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4일 차
삼무국수 - 달자카페 - 차귀도 - 제주맛집 보영반점 - 제주스타렌트카 샾 (제주여행 선물) - 제주공항
제주 한림(협재해수욕장)의 보영반점
여행을 자주 다니는 후배가 소개한 곳,
적어도 실망하는 법은 없다.
한때 한림항이 성업일 때 꽤 번화한 동네였다는데 지금은 그저 흔한 촌동네에 불과하다.
허름한 동네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나름 현대적인 내외관...
내부도 꽤 정갈하고 넓지만 별실은 따로 갖추지 않았다.
간짬뽕과 탕수육 등이 주특기라는데 개의치 않고 먹고 싶은 걸 시킨다.
삼선짬뽕과 고추짬뽕, 그리고 간짜장....
나오는 모양새가 꽤 요상스럽다.
삼선짬뽕에 계란후라이가 떠억 얹혔네???!
원래 간짜장에 올랐어야 하는 물건 아닌가???
후배도 '간짜장에 계란후라이'라고 말했었는디?!!!!
하지만 그다지 놀랍지 않다. 고기국수며 회국수 등 제주의 음식들은 워낙 독특했거든..
돌아와 후배에게 물으니 간짜장에 올라가는 계란후라이가 맞다네??
하지만 인터넷엔 짬뽕의 토핑으로 오르는 경우도 더러 찾아 볼 수 있다.
그야말로 '그때 그때 달라요', 주방장 맘???
간짜장의 모양새는 서울의 흔한 그것처럼 야박하다.
내 어릴 적, 시골 동네의 중국집에서도 간짜장에 탐스런 계란후라이를 얹어 주었더랬지.
어머니 손을 잡고, 일년에 한두번 연중 행사처럼 읍내로 나가 먹던 그 짜장면....
40년 나이를 먹은 그 추억은 오롯이 달걀 후라이 하나에 응집되어 있었는데, 소문을 듣고 물건너 찾아간 제주 맛집에서 짬뽕에 계란후라이라니.....ㅠㅜ
삼선짬뽕의 비주얼이 다르다.
백짬뽕....
국물은 개운하다. 불맛을 가미하지 않은, 나카사키 짬뽕의 돼지뼈 육수 맛이 언뜻 생각났는데 해물을 우려 낸 맛이라네?!
어쨋거나 내겐 괜찮은 맛,
주인장께 비법을 여쭸더니 말을 얼버무리며 동문서답한다.
다시다 MSG는 저얼때 안 쓴다고~
인터넷엔 MSG 맛을 느꼇다는 후기도 있던데 글쎄....
다행히 난 MSG를 감별해 낼 정도의 고상한 미각을 가지지 못했다.
고추짬뽕,
고추짬뽕이라니, 서울 서촌 영화루의 청양초 듬뿍 들어간 고추짬뽕을 상상했더니 평소 흔히 먹던 그 짬뽕이다. 백짬뽕을 짬뽕이라 이름했으니 흔히 먹던 그 빨간색의 짬뽕엔 다른 이름이 필요했겠지...
새우와 오징어 등 해물이 신선하고 국물도 깔끔한 편, 동네에서 먹던 것 보다는 훨씬 낫다.
그나저나 물 건너 제주로 와서 중국집이라니....
제주의 음식은 색다른 면이 많지만 특별히 맛있다라고 느껴지진 않는다.
후배가 소개한 이유도 그렇겠지만,
어쩌면 이국적인 제주에서 그동안 먹던, 흔하고 친숙한 맛이 무의식 중에 땡겼기 때문은 아닐까?
보영반점,
제주에서 짬뽕이 생각날 때 들러 볼 만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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