언급했습니다만, 주로 특 2급, 업스케일 체급의 호텔들이 최근에 우후죽순 문을 열었거나 앞으로도 문을 열 예정입니다. 객실 300개 내외를 갖춘 이들 호텔들의 인원 규모 (FTE)는 기껏해야 100여 명 내외 (정규직 40~60명)이니 700 ~ 800명 규모의 기성 대형 특급 호텔들에 비해 차이가 좀 있긴 하지요?!


아울러, 이들 호텔들이 채용하는 정규직은 영업장이나 주방 일부를 제외하고는 주로 경력직 형태입니다. 신입 사원을 채용해 현업에 투입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이르기까지 교육훈련 시킬만한 여유가 없거든요. 따라서 공석은 이들 경력직이 빠져나간 다른 호텔들에서 생기게 되겠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취업을 잘 할 수 있을까요?


호텔 취업 잘 하는 방법


그거야 저도 잘 모르죠. 그저 열심히 하는 것???? 늙은 몽돌은 인사 전문가도 아니요, 이미 20년 넘게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니 수시로 듣고 보긴 했습니다만 이 취업 대책에 대해선 다소 무뎌졌습니다. 


'취업 잘 하는 방법', 다음 포스팅에서 읊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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