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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썰 #3 국내 호텔의 수준차, 특급과 일반호텔 그리고 가족호텔/2013년 국내호텔실적



늙은 몽돌의 선입견과 근거없는 자만심이 드디어 짓밟히고 말았군요. 



2013년 호텔업운영현황...


한국관광호텔업협회에서 매년 발간하는 이 자료집을 몰랐던 건 아닙니다. 이맘 때 즈음에 2~3부씩 받긴 했습니다만 주요 경쟁호텔인 인근의 특 1급 호텔 몇 곳만 겨우 들춰 보고는 책장에 던져 놓곤 했더랬지요. 지금도 제 책상 옆엔 2009년도 책자가 누렇게 변색된 채 하염없이 먼지를 맞고 있습니다. 


블로그에 소개할 요량으로 몇일 전 발간된 2013년 국내호텔 실적자료 이곳 저곳을 유심히 들여다 보면서 다시금 느끼고야 말았습니다. 제법 우쭐거렸던 늙은 몽돌은 그저 한마리의 우물안 늙은 개구리였다랄까요???! 제가 오해했거나 몰랐거나 혹은 모른채 하고 싶었던 사실들.... 


고목에 꽃 피울 일도 없는데 지금 와서 무슨 소용이겠습니까만 그릇된 자만감을 짓밟아서며 몰랐던 바를 배우면 왠지 마음 한켠엔 안도감이 자라기도 하더군요....ㅋ






오늘은 그동안의 제 선입견을 깨는 새로운 정보들 위주로 세번째 '썰'을 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껜 부디 새롭지 않은 정보이길.... 



썰 #1  국내호텔 실적과 경향, 그리고 여러가지 의미/국내특급호텔 2013년 매출실적

썰 #2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호텔

썰 #3 호텔의 수준차, 특급호텔과 일반호텔 그리고 가족호텔




오늘도 워밍업 부터 좀 하고 갈까요?!ㅎ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      이 주제에 대해선 얼마 전 허접한 글을 하나 올렸으니 아래 링크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글: 서울 웨스틴조선 개관 100주년/신세계조선호텔 호텔사업 현황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호텔       썰 #2의 말미에서 낚시질을 하긴 했습니다만, 여기서 이러시면 매우 곤란합니다.....ㅋ 저도 잘 모르고요, 아래 링크를 찾아가세효!!!!ㅎ 


관련글: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호텔? 특급호텔순위?



미래 호텔리어들과 초보호텔리어들께 도움될 만한 내용으로 가볍게 말문을 열었고요,,, 오늘 주로 다룰 내용은 서울 소재 특 1급 호텔들과 이들 외의 호텔에 대한 내용들 입니다. 



썰 시리즈에 올렸던 표를 다시 인용하겠습니다. 


2013년 서울호텔 실적



서울의 특 1급 호텔과 특 2급 호텔            서울의 특 1급 호텔에서 하룻만 보내려면 22만원... 패키지나 호텔 별로 종종 있는 프로모션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게 투숙하는 방법이지만 일반적으론 위 표의 숫자 보다 더 높은 가격을 치루셔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국관광객 단체, 항공사 승무원, 물량이 큰 기업체와의 계약요금 등이 모두 반영된 1실당 평균 판매가격이거든요. 


등급별로 평균객실료 ADR 차이가 꽤 크지요?! 특 1급 호텔과 특 2급이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이는군요. 하지만 특 2급과 1급의 차이는 그나마 두드러져 보이진 않는데 그 이유는 아래에서 따로 설명드리고요,, 


특 2급 호텔들 중에서 눈길 끄는 곳이 몇 있군요?!


특 2급 메리어트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먼저, 여의도 소재 메리어트이그제규티브 아파트먼트 Marriott Executive Apartment... 메리어트인터네셔널 계열의 서비스드 아파트 Serviced Apartment로 주방설비가 갖춰진 103개 스위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애초 가족형호텔로 면허를 받았습니다만 단기 투숙객도 유치하기 위해 무궁화 4개, 특 2급의 등급도 함께 추가했네요?! 


말미에서 추가로 설명드릴 변종 서비스드 레지던스(공식적인 네이밍은 '가족호텔')과 마찬가지로 장기투숙객을 주로 타깃팅합니다. 좀 놀라웠는데, 평균객실료 정도는 어림짐작하고 있었습니다만 객실점유율 Occupancy Ratio가 이렇게 높을 줄은 미처 몰랐네요 (하지만 이마저도 2012년의 점유율 95%에 비하면 많이 빠진 수치이군요..). 


여의도 파크센터, 서울 -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여의도에서 같은 먹거리를 놓고 경쟁하는 호텔과 성적표를 테이블에 같이 올려 놓고 보면 제가 놀라워했던 이유를 단박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여의도 상권이 애초 Projection 했던 만큼 영양가 있지 못하다는 방증입니다. 아울러, 매각딜이 무산되고, 재추진 노력조차 여지껏 지지부진한 주요한 이유 중의 하나이겠지요?! 




그러니, 조막만한 그 덩치를 고려하더라도 86%의 객실점유율을 달성한 메리어트이그제큐티브아파트의 성취가 놀라울 수 밖에요... 


하지만 인벤토리가 달랑 100여실에 불과하니 매출은 150억, 영업이익률 Gross Operation Profit 또한 그다지 높을 것으론 생각되진 않은데 아마도 오너는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애초 오피스텔로 착공했던 두 개 쌍둥이 건물(여의도 파크센터) 중 한 개 동, 그것도 그 일부만 호텔로 전용했거든요... 여의도 파크센터의 공실률이 어떤지 상세히 모르지만 마치 진창에 빠진 듯한 여의도 전체의 오피스 공실률과 큰 괴리가 있진 않겠지요?! 




메리어트이그제큐티브아파트와 그리고 같은 등급에 속해 있는 두 개 호텔을 따로 뽑아 테이블에 같이 올려 볼까요?! 



더케이호텔과 세종호텔 2013년 실적


덩치를 제외하곤 뭘로 봐도 메리어트이그제큐티브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들 호텔은 2014년 승급을 했고, 메리어트이그제큐티브는 이미 달고 있던 특 2급 명찰을 바꿔 달 수 없었어요. 


아마도 승급 관심이 없지 않았겠냐구요???? 신뢰도 쩌는 끄나풀로부터 입수한 첩보에 따르면, 메리어트이그제큐티브는 오랜동안 특 1급 승급을 위해 밥 먹던 힘까지 다 쏟아 왔다더군요. 하지만 그 왜소한 덩치가 걸림돌이 되었던 듯 합니다. 승급 심사에선 일단 사이즈가 갑甲질을 하는데 연회장도 달랑 하나, 식당도 달랑 하나 (카페 빼곤 임대입니다), 객실도 왠만한 1급 체급 보다 못한 100여실.... 


더케이호텔 서울 (구 교원공제회관)


고무줄처럼 줄었다 늘었다 하는 이익률 혹은 대고객 이미지나 인적서비스 품질 등 주관적인 영역을 심사기준에 끼워 넣기에는 세간의 입방아에 오를 위험부담이 너무 커지지요. 그렇다고 더케이호텔과 세종호텔의 특 1급 승급이 개운했다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종이에 빼곡히 적힌 승급 기준들을 어떤 식으로든 충족시키기는 했겠지요...


관련글: '7성급' 뻥구라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호텔등급체계




서울의 특급 호텔 그리고 1급 호텔                    아래의 표를 보면 더 적나나한 비교가 가능할까나요?! 이비스앰배서더 명동의 2013년 실적인데 어쨋거나 특급 명찰이 아닌, 다소 누추해 보이기까지 하는 1급 명찰을 달고 있는 호텔입니다. 



모든 지표가 왠만한 특 2급에 버금가는 포스를 발산하고 있군요. 이 곳에 새로 심어 둔 끄나풀이 신삥인 관계로 자세한 내막을 파악하진 못했지만 설마 1급 명찰에 만족하지는 않았겠지요?! 


90.1%,,, 정말 어마무시한 Occupancy %인데 특 1급으로 승급, 두 개 등급씩이나 레벨 차이를 보일 위 두 개 호텔의 실적과 비교해 보면 속이 점점 거북해집니다. 실적만으로 승급을 고려할 순 없습니다만 승급의 궁극적인 목표는 실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위 승급한 호텔들의 향후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해요.






또하나 재밌는 부분이 있군요. 이들 3개 호텔들의 객실수입과 식음료를 포함한 부대시설 수입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눈에 들어 오지요?! 


전통형 full service 럭셔리 레벨을 추종하는 특 2급 호텔들과는 달리, 이비스는 허울만 좋고 돈은 전혀 되지 않는 부대시설에 대해선 마치 소가 닭 보듯 했는데, 이 중저가(이비스명동의 평균객실료가 146,000원으로 왠만한 특 2급 보다 나은 수준이니 '중저가'라 이름하기도 부담스럽군요) 비즈니스호텔 카테고리는 구색 (영어론 full service .... 돌려 말하면 특 1급 호텔의 실속없는 자존심) 따위엔 애초 관심조차 없는 듯 했습니다. 


대부분 이런 구성으로, 식음료 업장은 기껏해야 2개 - 꼭 아침만은 먹어야 겠다는 고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설치하는 allday dining 커피숖과 코딱지 만한 바 - 가 전부입니다. 아예 없는 곳도 생겨나고 있으며 파르나스의 나인트리처럼 조식공간만을 임대해 사용하기도 하더군요. 


관련글: 중저가 비즈니스호텔 - 실속중심, 허울 좋은 명분은 개나 줘버렷!!!!



파르나스계열의 중저가비즈니스호텔 나인트리



본전이면 그나마 다행인 호텔의 레스토랑을 다 버렸으니 영업이익률은 허세 가득한 특 1급과 당연히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사용하는 회계체계에 따라서도 다르고, 경영형태, 그리고 여러 영업변수에 따라서도 제각각입니다만 특 1급은 20% 언저리, 이비스나 나인트리 같은 중저가비즈니스 호텔의 것은 아마도 40% 내외?! 


종종 우리나라에서 내노라하는 특 1급 호텔이 아르바이트나 인턴들의 코묻은 돈을 편취했다며 인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주된 이유입니다. 마빡에 단 특 1급 명찰의 자존심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 온갖 겉치레엔 목을 메고 있으면서도, 뒤로는 똥칠을 하고 다닐 수 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



일당 5천원 짜리 허드렛일.... 잔혹한 호텔리어의 꿈           때마침 다소 자극적인 타이틀의 글이 페북에 떳더군요. 문제는 호텔에 배우러 오는 학생들, 즉 실습생을 댓가를 지불하고 사용하는 노동력과 동일하게 취급한다는 점입니다. 모든 호텔이 이런 식으로 접근하지는 않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정도의 차이일 뿐,,,,, 업계에서도 자성의 계기를 좀 찾았으면 좋겠네요.





1급 호텔의 위상                표를 다시 인용합니다. 특 2급 호텔들과 1 급 호텔들의 차이는 의외로 크지 않군요?! 객실점유율도 비슷하고, 평균객실료는 26,000원 차이로 특 1급과 특 2급의 차이에 비하면야 깻닢 한 장 정도의 차이???? 


2013년 서울호텔 실적



하지만 위 표에서 보이는 액면으로 특 2급과 1급의 등급차를 일반화하면 실수하는 겁니다. 왠만한 특 2급 호텔보다 큰 덩치를 소유한 아래의 1급 호텔 두 곳이 전체 모양새를 왜곡시켰거든요. 이 곳들을 제외한 1급 호텔은 매출과 ADR  지표에서 특 2급과 현격한 차이를 드러냅니다. 




그나저나 이비스는 참 대단하지요?! 국내 곳곳에 새끼들을 쳤고 앞으로도 한참 세를 더 불릴 작정인 듯 하던데, 몇일 전엔 동대문에 이비스버젯을 오픈했으며 명동에도 조만간 이비스스타일이란 자매 브랜드를 달고 개관할 예정입니다.


최근에 태어난 이비스버젯앰배서더 동대문/관련글: 이비스버젯앰배서더 개관




가족(형)호텔????            떡 본 김에 제사도 하나 간단히 올리고 갑니다. 위 리스트의 맨 마지막에 언급된 가족형 호텔의 성적도 살펴 볼까요? 이 가족형호텔의 오리지날 버전인 서비스드레지던스 Serviced Residence가 애초에 노렸던 타깃 마켓은 중장기 투숙객으로, 위 메리어트이그제큐티브와 마찬가기로 주방설비를 따로 갖춘 사이즈 큰 객실들로 갖추고 틈새시장을 공략합니다. 


하지만 이들 변종 오피스텔,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호텔의 주요한 먹거리에도 제법 큰 숟가락을 얹어 여러 잡음이 양상되어 왔는데 일부는 법적으로도 문제의 소지를 간직하고 있어요 (오랜 기간동안 법정 타툼을 해 오긴 했는데 대부분의 형태는 일단 법 테두리 밖에서 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오늘 포스팅에서 소개하는 곳들은 법요건을 충족해 호텔면허(가족형호텔)를 취득, 적법하게 영업하는 곳들입니다. 차후 기회되면 상세히 소개드리도록 하고요..


가족호텔/의주로의 프레이저플레이스센트럴 Fraser Place Central Seoul




대단하지요?! 점유율이 90%를 넘나들고 있으며 평균객실료도 꽤 괜찮군요?! 객실 인벤토리도 많지 않고 식음료와 부대시설 또한 변변치 않으니 매출외형이 다소 작아 보이기는 합니다. 참고로 오크우드프리미어에는 GKL 그랜드코리아레저의 강남 카지노 사업장(강북사업장은 밀레니엄서울힐튼에..)이 세 들어 살고 있는데 그 덕도 톡톡히 보는 듯 합니다.


참고로 리스트에는 세 개 호텔만 언급되어 있습니다만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반얀트리클럽앤스타, 특 2급으로 추가 분류된 서초동의 프로비스타, 초장기 잘 나가다 입주한 건물 케레스타 (옛 거평프레야)의 운영업체가 부도나는 바람에 영업이 중단된 이스트게이트타워 등 몇 곳이 더 있습니다. 수송동의 서머셋 팰리스 등은 포함되지 않았는데 관광진흥법의 숙박업이 아니라 공중위생관리법의 생활숙박업에 속하는 카테고리입니다 (도움 말씀을 주신 사악한 ***님게 감사드리고요~ㅎ).



참고로, '가족호텔업'이란 관광진흥법 상의 관광숙박업 중 '호텔업'에 포함되는 형태로 관광숙박업의 또다른 구분인 '휴양콘도미니엄업'과는 다른 형태입니다. 여러가지 요건을 따로 규정하고 있지만 가족호텔업이 일반 호텔이 속한 '관광호텔업'과 다른 주된 점은 '취사시설'의 유무입니다. 아울러, '휴양콘도미니엄업'이 '가족호텔업'과 구분되는 기준은 아마도 이용 대상이 관광객 뿐만 아니라 "회원과 공유자"인 듯 합니다. 




썰 #3는 간단히 끝낼 작정이었습니다만 뜻하지 않게 너무 길어지네요. 한번 더 잘라 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