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신랑 갑돌이 에릭스완슨과 전수경씨의 결혼을 축하하러 온 싱가폴 본사의 사절입니다.
관련글: 전수경-에릭스완슨 결혼하는 날 풍경, 그리고 연예인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요, 관광차 한 두차례 이미 다녀 갔었더랬습니다.
이 분들은 민간 외교관이나 다름 없습니다. 열렬한 한류팬이거든요......
늙은 몽돌이 듣도 보도 못한 드라마와 연예인의 이름들을 줄줄이 꿰고 있더군요.
3박 4일을 머물다 갔는데, 축하사절은 그야말로 핑계, 오로지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듯 했습니다.
지치는 기색 하나 없이 잘 먹고, 잘 놀고....
서울 요지를 두루 다녔더랬는데 그 바람에 이 분들을 돌본 중늙은 호텔리어의 고생이 많았네요.
주말 동안 이태원과 인사동, 홍대 등 여러 곳을 돌아 다녔다고 하더군요.
저와 늙은 호텔리어 몇은 결혼식 하루 전날, 지난 일요일에 만났습니다.
장소는 사전에 봐 두었더랬지요.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섞여 아름답게 공존하는 곳,,,
서촌
얼마 전 방문했던 서촌 전대감댁을 염두해 뒀었고, 혹 하는 마음으로 인터넷을 검색하고 있었는데
올????
제 관심을 한 눈에 사로잡는 외관이 눈에 띄네요?!
미련없이 급선회합니다..
고기의 잔치
서촌 골목엔 여러 번 왔습니다만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아랫쪽에도 좋은 곳이 차고 넘치니 여기까지 올라 올 필요가 없었거든요.
참 예쁘지요?
서촌의 다른 곳이 그렇듯 내부는 그다지 넓지 않고요, 서촌의 다른 곳이 또 그렇듯 오래된 한옥을 개조한 듯 한데 오래 되어서 비로소 생기는 운치를 그대로 살렸군요.
대로변의 '서촌 제일의 초밥집을 꿈꾸는' 효자동초밥도 딱 이런 식이던데 개인적으로 참 따뜻하게 느끼는 디자인컨셉입니다.
어릴 적 자주 갔던 외할아버지 집의 천정이 이랬거든요.
하얀색 회벽에 고스란히 노출된 울퉁불퉁 서까래, 먼지가 내려 앉은 변색된 애자와 전선...
싱가폴 분들이 우리가 옛것에 부여하는 그런 정서를 이해할리는 없겠지요. 하지만 서촌 골목 자체가 그렇듯 과거와 현재가 혼재해 빚어내는 아름다움, 인종을 불문하고 미묘한 정감을 자아냅니다.
이 곳의 아이콘, 무쇠주물 팬....
1000년의 역사를 가진 궁중조리기구라고 설명했더군요.
꽤 투박한 멋도 있는데 고기는 타지 않았습니다.
종종 다니는 다른 곳과 비교해도 가격은 합리적입니다.
런치세트도 꽤 매력적으로 보이더군요.
저희는 등심과 우삼겹을 주문했는데 고기도 나름 괜찮습니다.
등심은 요즘 유행하는 드라이에이징으로 숙성시켰다는데 아주 부드웠지만 한우의 그 달라붙는 맛은 없더군요.
상차림도 나쁘지 않고요,,
김치와 순두부 등 몇 종류만 번잡스럽지 않게 놋쇠 찬기에 담아 내었는데 꽤 정갈합니다.
전채 형식으로 낸 묵사발도 전 아주 좋았는데 싱가폴 분들도 잘 드시더군요.
예약 때 확인을 하고 와인을 가져갔습니다.
코키지 차지 (Corkage Charge: 외부에서 주류를 반입할 때 따로 붙이는 서비스 비용)는 없다네요?
무려 여섯 병이나...
뒤에 알게된 사실입니다만 한 병까지만 그렇고 나머진 병당 만원이라고.... 어쩐지..
제이부숑 J. Bouchon (홀리오부숑 샤르도네/카베르네 쇼비뇽) ...
호텔에서 하우스 와인으로 사용하는 비교적 저렴한 칠레산 와인인데 맛은 좋습니다.
손이 보이지 않도록 열심히 구워 주십니다.
동네 고깃집과는 달리 직원들이 다 구워주던데 훌륭한 서비스....ㅎ
하지만 사장님은 적잖이 까칠하십니다..ㅋ
후식으로 먹었던 김치말이 쌀면...
제겐 너무 달더군요.
제가 맛집을 방문하고 이토록 절찬한 적은 없었던 듯 하군요.
여기 좋습니다.
연인들끼리의 데이트 쓰임새에도 훌륭하지만 외국인이나 중요한 고객 접대 자리로도 손색이 없어 보이는군요. 아쉬운 건 별실 (PDR) 공간이 없다는 점.....
어쩌면 이질적인 과거와 현재가 혼잡하게 섞여 생소한 멋을 자아내는 서촌의 환경..
최근 떠오르고 있는 핫스팟이니 골목에 넘치는 사람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늙은 호텔리어가 추천합니다.
고기의 잔치 좌표: 종로구 자하문로 1길 49번지
고기의 잔치 찾아가는 방법: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 2번 출구
서촌(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도보 5분
고기의 잔치 주차장: 없음/공휴일 자하문로 갓길 주차 가능
고기의 잔치 영업시간: 휴무일 없이 11:30 부터 손님 나갈 때까지
호텔이야기 편파포스팅, 아래 단추를 누르시면 더 보실 수 있습니다.
'늙은 호텔리어의 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판교 됐소? 좋소!! 꽤 괜찮은 고기집 [늙은 호텔리어의 맛집] (9) | 2014.12.23 |
---|---|
[늙은 호텔리어의 단골집] 충무로 부산복집/격이 다른 튀김, 복튀김 (31) | 2014.11.10 |
남산 그 곳을 가다, 남산산채집 [남산맛집/남산공원, 서울타워 맛집] (0) | 2014.10.29 |
북창동 한국관, 플라자호텔의 중늙은 호텔리어가 추천한 맛집 [북창동맛집/서울시청맛집] (10) | 2014.10.21 |
싱가폴 한류펜이 가고 싶었던 드라마 속 빨간 텐트..../종로 3가 포장마차촌 (10) | 2014.10.06 |
어머니와 보리굴비..... 보리굴비정식 만석궁 [홍제동 맛집] (13) | 2014.09.11 |
[늙은 호텔리어의 맛집] 30년 대물림 시어머니 비법, 남대문시장 뚝배기 갈치조림 왕성식당 (7) | 2014.09.06 |
[홍제동 맛집] 인왕시장 원조국수, 킹왕짱 강추 극찬 맛집~ㅋ (10) | 2014.08.23 |
서대문 아미산, 나름 괜찮은 중식당 [서대문 홍제동/연희동 맛집] (13) | 2014.08.19 |
[서촌/체부동 맛집] 생생정보통 옛날국수 맛집 (10) | 2014.07.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