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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불황을 대하는 젊은 호텔리어의 자세


아직도 한참 멀었습니다....


늙은 몽돌이 연공서열 덕택에 간부직 명찰을 달고 깐죽거리고 있긴 합니다만 아직도 한참 멀었다고요.

 

  

차가운 경기가 호텔이라고 비켜 가진 않습니다.

 

영업장에 고객보다 직원이 많다는 직원들의 수근거림을 종종 들을 정도로 호텔은 근년엔 보기 드문, 힘겨운 상황을 마딱트렸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지금이 초입이라는 점입니다. 일부 매체에서는,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상승 기미를 옅보고 있다며 설레발을 치기도 하던데 한마디로 어림없는 소리입니다. 중산서민 몽돌이 체감하는 실물 경기는 앞으로도 한참 더 차가울 것으로 보여요.

이미지 출저: 구글이미지

 

 

호텔은 작년 초 경부터 성격이 다소 복잡한 불황에 빠졌는데,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호텔의 식음료 상품은 내국 경기에 대체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양코쟁이 베블린은, 과시사치소비의 경우 경기 영향이 없다고 떠벌렸습니다만, 그 이론이 아직도 유효하다면 호텔 상품은 더 이상 과시소비의 대상이 아니어야 합니다. 그 호화롭던 호텔의 웨딩도 요즘은 자주 보기 쉽지 않거든요 (당연히 호텔마다 온도차는 있습니다).



객실 부문의 경우는 달리 볼 면들이 다소 있습니다. 내국 경기상황 보다는 다른 변수들에 의해 들썩이는데, 예를 들어, 북핵 문제나 일본과의 정치사회적 변수, 환율문제 등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작년 말까지 명동 길바닥에서 Jap을 보기 쉽지 않다는 기사들이 심심찮게 지면을 오르내렸습니다만 요즘엔 이마저도 공들여야 찾아 볼 수 있더군요. 이미 식상해져서 새삼스럽지 않거든요....


얕게라도 생각해 보면, 일본보다 더 비싼 물가, 볼거리도 소박한 한국에 누가 여행 나오겠습니까~ 더군다나 GH와 나쁜 아베가 연일 현피 뜨고 있는 마당입니다. 아울러, 너나 할 것 없이 짓기 시작했던 신규 호텔들이 우후죽순 시장에 새롭게 공급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상세히 다뤄 보도록 하고요~

 

 

호텔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채용하는 수단은 아주 단순합니다. 그저 아끼는 것이지요. 그래 봐야 호주머니 쌈짓돈 수준, 호텔마다 차이가 있긴 하겠습니다만 워낙 아껴 쓰는데 이력이 나 있거든요. 

 

위기가 지속되면 극단적인 해법이 테이블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오너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호텔들에서 어렵지 않게 그 전례를 찾아 볼 수 있는데, 그런 날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여하튼, 요즘엔 마케팅 미팅에, 원가절감 대책회의며 미팅이 더욱 잦아졌는데, 최근에 아주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게 있습니다. 문제를 바라 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최고 경영층의 시야는 가끔씩 놀라울 지경입니다. 그릇이 사람을 만든다고도 했고 제 그릇도 작지 않다고 생각해 왔습니다만...  서두에 뜬금없이 적었듯, 늙은 호텔리어 몽돌은 아직도 한참 멀었어요.

 

 

최고경영층과 일반 직원 (간부직을 포함)의 생각 차이는 의외로 커 보입니다. 위기에 대해 느끼는 크기도 다를 뿐더러, 그 위기를 대하는 마음 자세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호텔처럼, 그동안 큰 조직적인 변화도 없었고 평균 근속년수도 동종업계 중 가장 긴 편에 속한 안정적인 곳은 더더욱 그러합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우리는 메너리즘에 빠졌습니다.

 

경영층의 고민은 일반 직원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는 듯 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겠지요. 조직에 대한 로열티, 회사로 부터 받는 금전적 반대급부, 그리고 사내 위치에 따른 절박함 또는 상대적 박탈감이 작용할 수도 있겠고.... 

 

 

출처; 유질랜드 블로그 http://blog.daum.net/youzealand 훌륭한 사진을 빌려 주신 패트릭님께 감사드립니다.

 

  

'회사의 발전이 곧 나의 발전이다' 라는 철 한참 지난, 그야말로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고 싶진 않습니다. 회사도 그렇지만 직원도 요즘은 그렇게 순진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회사의 운명과 그 곳에 몸 담고 있는 직원의 운명엔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을 부인할 순 없습니다. 기가 길어지면 어쩔 수 없이 직원에게도 악영향이 미치게 됩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대해, 우리는 달리 생각해야 할 시점에 마침내 다다른 듯 합니다. 

관행적으로 반복해 왔던 평소의 절차들을 의심해야 하며,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아야 합니다. 

오늘의 이 포스팅이 한번쯤은 여러분의 현재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좋겠어요.

 

아울러, 젊은 호텔리어 여러분께서는 

그 따분한 일상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선배들의 나태한 모습을 절대 닮아서는 안됩니다. 

마음속으로라도, 기존의 절차들을 항상 의심하고 개선을 고민하며 변화를 예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노력이자 스스로가 옳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첩경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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