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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꽃게 오래 두고 먹는 법

몽돌의 고향은 경상남도 남해,

지금에나 관광지로 알려져 많은 사람이 오고 가지만, 제 어릴적엔 그야말로 낙도 오지였죠.

 

외진 섬이니 풍부한 물산은 오로지 해물이었습니다어릴적 기억으로도, 잘 사나 그렇지 못하나, 밥상엔 의례히 생선 요리들이 두엇 올라왔으며, 저녁 마실을 나가도 생선회 등이 술상에서 빠지진 않았어.

 

개불이나 전어 등은 90년대 초반만 해도 도회 사람들은 알지도 못했던, 갯가 사람들만 먹던 해산물이었습니다만 요즘은 도회로 다 내 보내니 산지가격도 그다지 싸지 않더군요.


꽃게도 제철이면 어머니께서 자주 해 주셨는데, 찜으로도 먹기도 했지만, 주로 찌개로 먹었습니다다른 곳과는 달리 간장게장 등 염장으로는 잘 먹지 않았는데 아마도, 해산물이 풍족하니 굳이 염장으로 오래 보관하며 먹어야 할 필요가 없었던 때문일까요? 

 

꽃게는 아이들도 아주 좋아 하는데, 5월 즈음의 산란철과 요맘 때가 제철이고 여름이나 한겨울엔 쉽게 먹진 못하지요?! 냉동이 흔하긴 하지만 맛도 그렇고 옛날 납사건 등도 있었던 터라 거의 사 먹진 않습니다.

 

하지만 간장게장 등은 잘 먹지 않으니 다른 방법으로 준비해 오래 두고 먹게 됩니다고향 어머니께서 하시는 방법입니다만 이젠 아이들을 위해 제 손을 부리게 되네요왠만한 분들께서는 이미 아시는 방법일 듯 합니다만 호텔이야기 포스팅도 딱딱하고,, 겸사겸사 올려 봅니다.



세탁물을 찾으려 동네 마트를 갔는데 펄펄 뛰는 활꽃게를 봤네요?

그렇지 않아도 마음 먹고 있었거든요.

 

떡 본김에 제사를 지냅니다 3.5kg 정도의 양인데 kg 11,000원 정도이니 아주 싸지도 그렇다고 비싸지도 않은 가격입니다.

 

요즘은 산란철이 아니라 암게보다는 숫게가 살이 여물고 좋다고 합니다. 좌측편의 배꼽 삼각형 부분이 검은 놈이 암게, 하얗고 갸름한 모양을 가진 놈이 숫게입니다. 



솔로 잘 씻고요,

쓸모없는 다리의 끝 부분, 그리고 날카로운 부분들은 잘라 내고... 가위를 사용하면 편합니다껍딱지를 벗깁니다. 입부분을 왼손으로 잡고 오른손으로 딱지를 잡아 올리면....




날까로운 부분이 많아 장갑을 씻어 꼈습니다만 전문가적 필이 다 죽었네요.

사진 찍을 땐 벗을 걸.....



사이즈가 좋길래 암놈을 두어마리 섞었는데, 알은 제법 보이지만 살이 아주 여물진 않더군요.

양쪽 옆의 지느러미 부분과 아랫쪽 아가미 부분은 떼어 냅니다.



내장입니다.

저도 제일 좋아 하는 부분인데 작은 숟가락으로 구석구석 잘 긁어 내 용기에 담습니다입 부분에 모래주머니(조그만 풍선모양)이 있는데 이것도 버립니다. 잘 터지진 않아요.



손질하고 반으로 잘라서 용기에 차곡차곡 담습니다.

두 개 정도의 분량이 나오는군요.



냉동실로 넣고요, 

양이 그다지 많진 않군요. 4, 5개월 먹을 수 있으려나??ㅎ



옆지기가 바로 요리를 했습니다.



요렇게............

간단하지만 꽃게 살도 발라내 맛보면서 오래 먹을 수 있습니다.


몽돌은 요리를 잘 하지도 못하고, 그리고 자주 하는 편도 아니고요, 옆지기 출장 때나 마지 못해 아이들을 위해 이것저것 찾아 보며 간단한 음식을 준비하곤 합니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면 곧잘 하걸랑요?!

진정한 솜씨를 속으로 갈무리하고 있다 해야 할까요?

들키면 자주 하게 될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