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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호텔리어가 본 호캉스 풍경 그리고 호캉스족에세 선사한 선물

사상 유래없는 더위라죠?

도무지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네요.

본격적인 휴가철, 한창 붐벼야 할 산이나 바다는 더위 탓에 되려 한산하다잖아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따로 있다는데 어딘지 아시죠?


바로....... 찬바람 나오는 곳들~ㅋ

백화점과 지하상가 그리고 영화관이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네요?! 이를두고 백캉스니 지캉스니 우스개 소리도 생겼더군요.

그리고 한 곳이 빠지면 매우 서운한데.....


호텔 로비에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선율... 


호텔입니다.

예년 같으면 여름은 호텔 영업이 가장 저조한 비수기였어요. 하지만 최근 2, 3년 사이 변화의 조짐이 있더니 올핸 무더위 탓에 뜻밖의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호캉스


호텔에서 바캉스를 즐긴다는 뜻이잖아요?! 무더운 여름, 산이나 바다를 향해 뜨거운 길을 나서는 것도 번거롭습니다. 아이들 성화에다 전기세 걱정에 '방콕'하는 것도 부담스럽죠. 호텔로 휴가를 나옵니다. 가족들과 함께 호텔에서 놀고, 먹고 그리고 자는 것이죠.


말하자면 어질러도 누구도 뭐라 않는, 편히 쉴 수 있는 객실과 아이들이 맘껏 놀 수 있는 수영장 그리고 남이 차려주는 아침밥이 호캉스의 본질이에요.


수영장에도 아이들로/밀레니엄서울힐튼 수영장


호텔이 많이 지어진 탓에 문턱도 없는 듯 낮아졌습니다.

5성 호텔의 경우 20만원 정도면 시원한 잠자리에 아침까지 그리고 왠종일 수영까지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4시경 로비엔 체크인하는 손님들로 긴 줄이 만들어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호텔로 몰리다보니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생기기도 해요.

체크인 때 한 두 시간씩 긴 줄을 서야 하기도 하고, 아침 조식시간엔 레스토랑으로 그 긴 줄이 옮겨집니다. 저층부 투숙객들은 체크아웃 시간 십 여 분씩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기도 하죠.


아침을 먹기 위해 레스토랑 앞에 만들어진 길 줄


호텔리어들은 마치 전쟁과도 같은 하루들을 보냅니다. 눈코 뜰새 없이 바빠요.

고객을 맞고 보내는 리셉션은 식사 시간을 놓치기 일쑤이고, 아침마다 천여명의 조식 고객들을 모셔야 하는 레스토랑의 서버들도, 그리고 짧은 시간 안에 객실을 다시 청소하고 정리해야 하는 하우스키핑도 마찬가지에요.



컴플레인은 생길 수 밖에 없어요. 정상적인 수용능력을 초과한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다양해요. 이 고객 컴플레인을 줄이는 능력이 훌륭한 호텔을 가늠하는 척도일 정도랄까요?


체크인을 위해 기다리는 고객들을 위해 마련한 얼음물


호텔은 고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체크인이 몰리는 시간엔 지친 고객들을 위해 차가운 식수나 음료를 준비하고요, 보통 10시까지인 아침 식사시간을 11시까지 연장하기도 하죠. 주차 불편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을 추가로 배치하기도 해요. 체크아웃 때 엘리베이터가 바쁘면 저층부 고객들을 직원용 엘리베이터로 고객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사무직 직원이 베드메이킹을 돕는 경우도 있더군요.


그리고....


호텔 로비에서의 버스킹


아주 신선한 선물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호텔 로비에서의 버스킹/사진: 밀레니엄서울힐튼


특별한 이벤트.... 아름다운 선율

같이 한번 감상해 볼까요?



호텔 로비에서의 버스킹/밀레니엄서울힐튼 로비


게릴라 버스킹

밥 먹으러 호텔에 들렀다 분위기에 동해 즉흥적으로 연주합니다.

컨셉이 그렇다고요.ㅋ 사실 호텔이 고객들과 호텔리어들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이벤트였어요.



호텔이 사람들로 채워지면 더위를 피해 호텔을 찾은 고객들도 불편해질 수 밖에 없죠. 이들을 모셔야하는 호텔리어들에게도 고역입니다.

아름다운 음악 들으시고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즐겁게만 머물다 가시길~


쌩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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