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라 하니 귀에 익지 않은 용어인가요?
전문 용어로 바로 잡으면.....
'빵집'....
Deli 또는 Delicatessen는 원래 치즈나 조리된 육류, 즉 쏘시지, 쌀라미 등을 판매하는 가게를 의미 했다는데, 호텔에선 대부분 빵집을 이렇게 부릅니다.
으레 그렇듯 영어를 섞어 사용하면 겉멋이 좀 들어 보이긴 하지요?!
이미지: 밀레니엄서울힐튼/실란트로 델리의 도우넛 남상츠 Namssants
그동안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호텔 경영 이야기들을 올렸습니다만 오늘은 마침내 TGIF, 오랜만에 가볍고 유익한 내용을 다뤄 보도록 할까요?! 1년 여 전에 올렸던 절찬 포스팅, 필요한 부분을 손 봐 다시 올리는 일종의 리바이블 버전입니다.
♠♥♣★■
호텔을 자주 드나드는 분들께서야 익히 아실 내용이지만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분들에겐 새로울 수 있습니다. 그동안 늙은 호텔리어의 눈으로 본 호텔 잘 이용하는 법이나 팁 주는 법, 미니바 사용법 등을 간간이 포스팅 해 왔는데, 이런 도우미 정보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정말 '핫' 하더군요. 하지만 자주 올리기엔 왠지 마음 불편합니다.
여하튼, 오늘은 '호텔 잘 이용하는 방법' 중 호텔의 빵집, 델리에 대한 내용을 간단히 간추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특급 호텔의 빵집이라고 동네 빵집과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 호텔 델리 혹은 빵집 ”
각종 빵과 케익, 파이나 쿠키 그리고 초콜렛 등을 판매하고, 햄이나 치즈, take-out 할 수 있는 샐러드, 샌드위치와 커피도 함께 팔고요, 훌륭한 구색의 와인을 갖추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격에서 만큼은 크게 다르지요?! 호텔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합니다만 일반적으로 동네 빵집에 비해 30~50% 내외로 더 비싼 듯 하고요, 제품에 따라 두 배 가까이 비싼 것들도 있더군요. 제가 들러 본 특 2급 호텔의 제품들은 시중과의 가격 차가 그다지 두드러져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밀레니엄서울힐튼 실란트로 델리
거북해 하실 분들도 더러 계시겠지만 이렇게 가격이 비싼 나름의 이유는 당연히 있습니다.
• 일단, 최고급 재료를 엄선해서 사용하고요,
• 빵과 샌드위치, 잘라 판매하는 케익 등 대부분 아이템의 유통기한은 생산 당일이며,
• 당일 미판매분은 모두 버리거나 판매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처분합니다.
베이커리에서 쉐프들이 빵과 케익 굽는 모습을 오며 가며 종종 봅니다만, 사용하는 재료들은 바로 들여 온 생과일 등 아주 신선한 것들입니다. 방부제는 일절 사용하지 않으니 생산 당일에 판매하지 못하면 대부분 폐기 처분하게 되는데, 따지고 보면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에는 판매되지 못해 폐기 처분되는 것들의 비용이 반영되어 있다고 말해도 무리가 없겠군요.
아울러, 호텔리어의 비싼 인건비도 당연히 한몫 하겠지요. 물론 제가 받는 급여도 이들 제품의 가격에 녹아 들어 있습니다.....
동네 곳곳에 있는 프랜차이즈 빵집들의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일부 빵집들의 경우도 호텔과 같이 까다로운 방식으로 생산, 판매하는 곳이 늘고 있긴 하더군요. 이들의 가격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밀레니엄서울힐튼 실란트로 델리
다양한 구색의 와인도 판매합니다. 옛날 그 콧대 높던 시절에 비해 가격도 많이 저렴해 졌으며 프로모션 와인의 경우는 시중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기도 해요.
“ 해피아워 ”
여하튼, 이런 비싼 특급 호텔의 제빵 제품을 그나마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그 이름도 해피한 "해피아워 Happy Hour" 입니다.
간간히 들어 보셨지요? 동네 빵집은 물론이요, 페밀리 레스토랑에서도 어렵잖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호텔의 바에서는 손님 뜸한 이른 저녁시간에 흔히 적용하는 일종의 프로모션이기도 해요.
해피아워/이미지: 밀레니엄서울힐튼 실란트로 델리
호텔로써는 일종의 '울며 겨자 먹기'일 수도 있고, 반대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판매 수단일 수도 있습니다. 생산 당일이 지나면 어쩔 수 없이 폐기 처분해야 하는 신선 제품이니 가격을 낮추어서라도 판매하는 편이 낫지요. 고객의 입장에서는 아무 하자 없는 제품을 다소 늦은 시간이지만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호텔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만, 저녁 8시경 방문하면 30%~50% 할인된 가격으로 호텔 델리 제품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요. 일부 호텔의 경우는 긴 줄을 서기도 한다는데 저 역시 제가 근무하는 호텔에서 종종 경험합니다. 조금 늦게 올라가면 인기 제품들은 다 팔리고 없는 경우가 자주 있더군요.
제가 근무하는 곳의 빵들인데 마치 꽃인 듯 예쁘군요.ㅎ
할인 판매하는 제품의 내용(주로 위 설명된 당일 유효기간의 아이템)이나 할인율 등은 호텔 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이더군요. 주요한 호텔 몇 곳에 전화해서 알아 본 바를 간단히 정리하면,
웨스틴조선 더메나쥬리 The Menagerie: 저녁 8시 부터 30%
그랜드하얏트 델리 The Deli: 저녁 7시 이후 25%, 8시 30분 부터 50%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그랜드 델리 Grand Deli: 레노베이션 후 없앴군요.
밀레니엄서울힐튼 실란트로델리 Cilantro Deli: 저녁 8시 이후 30%, 9시 이후 50%
쉐라톤워커힐 델리 The Deli: 저녁 9시 이후 30%
리츠칼튼 리츠델리 The Ritz Deli: 회원에 한해 저녁 8시 이후 30%~35%
호텔신라 페스트리부띠끄 Pastry Boutique: 해피아워 없음/폐기 또는 푸드뱅크 기부
그랜드앰배서더 델리 저녁 9시 부터 30%, 10시 부터 50%
특 2급 호텔은 위에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만 당연히 비슷한 종류의 할인 이벤트가 있습니다. 아울러, 특 1급 호텔과의 가격 차이는 눈에 띌 정도로 확연해요. 몇 일전 후배의 결혼식 때문에 방문했던 노보텔앰배서더 강남의 경우는 7시에서 10시까지 30% 할인을 적용하고 있던데 케익 등의 가격은 차이가 비교적 큰 편이더군요.
“ 또다른 할인 수단 ”
이런 방법 외에도 호텔의 레스토랑을 이용할 때 할인 혜택을 적용 받을 수 있는 또다른 수단이 있긴 합니다. 호텔을 자주 이용하시는 고객들은 맴버쉽을 취득합니다. 연간 회비는 호텔에 따라 상이 하지만 40~50만원 내외이더군요. 대부분의 식음료 영업장에서 연중 20~30%, 경우에 따라서 50%의 할인 혜택을 적용 받기도 하고요, 객실이나 레스토랑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쿠폰을 덤으로 받기도 합니다.
호텔 이용이 거의 없는 분들이 피치 못하게 호텔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 신용카드 프로모션을 활용하시면 됩니다. 프로모션을 시행하는 신용 카드사가 달라지긴 하지만 1년 365일 항상 있거든요. 일반적으로 10%~15% 정도 할인 받을 수 있으므로 이용하시기 전에 해당 호텔로 꼭 연락하셔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밀레니엄 서울힐튼이 새롭게 선보인 샌드위치와 테이크아웃 커피
가격도 외부의 커피 숖에 비해 그다지 비싸지 않아 티저 아이템 혹은 미끼 상품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종종 말씀드렸습니다만 호텔, 특히 식음료 영업장은 옛날에 비해 문턱이 거의 없다시피 낮아졌어요. 저 같은 애매하게 늙은 세대에게도 여전히 불편한 서비스이고 엄두 내기 쉽지 않은 가격이지만 요즘 밀레니얼 세대는 달리 보더군요.
심리적 혹은 경제적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호텔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듯 하고요, 여름철에는 패키지를 활용해 가족 단위로 호텔에서 짧은 휴가를 보내기도 합니다. 경제적 여력이 옛날 보다 커져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아마도 삶을 보는 시각이 달라 진 때문이겠지요.
"노새 노새 젊어서 노새" 혹은 "아둥 바둥 아껴서 뭐 하나, 유한한 인생 즐기며 살자!" 뭐 그런 거??!
'아침부터 웬 염장질이냐?' 하실 분들껜 대단히 죄송하고요, 혹이라도 위 시간대에 호텔 주변에 계시면 한번 들러서 동네 빵집 가격으로 호텔의 서비스를 경험해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항상 놀면 안되지만, 유한한 인생, 즐길 수 있을 땐 즐기며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TGIF!!!
호텔이야기 편파포스팅, 아래 더보기 단추를 누르시면 더 보실 수 있습니다.
특급호텔 빵집 (델리) 저렴하게 이용하는 법,,,http://lee2062x.tistory.com/652#.VWfkN9LtlHw
Posted by 늙은 호텔리어 몽돌의 호텔이야기 on 2015년 5월 28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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