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미친 놈의 미치지 않은 이야기, 미친 연극 시크릿/대학로 연극 시크릿




배우인 듯한 이가 공연장 예절에 대해 유머러스하게 안내한다

이어서 분위기를 띄우는 질문과 선물공세…

시작부터 흥겹고스스럼 없으며 자연스럽다.


연극 시크릿의 장점 중 하나는 관객과의 호흡이다

대놓고 부추긴다관객의 호응에 따라 연극이 달라진다고…




정신병원, 그리고 네 명의 인물

 

실연으로 미친 놈 이광남

또다른 미친 놈 장성만

푼수 간호사 진선미,

그리고 정신병원에 새로 온 의사 서인영






막이 오르자 배우들이 느닷없이 관객 몇에게 역할을 부여한다

비서실장, 국방부 장관, 장성만의 사랑 봉선이…

엉겁결에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가장 앞 줄의 왈가닥 여성 관객, 배우의 절친으로 의심될 정도로 적극적이고 목소리도 우렁찼는데 관객의 이목을 자연스럽게 무대안으로 끌어 간다.


물론 녹봉도 받는다

종로의 ‘미엘 주얼리’ 상품권, 코리아나의 피부관리 이용권, 옆 카페에서 이용 가능 한 케잌 쿠폰…. 

같이 갔던 후배도 봉선이 역할로 상품권을 받았다. 사무실에선 그렇게 얌전하더니….. 



요 귀요미들....ㅎ


 

미친 놈 이광남의 사연이 밝혀지는 순간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스스로를 국회의원이라 했다가, 경제부 장관이라고 했다가, 급기야는 대통령이라고도 하며 정신병원의 병실에서 갖은 쇼를 벌이는 이광남… 

단순히 정신병자의 미친 놀이로 보이지만 그의 숨겨진 아픔에 연유한다. 흔해 빠진, 시덥잖은 능력으로 여친을 힘쎈 놈에게 빼앗기고, 그리고 이별을 통보 받는 전화로 맹세한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될게, 국회의원도 되고, 대통령도 될게......”





전혀 생경하지 않다. 우리에게 이광남은, 어쩌면 익숙할 수도 있는 인물이다. 

더러는 실연이나 박탈감으로, 혹은 가진 부富나 권력으로 갑질하는 사람들의 낯 뜨거운 행각을 보며 분노하고, 좌절하고, 급기야 미쳐 가는....... 


모든 현상에는 이유가 존재하 듯, 미친 놈 이광남의 행동 또한 숨겨진 이유, 그의 secret으로부터 발현한다. 우리들 누구나 상처 하나 둘 쯤은 안고 살아 간다. 저마다 나름의 비밀과 나름의 아픔이 있기 마련이고, 이러한 아픔으로 인해 우리 모두는 크고 작은 ‘미친 짓’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미친 연극, '미친 사람들의 미치지 않은 이야기'라는 연극 소갯말의 의미가 비로소 다가온다. 



시크릿은 다소 진부해 보이는 소재로 우리 삶에게 다시 질문한다. 우리가 진정 행복하게 살아 가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다른 사람이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가족과 주변의 시선을 아랑곳 않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관객은 40명 남짓, 20대 커플부터 군인, 그리고 아이를 동반한 가족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는데 엄마 아빠를 따라 온 초등생의 예쁜 웃음 소리가 귀를 기분 좋게 자극한다. 아이들과 가볍게 볼 연극을 찾는 부모님이라면 시크릿도 추천할 만하다. 





1시간 15분 , 길지 않은 러닝타임이 더 좋다. 공연시간도 1~6회까지 다양한 시간대를 골라 즐길 수 있으니 혜화의 많고 많은 맛집 중 하나를 골라,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가도 좋겠다. 


 

Feat by HY/JE & BR

http://www.playdb.co.kr/playdb/playdbDetail.asp?sReqPlayno=9954&tab=2



 


시크릿, 탑아트홀 찾아가는 방법

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출구, 도보로 5-1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