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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르네상스서울 호텔 매각, 직원들은 어떡하라고?

 

 

호텔리어의 눈으로 본 호텔이야기,

호텔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편파포스팅!!!

 

 

르네상스서울 호텔

 

삼부토건(계열회사 남우관광)이 소유하고 있는, 강남 역삼동 소재의 특 1급 호텔입니다.


르네상스서울 호텔은 1988년 라마다 호텔체인과 경영위탁계약을 체결,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하는데, 1993년에 메리엇 호테그룹 산하 르네상스호텔앤리조트와 경영위탁계약을 새롭게 체결해 지금에 이릅니다.


입지여건이 좋아 2000년대 초반까지는 나름 괜찮은 경영성과를 보였으나 이후 영업력이 급격히 쇠퇴합니다. 2000년 556역의 매출액을 정점으로 이후 계속 감소, 정체되는 추세를 보이다가 2010년에 와서야 겨우 10년 전의 수준으로 회복되는데, 저도 그 이유를 자세히 확인해 보지는 못했습니다. 



http://www.renaissanceseoul.com/



그나저나 벌써 17번째 편파포스팅이네요?! 몇번 하고 말것 같더니 꽤 오래 버텨 오고 있습니다지난 글들을 가끔씩 다시 볼 때가 있는데, 그럴때 마다 혼자 감탄스러울 때가 있어요.


"!~ 정녕 이 글들이 내가 쓴 것이란 말인가?"







오늘은 조금 안타까운 내용입니다. 이 호텔의 매각 소식이 5월 초에 매체들의 지면에 잠시 머물다 사라졌는데, 이에 관한 글을 준비해 놓고도 다른 글감에 밀려 여태 포스팅하지 못했네요. 

 


르네상스서울 호텔은 매년 수십억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올리고 있었던 삼부토건의 알짜배기 계열회사입니다만 매각 뉴스는 전혀 새삼스러운 소식이 아닙니다. 삼부토건은 2011년 유동성위기를 겪게 되는데, 이때 채권단의 유동성 지원에 대한 댓가로 호텔을 매각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후 잊을만 하면 매각루머가 시장을 떠돌고 다녔어요.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1454095&cloc=olink|article|default 

 

 

이번에 나온 매각 내용에 따르면인수자는 이지스 자산운용으로, 최근 업계의 큰 손으로 급부상한 부동산 펀드 전문회사입니다매각가는 1 1천억(르네상스호텔과 옆의 삼부빌딩을 합한 것)으로 알려 졌는데, 역삼동 금싸라기 요지에 입지해 있으니 역시 만만치 않지요?! 일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이며 올해 10월 경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전의 루머들과는 양상이 다르고 공식적으로 언론에 발표되면서 거의 확정된 듯한 분위기이군요.

 

하지만, MOU가 가계약보다 못한 법적 구속력을 가졌으니 본계약까지 원래의 내용으로 진척될 수 있을 런지는 더 두고 볼 일이고요, 끄나풀ㅋ을 동원해 입수한 정보와 언론에 여태까지 오르내린 소식들을 정리해 보면, 인수회사는 이들 건물을 헐어 호텔 등이 포함된 복합건물 신축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매입방법은 크게 2가지 안이 논의되고 있는 모양인데, 각 방법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요.

 

a) 기존의 호텔소유 및 운영회사인 남우관광을 인수하느냐, 아니면

b) 부지와 건물 등 부동산 자산을 인수하느냐로 간추려 설명할 수 있는데, 세금이나 고용승계문제 등의 민감한 변수들이 작용하고 있으므로 인수회사가 한창 셈법에 골몰하고 있겠지요?!

 

두가지 안 모두 법적효력에 있어선 큰 차이가 없어 보이긴 하지만, b)안으로 매각이 결정될 경우 조금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고용승계 문제인데요, 현재 근무중인 700여명 직원의 생계가 한 순간에 운명을 달리 할 수도 있습니다.




민감한 사안이라 여러가지 법적인 내용이 검토 되어야 하겠지만,

a)안의 경우, 현재 호텔경영 수탁회사인 르네상스 Hotel & Resorts와의 경영계약(2015년 만료)에 따라 3년 간의 고용효력이 유지되지만, b)안의 경우 고용승계의무가 없다는 요지의 기사가 있긴 했습니다.

 

[관련기사]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9878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332537

 

어려운 내용이니 간단하게만 짚고 넘어가자면, 고용승계란 기업인수합병 등의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고용상태가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옮겨지는 것을 말하며, 인수나 합병의 형태에 따라 인수기업의 승계의무가 달라집니다제가 알고 있는 정도의 법상식으로는, 합병일 경우, 존속 또는 신설회사의 고용승계가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도 가능).

a)안에 해당하는 기업인수형식(또는 부실기업의 경우인 자산부채이전)의 경우, 고용승계의무가 법으로도 제대로 규정되어 있지도 않을 뿐더러, 관련된 변수들로 인해 조금 가변적입니다자산매매방법으로 보이는 b)안의 경우는 조금 더 부정적인데, 경영권을 포함한 포괄적 매매계약이 아닌, 자산만을 매각하는 경우에는 근로계약이 승계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어요.



따라서, 계약 양방이 고용승계에 관련된 별도의 합의를 명문화하지 않는 한,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은 거리로 내몰릴 가능성이 다분한 상황으로 보입니다삼부토건의 부실이 호텔에 근로하고 있던 직원과는 전혀 별개의 사안임에도, 아니, 오히려 모기업의 부실을 조금이나마 완충하는 역할을 해 오던, 이익을 창출하는 계열회사에 근무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직원은 모기업의 생존을 위해 고스란히 총알받이로 소비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쉬운 그림으로 설명해 보면,





직원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아닌 밤중에 홍두깨, 너무 황당하지 않습니까아니나 다를까, 엊그제부터 노동조합이 농성에 들어 갔으며 전면파업에 곧 돌입한다는 뉴스가 있었고, 한국노총이 매각중단을 요청하고 나섰다는 기사도 간간히 다뤄지고 있는데 크게 주목을 끌지는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http://news.jkn.co.kr/article/news/20130528/6678161.htm

 

 

그룹오너들의 횡령 등 불법의혹은 차치하고서라도, 이들이 경영부실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이라도 느낀다면, 30년 넘게 동고동락 했던, 그것도 모기업의 부실과는 전혀 상관없는 직원들과 그리고 생계를 같이 하는 수천 가족들을 하루 아침에 길바닥으로 내동댕이 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의 경과가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쉽지는 않지만, 향후 인수회사와의 협상과정에서 상생을 위한 바람직한 대안이 도출되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