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강남좌파 그리고 달동네우파

 

 

강남 좌파와 달동네 우파

<작년 제가 있는 카페에 올라왔던, 좋아하는 분의 글인데 블로그에 업어와서 가끔씩 읽습니다.

<대선이 끝난 지금 다시보니 더욱 의미심장 하네요.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어 다시 한번 적어봅니다.

<조금 길지만 끝까지 읽어 보세요. 나름 재미도 있습니다.

 

 

 

1.

 

강아지 두 마리와 실험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오른발을 사람 손에 올려 놓게 훈련을 시키는 과정에서

과제를 수행할 때마다 비스킷을 한 개씩 보상으로 지급했죠.

시간이 차차 흐름에 따라

한 마리에게만 오른발을 올려놓는 동작에 대해 비스킷을 두개, 세게….늘려서 주고

다른 한 마리에게는 계속 똑같이 비스킷 한 개만 지급했습니다.

결국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후,

단지 똑 같은 동작(노동)’을 하는 두 마리의 강아지 중

한 마리는 비스킷을 일곱 개씩 받고

다른 한 마리는 겨우 한 개만을 받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변화가 나타납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비스킷 한 개만 받던 강아지가 거부(파업)’을 한 것이 아니라,

비스킷을 일곱 개 받던 강아지가 갑자기 실험자의 비스킷을 거부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실험자의 요구에 따라, 오른발을 올려 놓지도 않고

비스킷을 받아 먹지 않고 고개를 돌려 외면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2.

 

이 실험은 강아지 뿐 아니라, 침팬지에게서 동일하게 보고되었습니다.

사회를 이루고 사는 동물들은

기본적으로 공동체에 대한 배려를 의무적으로 갖고 태어나거나 학습 받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비슷한 공로에도 불구하고 남보다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거나 과하게 소유하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회로가 내재돼 있다는 것이죠.

이런 실험은

워렌 버핏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나

강남 좌파 현상을 설명하는데 훌륭하게 쓰여집니다.

우리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것은

강남 좌파의 존재가 아니라,

달동네 우파들의 존재입니다.

 

 

 

3.

 

지지리도 못 사는 사람들이 이상하게도 보수 우파의 여당에 몰표를 줍니다.

단지 나이를 먹었다는 이유로 보수 우파를 지지하기도 하고요.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영국의 노동자들 역시

자신들의 권익을 가장 앞장 서서 지켜주던 노동당을 배신하고

철의 여인 마가렛 쌔처를 지지했습니다.

따라서 저 개인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달동네 우파들의 존재를

조중동의 세뇌 작업이나

학력의 짦음,

혹은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가중되는 레드컴플렉스 등에만 의존해

해석하려는 모든 시도들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4.

 

저는 달동네 우파든 강남 좌파든

인간은 모두 자존심에 의거해 행동한다고 추정합니다.

침을 맞으러 오는

빈한하고 남루한, 하루하루 살기가 버거운 환자를 봅니다.

그들은 대부분 여당을 지지합니다.

곽노현을 거품을 물며 욕하고

무상 급식을 악마의 선물로 인식하죠.

일대 일로 만나는 모습에서 그들에게는 특이하게도 전혀 과도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연세가 그리 많으신데도 젊은 원장들에게 공손하시고

침 맞고 나면 자신의 자리를 치우고 일어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들이 분노할 때는 오직

정치적 이야기가 나왔을 때 뿐입니다.

 

 

 

5.

 

일생을 억눌려 살았던 사람들에게

정치 상황은 유일하게 자존심을 펼 수 있는 시공입니다.

때문에 이왕이면 여당을 지지하며 마음껏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평생을 소수로 살아와야 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그들은 거의 유일하게

정치에서만큼은 허구적이나마 다수쪽에 서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에게 남는 과제는

그들을 어떻게 스스로 다수라고 인식하게 하느냐,

그들의 자존심을 지켜주면서 어떻게 사회가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투표하게 하느냐일 것입니다.

 

 

사랑과 관심?

어렵지만 영원한 해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