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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텔리어의 맛집

[늙은 호텔리어의 맛집] 30년 대물림 시어머니 비법, 남대문시장 뚝배기 갈치조림 왕성식당




오늘 구내식당의 점심 메뉴는 카레라이스..

음식을 가리진 않습니다만 아무래도 꼰대 식성이라 그다지 반겨하는 메뉴는 아닙니다.


사무실을 나선 늙은 호텔리어들은 복도에서 금새 의견을 통일합니다.




남대문시장 갈치조림식당 골목

길고 좁은 골목의 양쪽엔 십여 곳 식당들이 좁은 어깨를 맞대어 있습니다.

수시로 메스컴을 타며 우리나라 사람에겐 물론이요, 외국 관광객에게도 꽤나 알려진 곳..







점심 즈음이면 의례히 종착이 다른 긴 줄이 곳곳에 생기는 곳이지만 오늘은 의욉니다?!

경기의 영향일까요, 아니면 메스컴의 약발이 다 떨어진 것일까요?

그래도 식당 내부엔 사람들로 가득찼군요.



오늘은 왕성식당으로...

일본TV에 소개된 집이라며 큼지막한 배너를 달았습니다만 더이상 맛집을 증거하는 수단이 아닙니다.





이 골목의 식당들은 종목을 막론하고 어디엔가 소개된 곳들...

차라리 식당 한구석에 초라하게 붙은, 누렇게 변색된 십수년 전의 신문 소개글에 더 신뢰가 가는군요.





회사와 가까워 이곳 갈치조림식당 골목엔 종종 나오는 편입니다만 왕성식당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맛을 기대하진 않아요.

같은 메뉴, 구별되지 않는 맛....




갈치조림에 계란찜이 붙어 나오고,

곁음식으로 열무가 주로 섞인 김치와 김, 그리고 굴비구이가 깔립니다.

다른 곳도 그랬습니다만 김치는 항상 기대 이하, 굴비의 선도는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시골에서 먹던 맛의 김이 그나마 아쉬움을 달래는군요.




메인디쉬 갈치조림...

뜨거운 돌냄비와 그 주변으로 끓어 넘쳐난 양념들이 오히려 미각을 자극하는군요.







갈치는 국산, 냉동이라면 이런 고소한 맛을 낼 수 없습니다.

시어머니로부터 대물림한 30년 내공이라는데 그 때문만은 아닌 듯 합니다. 갈치조림골목 식당의 것들이 대부분 비슷한 맛이거든요.

개인적으론 매운 청양초가 송송 얹혀야 더 자극적이고 맛있게 느껴집니다.




언뜻 구색은 다양해 보이지만 다른 음식을 주문하는 손님을 보진 못했습니다.

갈치조림 2인분 16000원..

저렴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비싸지도 않은 가격..

밥은 시키는대로 줍니다.



식당은 좁고, 네명이 앉는 테이블도, 그리고 의자도 아주 작지만

넓고 좁음에 상관없이 이 골목 식당들은 모두 동일한 걸 사용하더군요.

맛있는 걸 먹으려면 이 정도 불편은 당연히 감수해야 하지요?!


맛으로도 먹지만, 나들이 삼아 들리기도 하는 곳

이 적당한 불편이 가끔씩은 꼭 생각납니다.




 

남대문쪽 남대문시장 초입에 카페 (모모커피? 모모카페??)가 새로 생겼던데 

커피와 생맥주를 주로 판매하는 곳이더군요..

외양으로는 딱 좌판을 두른 카페인데, 시장통이어서 그랬을까요? 

왠지 포장마차인 듯 부담이 느껴지지 않고 편합니다.




앉아 오가는 관광객을 구경하는 재미가 의외로 쏠쏠한데, 번잡하고 바쁜 시장통 안의 이런 쉴 곳...

아이디어가 정말 탐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