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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호텔이 에어비앤비와 경쟁하는 법

에어비앤비 Airbnb에 대해서는 잘 알고 계시지요?!



아마도 당장 외국 여행에 대한 설레이는 이미지들이 연상될 듯 싶은데, 호텔리어인 제가 이 이름을 들으면 벌써 체한 듯 속이 불편해집니다. 


에어비앤비는 같은 밥그릇을 놓고 싸우는 경쟁자, 앞으로도 몸집을 얼마나 더 불리며 호텔의 먹거리를 뺏어 먹을지 추정하기 쉽지 않거든요.


그 위상에 어울리게도, 최근 메스컴의 지면에는 에어비앤비의 이름이 빈번하게 오르내리고 있더군요. 에어비앤비에 관한 '핫'한 기사는 작년에도 많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에도 변화한 게 눈에 띄더군요..... 에어비앤비를 보는 시각과 논조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작년엔 우버나 애어비앤비와 같은 공유경제 모델의 잠재력을 논하는 기사와 칼럼들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만 1년이 지난 요즘은 그 빠른 성장세를 주로 다루고 있거든요. 엄청난 페이스입니다.


관련글: 에어비앤비 Airbnb와 공유경제, 호텔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



*   *   *



기사를 본 김에 이 어마무시한 호텔의 경쟁자, 에어비앤비에 관해 간단히 읊어 볼텐데, 아직 익숙치 않은 독자 분들을 위해 논높이를 낮추도록 하겠습니다. 눈높이를 낮출 수 밖에 없는 또다른 이유는 늙은 몽돌 역시도 에어비앤비의 잠재력과 현재 위상, 그리고 그 파급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에어비앤비 Airbnb 


2008년 미국에서 태어났으니 아직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어린애나 다름없는 존재입니다. 에어비앤비의 모태는 거실에 따로 설치한 3개의 매트리스였다는군요? 2008년 미국의 젊은 백수 2 명이 그들이 살던 집 거실에 매트리스 3개를 구입해 설치하고는 어중이 떠중이를 데려야 재우며 영업을 시작하지요. 에어비앤비 Airbnb란 이름도 '매트리스와 아침식사 Air Bed and Breakfast'에서 유래합니다. 


우리나라엔 비교적 늦은 2013년 말 경에 진출했습니다.



 어마무시한 경쟁자, Airbnb 


에어비앤비는 우버 (택시 기사 아저씨들의 거쎈 반발과 불법영업 논란으로 국내에서 고배를 마신 택시 공유서비스)와 함께 공유경제 Sharing Economy의 대표적인 모델입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봐 왔던 '민박'을 알선하는데, 온라인을 매개로, 전세계에 흩어진 이 민박들을 집주인과 여행자 사이에서 실시간 중개합니다. 국내 젊은 여행자들 사이에선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서비스...





불법 임대논란, 과세문제, 투숙객의 안전 문제 등의 민감한 문제들을 파생하며 세계 각국에서 논란이 되어 왔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엄청난 성장을 합니다. 


경쟁력의 본질, 에어비앤비는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소비자(여행객)에게 어필합니다. 첫번째는 저렴한 가격이고, 두번째는 현지 생활권과 물리적, 심리적으로 다소 이격된 호텔과는 달리, 민가에 투숙하므로 여행지 현지의 생활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입니다. 



 Airbnb, 경쟁력의 본질 



더 저렴한 가격에, 인간미 깃든, 그리고 새로운 경험까지 덧입힌 잠자리를 제공합니다. SNS에 능한, 겁 없고 자유분망하며 새로운 경험을 희구하는 젊은 세대가 굳이 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화려하기만 한 호텔을 고집할 이유가 없지요.




건물 소유주는 남아도는 공간을 빌려 줘 과외 소득을 취하고, 여행객은 보다 저렴한 잠자리를 제공 받습니다. 그렇다면, 에어비앤비가 취하는 건 무엇일까요?


거간을 먹습니다. 에어비앤비는 민박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묵을 곳을 찾는 여행자로부터 6~12%의 커미션을, 숙소를 제공하는 건물주로 부터는 3%의 수수료를 취합니다. 이런 식으로 벌어 들이는 돈이 올해 9억 달러, 약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는군요?! 그동안의 쳐왔던 설레발에 비하면 외형이 그다지 커 보이지 않나요? 


하지만, 부동산 등 큰 덩치의 자산 하나 소유하지 않은 에어비앤비, 다른 이가 소유한 침대를 또 다른 누군가에게 빌려 줄 수 있도록 중개한 댓가 치고는 엄청난 금액 아닌가요? 더군다나, 위 매출 규모는 이제 시작에 불과한 수치입니다.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투자자들로 부터 꾸준히 출자를 받고 있더군요. 최근에 수직 상승한 기업가치가 에어비앤비의 잠재력, 성장가능성을 방증합니다.


자료: 한겨레신문/'숙박공유' 애어비앤비, 전통 호텔업 모델 바꾸나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는 이미 대형 인터네셔널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와 스타우드를 제쳤고, 전세계 70만 객실을 보유한 힐튼의 값어치를 위협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호텔 입장에서 보면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그야말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코를 푸는 모양새이거든요 (실제로는 좀 까딱하긴 합니다.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 큰 규모의 투자를 하거든요). 막대한 투자비를 쏟아 엄청난 규모의 건물을 짓고, 수백 명의 직원들을 채용해 월급을 주고, 그리고 이들을 맹렬히 훈련시킨 후 고객에게 갖은 아양을 떨어도 입에 풀칠하기 버거운 호텔들... 



 호텔의 밥그릇과 Airbnb 



이들의 눈에 에어비앤비는 정말 얄밉지 않을 수 없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것이지요. 더군다나 에어비앤비는 호텔의 밥그릇을 야금야금 뺏어 먹고 있습니다. 2016년엔 현재 쉐어의 10% 정도가 에어비앤비에 의해 잠식당할 것으로 보는 칼럼도 있던데 이미저도 보수적인 추정인 듯 싶군요.


호텔들이 이 에어비앤비를 바라보는 시선은 OTA를 볼 때와는 다소 다르고요, 아주 선명하면서도 임팩트가 맵습니다. OTA는 호텔에 객실을 물어다 주는 동업자이자 호텔의 수익을 갉아 먹는 경쟁자 처지이니 이를 보는 호텔의 시선은 다소 복잡미묘했지요.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호텔에 주는 것 하나 없이 밥그릇만 뺏으려는 enemy, 이제 막 위용을 드러낸 막강한 경쟁자이거든요.

 




최근의 기사가 눈에 더 띄었던 이유는 뭔가 대안을 제시하는 듯한 기사 타이틀의 뉘앙스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읽어 보곤 꽤 실망하고 말았는데,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방법으로 호텔업계가 대응하고 있더군요. 이 막강한 경쟁자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내부에서 찾지 않고 외부에서 강구하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와 비슷한 성격의 숙박공유 플랫폼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더군요. 기사에 따르면, 하얏트 체인은 에어비앤비의 고급 버전인 영국 원파인스테이 OneFineStay (도심의 고급주택 소유자와 상류층 여행객을 연결시켜 주는 서비스)에 투자했고요, 윈덤은 러브홈스와프 Love Home Swap (각자의 집을 바꾸어 생활해 보도록 중개하는 서비스)라는 스타트업의 지분을 취득했습니다. IHG는 스테이닷컴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더군요. 




호텔이 이런 투자를 집행하는 이유는 뭘까요? 호텔의 객실을 더 팔기 위해서? 영향이 없지는 않을 듯 합니다. 남아 도는 객실을 위 공유 사이트에 얹으면 하나라도 더 팔리긴 하겠지요. 하지만 Direct Booking이나 OTA, GDS 등 객실을 판매할 수 있는 distribtion 채널은 이미 차고 넘칩니다. 수익성에 약간씩 차이가 있을 뿐....


추정키로, 해당 호텔들은 문어발 확장, 좋게 말하면 사업 다각화를 의도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미 에어비앤비에 의해 선점된 숙박공유 사업에도 한다리를 걸치며 에어비앤비가 독차지하고 있는 시장을 되려 갉아 먹으려는 심산이겠지요....



 호텔의 무기는 무엇인가? 



호텔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작업이야 이미, 그리고 항상 진행 중입니다. 비록 아주 굼뜬 페이스이긴 하지만.... 새로운 고객 경험과 편익을 제공하기 위해 Keyless Entry, Mobile Room Key 등 최신 하이테크 기반의 기술들을 막 도입하기 시작했고요,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로열티 프로그램의 기능 또한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언감생심, 그야말로 '택'도 없지요?!....




미국의 한 칼럼에 따르면, 에어비앤비에 의해 타격을 주로 받을 부문은 미드 스케일이나 이코노미 스케일에 걸친 특색 없는 브랜드 호텔(체인 호텔)입니다. 가격면에서도 그렇고,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도 그렇고... 



고객은 맹목적인 선택을 하지 않고 가치와 가격을 저울질하며 '가성비' 우선의 결정을 합니다. 에어비앤비를 찾는 고객들은 단순히 싼 가격으로만 유인되지는 않는 듯 하고요, 만약 비슷한 가격이라면 에어비앤비의 민박 투숙이 훨씬 큰 가치를 발산하게 되겠지요. 일단 지금까지는 최근 관광업계의 화두, '새로운 경험'을 에어비앤비가 총족시키고 있거든요. 


하지만 고유의 특성을 간직한 부티크 호텔이나 럭셔리 세그먼트와는 시장이 그다지 겹쳐 보이지는 않은 듯 하군요. 




호텔은 이 어마무시한 경쟁자 에어비앤비와 무엇으로 싸울 수 있을까요? 에어비앤비의 민박이 제공하지 못하는 것, 하지만 호텔이 제공할 수 있는 비기秘技는 무엇일까요? 그런게 있긴 한걸까요?


첫번째로, 비교적 쉽게 꼽을 수 있는 요소가 안전, Safety or Security입니다. 그동안 에어비앤비는 이런 측면에서 크고 작은 잡음을 양산해 왔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 부분에 그다지 큰 가치를 둘 수 없을 듯 하군요. 더군다나 에어비앤비 역시 개선 작업 중입니다.




다음은요?.... 로열티 프로그램? 에어비앤비는 아마도 이 또한 준비하고 있을 듯 싶군요. 마음만 먹으면 아무나 할 수 있을 정도, 진입장벽 따위는 없는 것이나 매한가지입니다. OTA 역시 만들고 있지요?! 또 뭐가 있을까요??? 뭐 다른 것 없나요????


아마도 저도 회사 때려치우고 연립 몇 채 임대한 후 적당히 꾸며서 에어비앤비에 내놓아야 겠군요 (참고로, 공유경제의 본질을 벗어난 행태입니다). 호텔들 다 망하게 생겼습니다....... 뚜렷이 내세울 수 있는 무기는 정말 없는 것일까요????



처음부터 여러분들의 머리에 떠오른 게 있을 듯 싶습니다. 


에어비앤비가 평생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엄청난 무기를 호텔들이 숨겨두고 있지요. 여러분들께서 잘 알고 있는 바로 그것, 

Back to the Basic.....


이미지: www.sloveniatimes.com



 Back to the Basic, 훌륭한 서비스 



훌륭한 서비스.... 


이 인적서비스가 빛을 다시 발할 때가 온 듯 싶기도 하군요. 호텔의 이 서비스는 곧 상품이자 경쟁력이고 차별성입니다. 환대산업의 꽃이 호텔인 이유, 이 서비스가 결국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들어 냅니다. 


아울러, 에어비앤비가 제공하지 못하는 호텔의 서비스는 찾아 보면 많을 듯도 싶습니다. 호텔에서는 편안하게 룸서비스를 시킬 수도 있고요, 컨시어지와 프론트 데스크, 밸맨이나 귀빈층 라운지 클럭으로 부터 친절하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지요... 


에어비앤비와 겨룰 자신이 없으신가요? Back to the Basic 하시기 바랍니다. 호텔이 가진 유일한 무기이자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The war is over, Airbnb has won"......이렇게 대놓고 표현하는 전문가들도 있더군요. 호텔은 에어비앤비와의 전쟁에서 졌고, 공생하는 방법, 혹은 잘 빌붙어 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

Posted by 늙은 호텔리어 몽돌의 호텔이야기 on 2015년 7월 9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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