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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호텔리어에게 쉽게 배우는 테이블매너

청첩이 당도합니다. 가까운 친지의 자녀가 결혼식을 올린다네요?!


호텔입니다.... 


요즘엔 비교적 흔해졌으니 '돈지랄'이라며 아니꼽게 보는 시선은 몰라보게 줄었죠? 그렇다고 마냥 기껍기만 한 건 아니에요. 화려하지만 딱딱한 곳, 비싸기만 하고 익숙하지 않은 서양식 코스 요리...


왠지 불편하고 부담스럽습니다. 이런 이벤트를 늘상 봐 온 제게도 매한가지예요. 하지만 시간은 흘렀고 세상은 바뀌었습니다. 젊은 세대가 추종하는 문화일 뿐더러 결혼식이 아니더라도 이런 저런 이유로 호텔을 이용해야 할 일은 비교적 흔해졌잖아요?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그랜드불룸 웨딩


오늘은 호텔 웨딩에 익숙해지고, 부담없이 즐기기 위한 기본적인 테크닉을 사진 위주로 설명해 보도록 할까요?


테이블매너 table manner


서양에서는 테이블매너 table manner라 일컫고, 우리말로 굳이 옮기면 식탁 예절입니다. 늙은 몽돌도 소상하게 알진 못하지만 서당개 20년의 경력으로 감당해 보도록 하고요. 이런 걸 가르치는 프로그램들과는 좀 다른 시각입니다. 정해진 이론이나 규칙을 말하고 싶은 게 아니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얘기하고 싶거든요.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그랜드불룸 웨딩


호텔에서 열리는 결혼식에는 일반적으로 서양식 코스 요리가 나옵니다. 한식이나 뷔페 등이 나올 때도 있지만 흔친 않아요.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 따로 소개 드리지 않고요...


서양식 코스요리

 

보통 5~6가지 코스의 요리가 아래 순서대로 나옵니다.

 

• 에프타이저 (전채요리)

• 수프

• 메인 (스테이크)

• 잔치국수

• 후식 (디저트)

• 커피


테이블웨어 tableware


자리에 앉으면 위와 같은 어수선한 차림새를 보게 되죠. 코스에 따라 다소간 차이가 있지만 테이블이 식사용 기물들로 가득 찼네요? 자칫 옆 좌석의 것과 헷갈려 잘못 사용할 수도 있는데 이는 큰 결례입니다.



정리 좀 할까요?


테이블웨어 tableware


이런 식입니다. 어수선해 보이지만 사용법을 듣고나면 꽤 단순합니다. 쉬이 이해되는 기준이 있거든요. 번호 순서대로 하나씩 볼까요?


테이블웨어 종류와 사용법


1. 


중앙 큰 접시는 쇼 플레이트 show plate로 음식을 담는 용도가 아니라 음식을 담은 용기를 놓는 접시입니다. 데코 역할도 하고요, 음식물이 튀어 테이블이 지저분해지는 걸 방지하기도 하죠.


메뉴와 냅킨이 얹혔는데 호텔마다 준비하는 방법은 조금씩 다르겠죠? 냅킨은 코를 풀거나 안경을 닦는 등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2.


좌측 편의 작은 접시와 칼은 브래드 플레이트 Bread Plate, 브랜드 나이프 Bread Knife (또는 BB Plate/Knife) 라고 부르고요, 식전빵을 놓고 먹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오른편 동일한 것들은 본인의 것이 아니니 사용치 않도록 유의합니다.


3.


유리잔들이 좌우 측에 각각 있지요? 오른편의 것들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대부분 오른손으로 잔을 쥐니 오른편에 두는 게 당연하잖아요? 샴페인이나 화이트와인용 잔이 추가로 놓이기도 합니다.


윗쪽이 물잔이고 아래쪽의 것이 와인글래스.... 물은 이미 담겨져 있고 와인은 메인요리가 서빙될 즈음 서버들이 따라 줍니다.


테이블웨어 tableware


4.


나이프나 포크 등 실버웨어 (또는 커틀리)도 중앙 접시의 좌우, 그것도 모자라 위쪽까지 놓여 있군요?! 복잡해 보이죠? 하지만 어렵지 않습니다. 음식 나오는 순서대로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놓여 있으니까요. 좌우로 나눠져 있는데 잡는 손에 따라 배치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편리한 대로 바꿔서 사용하셔도 크게 문제되지 않아요.



• 좌측 바깥쪽의 작은 포크와 오른쪽의 바깥쪽 작은 나이프는 전체요리용

• 오른쪽 둥근 스푼은 수프용

• 그 안쪽은 스테이크 용 포크와 나이프 (메인포크와 메인나이프)

• 오른쪽 안쪽에 젓가락이 있으면 잔치국수용

• 다음은 디저트입니다. 디저트용 스푼과 포크는 쇼플레이트의 위쪽에

• 그 위쪽에 마지막으로 커피잔과 스푼



코스별로 하나씩 보자!


준비가 대강 되었으니 오늘 나올 메뉴부터 살펴 볼까요?



메뉴


읽어 봐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5가지 코스이군요?ㅎ 

음식이 서빙되면 하나씩 확인해 봅니다.



냅킨은 이렇게


일단 음식물이 옷에 묻지 않게 냅킨을 하고요,,, 목에 걸기도 합니다만 이렇게 가볍게 무릎 위에 펼쳐 사용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나 하나 순서대로 저와 같이 즐겨 보실까요?ㅎ


전체요리/브랜디 칵테일 소스의 토마토와 새우 로제티


에프타이저 (전채요리, 입맛을 돋우는 간단한 시작 음식)부터 시작합니다. 맨 바깥쪽의 작은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고요.... 다 드시면 접시와 나이프, 포크를 서버가 치워갑니다.



식전빵


이와 함께 식전빵이 서빙되는데 좌측 편의 작은 접시 BB Plate (2번)에 놓습니다. 빵은 식전에 테이블 중앙 바스켓에 준비되는 경우도 있어요.



위 사진처럼 손으로 뜯어 버터나 잼을 BB Knife로 덜어서 발라 드시면 오케이.. 

하드롤은 의외로 맛있습니다.


브로컬리 크림 수프


수프가 나오는군요..... 

쇼플레이트 오른편에 준비된 숲 스푼 (4번)으로~ 한때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떠 먹는다 배우기도 했던 듯 한데 무시하셔도 됩니다. 타인에게 폐가 되지 않는 한 편한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후추를 좀 뿌려 먹을까요?


소금과 후추


테이블의 중앙부에 소금, 후추, 설탕 등을 담은 용기들이 따로 있는데 이를 센터피스(center piece)라고 부르기도 해요. 소금 (구멍 하나)과 후추 용기는 내용물이 나오는 구멍으로 구분합니다. 잘 모르면 손바닥이나 테이블 바닥에 조금 뿌려보면 되고요...


수프를 다 먹고 스푼은 이렇게


사용한 숟가락은 테이블에 다시 놓지 않고 위와 같이 용기에 얹어 놓습니다. 

서버들이 용기와 함께 치워갑니다.




드뎌 와인을 서빙하는군요?ㅎ 

오른편의 잔입니다.


물잔과 와인잔


많이 달라고 하셔도 됩니다. 이후 더 요구하셔도 되지만 혼주가 사전에 양을 제한하는 경우도 있어요. 왜 더 주지 않냐며 화내는 분들도 종종 계시지만 이는 호텔의 탓이 아닙니다.


스테이크와 와인


결혼식에 서빙되는 와인은 취하라고 준비하는 게 아니죠? 

우리네 식성에 스테이크는 다소 뻑뻑한데 와인과 곁들여 드시면 한층 낫습니다.


쇠고기 안심 스테이크, 볶음밥과 계절야채


드디어 메인 코스, 스테이크가 나왔군요. 처음 사진 (4번)에서 맨 안쪽, 사이즈가 큰 포크와 나이프 (메인 나이프 & 포크)를 사용합니다. 왼손, 오른손 상관없이 편리한 대로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고기를 자를 땐 주변을 배려해 큰 소리가 나지 않도록 유의합니다.


보기 그래서일까요? 아니면 육즙이 빠져나와서 일까요? 고기는 한꺼번에 썰어 놓지 않습니다.



스테이크와 겨자, 핫소스


제 아재 입맛엔 스테이크가 항상 느끼합니다. 핫소스와 겨자를 곁들여 먹는데, 테이블에 준비되어 있지 않으므로 서버들에게 따로 요청해야 해요. 오늘 제 테이블을 담당했던 호텔리어께서는 너무 친절해 갖은 소스를 모조리...


호텔에 따라 단무지를 요구하면 가져다주는 경우도 있지만 테이블에 준비해 두는 경우는 이례적인 것입니다. 김치를 제공하는 호텔도 종종 있지만 일반적이진 않아요.



메인을 다 먹으면 포크와 나이프는 이렇게


맛있게 먹었습니다. 

포크와 나이프를 위와 같이 가지런이 놓으면 '다 먹었으니 치워도 된다'는 의미이죠?


.


양손을 사용한 그대로의 모양인데, 이렇게 두면 아직 먹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위 사진을 보고 문제 삼는 분이 계시네요? 칼날은 항상 안쪽으로 향하도록 사용해야 한다는데.... 무시하셔도 무방해 보입니다.


.


여기까지 먹고 난 테이블... 포크나 나이프 등이 모두 치워진 깨끗한 상태입니다. 이미 사용한 포크, 나이프를 접시에 두지 않고 테이블에 내려두면 서버들이 챙겨서 치우지 못할 수도 있고요, 테이블이 상대적으로 지저분하게 보이게 되죠.


다음 순서로 잔치국수가 포함되면 젓가락이 따로 준비됩니다. 혼주의 추가 부담이 있으므로 메뉴에 포함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해요.


코코넛 초콜렛 무스, 신선한 과일과 초콜렛 아이스크림


디저트가 나오고요, 

주로 아이스크림과 과일 종류입니다. 마지막 남은 위 쪽의 스푼과 나이프를 사용하시면 되고요....



.


마지막은 커피.... 

테이블 중앙에 설탕과 크림 등이 따로 준비되어 있으므로 기호에 따라 넣어 드시면 되고, 홍차 등을 드시고 싶으시면 서버에게 따로 요구하면 준비됩니다.




어렵지 않죠? 

사실 위에 소개된 기술적인 방법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요. 본인에게 편안한 방법으로 식사하셔도 크게 상관없지만, 중요한 건 맛있게 즐기면서도 타인을 위한 배려도 함께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주변에 앉은 다른 분들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게 바로 테이블 매너의 요체니까요.


호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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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본 포스트님 작년 이맘때의 것을 리바이벌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