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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텔리어의 맛집

서울 평양냉면 맛집 필동면옥/마약냉면, 슴슴한 그 맛이 나를 자꾸 부른다...


마눌님과 나왔습니다.


단둘이 나들이는 건 참으로 오랜만이군요.

아이들은 때마침 이래저래 바쁩니다.



마눌님께선 오래 전부터 냉면이 먹고 싶다더군요. 한동안 못들은 채 했더랬습니다. 항상 순위에서 밀렸거든요.


1순위는 짐작하시다시피 아이들이 먹고 싶은 것.....




하지만 소심한 성격의 저는, 비록 실행에 옮기진 못해도 마눌님의 사소한 한마디 한마디를 마음 속에 항상 담아 둡니다. 그리고 적시適時에 써먹는 것이지요.



TvN수요미식회 '문 닫기 전에 가 봐야 할 평양냉면'편



흔치 않은 기회이니 이왕이면 소문난 맛집을 가고 싶군요. 서울 냉면 맛집으로 흔히 회자되는 곳이들 모두 집에서 멀지 않습니다.


을밀대

을지면옥

우래옥

필동냉면




지난 수요 미식회 '평양냉면' 편에서 모두 언급되더군요.

문 닫기 전 가 봐야 할 세 곳으로 소개되었던 곳 중 봉피양은 저도 잘 모르고요....

을지면옥과 필동면옥은 의정부 평양냉면으로부터 분가한 곳으로 모두 한 뿌리라는데 생김이나 맛도 거의 같다더군요.


차를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다 결국 그나마 다닌 적 있던 필동면옥으로 당첨!





필동면옥은 이미 십 수년 전 부터 알던 곳,

회사의 직원들과 종종 다녀서 그나마 익숙합니다. 그 슴슴하면서 묘하게 끌리는 맛을 알거든요. 적어도 실패할 위험은 없습니다.





2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아직 손님이 많군요?!

위 사진의 홀은 입구 일부이고요, 2층을 포함해 빌딩 대부분을 식당으로 사용합니다.





냉면을 주문하고요...

만원이니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요?!

면사리가 7천원... 대단합니다.





육수가 아니라 면수인데 따뜻합니다. 제 입에는 그저 숭늉 맛이군요. 





제육 (16,000원)도 하나 시키고요.

제육은 돼지고기, 수육은 소고기 (23,000원)인데 가격차가 꽤 큽니다. 하지만 절반으로도 팔아요..

비싼 수육을 먹어 본 적은 없습니다만 제육도 충분히 훌륭한 맛.





가니쉬니 플레이팅이니 그런 겉멋엔 전혀 관심 없는 듯 하고요, 대강 한움큼 눈대중으로 집어 접시에 내는 듯 하군요. 

삼겹살로 쓰는 부위인 듯 한데, 냄새도 없고 쫄깃 쫄깃 괜찮습니다.





맛도 그러합니다만 냉면 내는 모양새 역시 참 심심하지요?!

다른 곳과는 달리 냉면 위에는 편육 하나 외 고명이라 딱히 부를 만한 건 없습니다.

고추 가루와 얇게 잘라낸 매운 고추, 파가 전부...

을지면옥 역시 딱 이 모양이더군요.





먼저 육수를 맛 보고요...

익히 아는 그 맛, 그야말로 밍숭맹숭합니다. 2년 전엔 아이들을 데려 온 적이 있었는데 다시는 오려하지 않더군요. 


잘 드시는 분들은 육향이 난다고 하고 염도도 느껴진다는데 제 미각은 아직 그 경지에 있지 못합니다. 주인장께 여쭈니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함께 우려서 낸다하시더군요.





식초와 겨자를 약간 곁들이면 그나마 미각이 실눈을 뜹니다.

하지만 두어 번 들리면 이 육수 맛이 비로소 조금씩 각인되기 시작하더군요.





마치 명동교자의 마늘김치가 그렇듯, 위 두 종류의 김치 또한 필동면옥의 전매특허이지요.

간이 다소 삼삼한데, 심심한 냉면 육수를 그나마 보완합니다.

십 수년이 지났는데도 전혀 바뀌지 않군요.





소면 굵기에 식감은 다소 거칩니다. 졸깃거리지 않고 쉬이 끊기니 먹긴 편해요.

위 유명 냉면집 중에서는 메밀함량이 가장 높다네요?!





그야말로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가격이 서민적이지 않아 자주 오진 않지만 여름이 돌아오면 반드시 생각나는 그 맛...

필동면옥의 평양냉면이었습니다.



필동면옥 주차: 갓길주차 두어 대 가능하고요

필동면옥 휴무일: 2, 4, 5번째 일요일 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