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더 팔래스 호텔이 인터네셔널 명찰을 달았군요.
스타우드 Starwood의 어퍼업스테일 upper-upscale 브랜드, 쉐라톤 Sheraton 입니다.
작년 말 부터 정보가 새어 나오긴 했습니다만 더 팔래스 The Palace Seoul의 쉐라톤 프랜차이징 뉴스는 오늘 오전에 공식적인 지면에 오른, 비교적 '핫'한 이슈입니다. 더플라자의 컨버젼과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생각해 볼 만한 의미들을 지니고 있어요.
이 브랜드 컨버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앞으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머리에 당장 떠오른 것들 위주로 간단한 썰 하나를 급조해 볼까요?
이미지에 호텔아비아 기사 링크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마 2, 3개월 전부터 알고 있었을 내용이고요, 그렇다고 더팔래스가 오랜 기간 동안 심사숙고해 쉐라톤으로의 브랜드 컨버젼 brand conversion을 추진한 건 아닌 듯 보였어요. 시장 상황이 꽤 급변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이미 몇차례 포스트로 소개드렸지만, 몇 개 국내 특급 호텔들이 최근 브랜드 컨버젼을 끝내었거나 혹은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 의미에 대해선 아래 링크의 내용을 참고하시고요,
브랜드의 향방/눈여겨 봐야 할 2016년 국내 호텔산업 동향
이미지: 더팔래스호텔
더팔래스가 스타우드의 쉐라톤 명찰을 달게 되면서 그 양상에 관계없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곳이 따로 있습니다.
짐작하다시피 쉐라톤 명찰을 이미 달고 있던 광장동의 쉐라톤 그랜드워커힐인데요, 그 영향이란 주로 SPG 로열티 프로그램 맴버가 행사하는 객실점유율 기여도입니다. 입지의 영향도 적잖게 작용하고, 스타우드 포트폴리오 내 다른 스케일 호텔들의 존재 여부 등 복잡한 변수들도 함께 작용하니 그 정도를 말하긴 조심스럽군요. 하지만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워커힐이 향후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관심 있게 지켜 보시기 바랍니다. 지인들로부터, 그리고 이곳 저곳에서 줏어 들은 바가 있긴 합니다만 포스트에 노출시키긴 부담스러우니 일단 패쓰하고요…
이미지: 쉐라톤 그랜드워커힐
일반적으로 브랜드를 도입하는 오너는 체인과의 계약에서 동일 브랜드가 경쟁시장 내 중복 진출하는 걸 방지하는 조항을 넣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팽창하며 우후죽순 대형 인터네셔널 브랜드들이 진입하기 시작한 최근에는 거의 사문화된 듯 보이는군요. 혹은 계약이 규정한 ‘경쟁시장’의 definition을 축소해 반영할 수도 있습니다. 호텔 몇 없던 초창기엔 아예 ‘서울’ 등과 같이 대도시 단위였어요.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모募 체인에서 이 조항을 어겨 패널티를 부담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훨씬 더 심각한 변수가 최근에 느닷없이 발생했습니다.
이미 몇 차례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소개해 드린 메리어트의 스타우드 인수합병인데, 여러가지 민감한 이슈들을 내포하고 있어요.
관련글: 스타우드 - 메리어트 인수합병, 조금 더 긴 해설과 분석
이 인수 건은 두 대형 호텔 그룹의 로열티 프로그램 통합과 30개 브랜드 (특히 성격이 겹치는, 비슷한 스케일의)의 통폐합 문제 등 만만치 않은 후속 작업들이 남겨 두고 있어요.
그 중 조만간 핫이슈로 부상할 부분이, 두 호텔 그룹이 통합되면서 경쟁 시장 내에서 그동안 너죽고 나살자, 피터지게 싸워 오다 졸지에 친족 관계가 된 호텔들입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철천지 웬수나 진배없던 사이, 느닷없이 가족 코스프레 하며 로열티 프로그램의 맴버를 나눠 먹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으니까요.
재벌 창업자의 3세, 4세 경영인들이 형제 자매 핏줄에 연연하지 않고 돈만 쫓아 의절하는 건 새삼스런 일이 아니잖아요? 돈 앞에선 가족이고 뭐고 필요 없는 것이더군요. 더군다나, 위 호텔들은 피를 나눈 사이도 아닙니다.
불만이 없을 수 없겠죠. 맴버쉽 풀이 그만큼 확대되긴 했지만 일단 나눠 먹어야 하고요, 예민한 고객들은 스케일과 성격, 개인적인 취향 등을 따지며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SPG 최상위 티어에서는 그런 움직임이 심심찮게 노출되고 있고, 하얏트와 힐튼은 이들을 빼오기 위한 타깃 마케팅 (SM status matching)을 시전하기도 하더군요)
대표적인 예로, 최근 메리어트의 소프트브랜드 오토그라프 컬렉션을 단 더플라자와 느닷없이 같은 족보에 이름을 올린 스타우드의 웨스틴조선… 이들 두 호텔 간 이격 거리는 한 10m에 불과합니다.
더플라자는 아마도 메리어트의 스타우드 인수 이슈를 인지하지 못한 시점에 발을 뺄 수 없을 정도로 계약이 진행되었을 수도 있어요. 앞으로 다른 변수가 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의 사정만 놓고 보면 더플라자에겐 좀 황당한 상황이랄까요? 상황을 보는 시각에 따라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긴 합니다.
메리어트 리워드와 SPG 통합에 소요되는 기간은 아마도 약 2년 쯤 되려나요? 이 과도기가 종료되고, 해당 호텔들이 적절한 대안을 찾지 못하면 문제는 본격화될 수도 있어요.
이와는 별개로, 웨스틴조선은 다소 다른 대안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두 골리앗 간 합병 건 외에도 웨스틴조선의 미래를 좌우할 더 중대한 변수들이 작용하고 있거든요. 포시즌스의 시장 진입으로 상위 믹스 중 일부가 이탈하며 무시할 수 없는 정도의 영향을 받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조선호텔은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시장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어요.
그나저나 스타우드의 확장력은 메리어트에 버금갈 정도이군요. 와중에 힐튼은 2년 내 들어 올 부산 힐튼 (동부 부산의 랜드마크호텔, 부산 힐튼 Hilton Busan)을 제외하면 완전 소외된 안습 모양새이고요, 홀리데이 인을 수도권과 지방에 런칭한 IHG 역시 크게 달라 보이는 처지는 아닌 듯 하군요. 하얏트야 이들에 비하면 워낙 왜소한 덩치라..…
시장 상황은 꽤 복잡한 양상을 띄며 급한 페이스로 전개되고 있군요. 꽤 흥미롭지만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심정은 아닙니다. 직접적으로 관련된 호텔리어들은 스트레스 만빵, 고난의 날들을 보내고 있겠지만 큰 그림에서 보면 시장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의 하나입니다. 이 과정을 부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많이 배우고 공부하고 그리고 준비할 수 있길…
오늘은 기사를 보고 생각나는 바를 간단히 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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