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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핸드픽트호텔 요모조모/객실 + 한식 레스토랑 나루 + 볼룸


상도동의 동네 호텔 핸드픽트는 인벤토리 43개를 가진 크지 않은 호텔입니다.


하지만 작다고 얕보면 큰 코 다칠 듯 하군요. 객실과 레스토랑 등 그 구성은 아주 알차고 탄탄합니다. 대형 비즈니스 호텔들도 부러워 할 엄선된 것들로 속을 채우고 있어요.



직전의 포스트에서 바로 이어집니다. 핸드픽트호텔의 정체성을 거들떠 보실 수 있으니 읽어 보시기 바라고요. 


동네 호텔의 라이프스타일, 핸드픽트 호텔





가장 작은 객실인 스튜디오 베이직의 사이즈가 6평

요즘 대세인 비즈니스호텔에 비해 크게 차이나진 않지요?

하지만 넓어 보입니다. 



 스튜디오베이직 Studio Basic King

 


장식 등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배제했고요, 

옷장을 없애는 대신 모듈행거를 채용했군요. 




데스크나 체어 등의 퍼니쳐 스타일도 군더더기 없어 보입니다.



스튜디오 프리미어 Studio Premier Twin



노출 콘크리트가 객실의 벽면에도 적용되었고 우든 플로어로 바닥을 마감했는데, 역시 간결미가 돋보이는군요?


하지만 퀄러티는 절충하지 않았습니다. 

꼭 있어야 할 아이템들은 알찬 것들로 준비되어 있어요.





모든 객실에는 헤븐리베드 매트리스를 채용했고요, 

욕실 어매너티 역시 에이솝 Aesop. 

욕실도 비교적 넓은 편인데, 세면대와 거울 등이 꽤 미려해 보이는군요.




재생지 봉투에 넣은 슬리퍼

지속가능한 성장 Sustainability을 추구하는 핸드픽트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부분. 





덤으로 이그제큐티브 스위트

넓은 테라스가 있고, 취사설비도 갖추어져 있군요.


이그제큐티브 스위트/테라스가 있어요.



지하 1층의 공간을 볼룸 Ballroom이라 부르더군요. 

사전적 의미론 무도회장 또는 대연회장인데, 핸드픽트에선 아마도 '여러가지 즐거운 이벤트가 항상 생겨나는 장소'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까요?


핸드픽트호텔 볼룸



핸드픽트의 볼룸 ballroom은 케쥬얼 다이닝, 카페,





핸드픽토호텔 볼룸의 베이커리




불룸엔 꽤 번듯하게 차려둔 피트니스도 같이 있고요,,, 

출입이 폐쇠적이지 않아 레스토랑 고객이 와서 사용해도 되는 듯 보이는군요?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키즈룸


핸드픽트호텔 키즈룸



플라워샾 Flower Shop




그리고 자체 제작했거나 엄선한 아이템들을 판매하는 셀렉트샾 Select Shop 등

볼룸엔 다양한 어메너티가 한데 어우러져 있습니다.





마치 깔끔하게 꾸며진 시장통 같다랄까요? 

아니면, 그야말로 동네 주민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자유롭게 드나들며 놀고 쉬며 먹을 수 있는 동네 회관 같은 분위기?





케쥬얼다이닝에서 맛봤던 메뉴 몇 가지도 소개드릴까요?





위의 것은 볼룸 샐러드인 듯 하고, 

있지만 맛표현에는 그다지 익숙치 않으니 패쓰....





식전빵, 정말 고소합니다.





파스타는 오징어라구 아라비아따? 

MSG나 화학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네요? 하지만 맛은 꽤 좋아요. 


일품 대부분 만원 중반대였으니 가격도 합리적입니다. 


그리고, 핸드픽트 불룸 베이커리의 빵은 정말 맛있어요. 





직전 포스트 ('동네 호텔의 라이프스타일, 핸드픽트 호텔')에서 배경을 설명드렸지만, 동네 호텔 다운 지역밀착형 면모가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식재료 역시 동네 시장, 인근 노량진수산시장 등지에서 소싱한다고 해요. 당장은 물류 환경이 열악해 비중이 크지 않지만 100%를 목표로 차츰 늘려갈 예정이라더군요.



9층의 한식 레스토랑 나루 Naroo



여의도까지 조망할 수 있는 뷰가 훌륭하군요. 

핸드픽트의 나루는 동네주민의 가족모임이나 상견례 장소로도 어필했으면 하는 바램이던데, 고객 반응이 어떤진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주변에서 이만한 베뉴 venue를 찾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나루에서 식사를 하진 않았으니 그 맛을 제대로 평할 순 없는데요, 

맥주와 함께 맛 본 안주 몇가지는 아주 훌륭합니다. 이곳의 쉐프가 궁금할 정도였는데, 후에 여쭈니 렉싱턴에 계셨던 옥동식 쉐프님이랬던가?





차이나와 실버, 커틀리의 퀄러티도 좋고, 플레이팅도 예사롭지 않군요. 

결정적으로, 나루의 가격 역시 아주 합리적이에요. 왠만한 동네 식당의 것보다 약간 비싼 수준이었는데, 그런 이유 때문인지 동네 분들의 왕래가 잦다네요?



9층 나루 입구의 프론트데스크



핸드픽트호텔에서 식음료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50%를 상회한다더군요. 그 구색을 보면 이마저 부족해 보일 정도입니다. 이곳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동네 주민인 듯 했으니 동네 호텔로써의 바램은 이미 충족되고 있는 듯 보여요. 앞으로도 F&B의 잠재력은 아주 커 보입니다.


객실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성공 관건이 될텐데, 이곳으로 오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는 크지 않을 듯 하고, 로컬 수요를 어떻게 발굴해 낼 수 있을까요? Occupancy는 60% 내외라 했으니 개관 시점과 입지를 고려하면 꽤 선방하고 있는겁니다. 





상도동 동네 매력이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고, F&B 뿐만 아니라 객실 영업 또한 본궤도에 오르려면 호텔만이 아니라 주민과 지자체와의 노력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쉬운 일도 아닐 뿐더러 시간도 엄청 걸릴 일이지요. 


핸드픽트 호텔은 서둘지 않을 작정이라더군요. '응답하라 1994' 같은 드라마에 나오면 원샷에 해결될 문제이긴 합니다만, 김성호 대표께서는 이런 마케팅 수단에 의지하며 요란한 포장으로 대중의 이목을 인위적으로 유혹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지요?  


그러거나 말거나, 동네 호텔 핸트픽트는 오늘도 뭔가를 열심히 궁리하고 있는 듯 보이더군요. 일전에 희안한 사진을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올렸죠? 벌통을 루프탑에 들여 놓고 꿀벌을 치는 사진이었는데, 저도 흥미로운 공부를 하며 포스트를 쓴 적이 있었습니다. 


관련글: 호텔에서 꿀벌을 기르는 이유 Beekeeping Hotels



핸드픽트 호텔 옥상의 벌통



늙은 몽돌은 핸드픽트의 성장과 약속을 계속 지켜볼 예정이고요, 일단 9월에 꿀부터 따는 걸 봐야겠어요...



세렌디피티 serendipity, 우연히 발견한 소중한 것...

핸드픽트의 매력이 더욱 알차게 영글고, 그리고 대중의 눈에 발견되어 소중한 것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그 때까지 부디 시간에 굴복하지 않길 희망합니다. 



참고로, 이 포스트는 호텔 각 분야에 근무하는 젊은 분들이 모여 다양한 관심사를 이야기하는 Credative Hotel & Design, TALK 5월 모임에 참여해 같이 보고 느낀 바를 글로 옮긴 것입니다. 자격을 따지지 않아요. 관심있는 젊은 호텔리어 분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해 같이 보고 느끼며 배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