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호텔이야기

썰 #2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호텔/국내특급호텔 2013년 매출실적

  • 썰 1. 우리나라 특급호텔 2013년 실적과 의미 [링크]

  •  2.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호텔/우리나라에서 매출이 가장 큰 호텔 

  • 썰 3. 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호텔 등



지난 포스팅 '썰 #1 에 이어 바로 들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주로 다룰 내용은, 


우리나라 호텔 중 가장 비싼 곳은 어디인가요????'


일단 워밍업을 좀 하고 갈까요?!

우리나라에서 매출이 가장 많은 호텔          썰 #1에 올렸던 표에서는 개별 호텔들의 자료를 숨겼습니다. 제 밥줄이 끊어질까 계속 신경 쓰였거든요. 

'밥줄'이냐, '짱돌'이냐,,,,, 고것이 문제이긴 했습니다만 당장 짱돌을 맞고 싶지도 않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왕 베린 몸, 조금 더 위험한 자료를 보실까요?! (때마침 어제 5일부터 2013년 호텔실적자료를 호텔협회에서 배포하기 시작했군요. 왕창 다 까발려도 제 밥줄이 끊기는 일은 없을 듯 합니다.)
우리나라의 호텔들 중 가장 큰 매출을 자랑하는 곳은 역시 가장 많은 인벤토리를 소유한 호텔 롯데(소공동)이군요?! 2013년 기준 1,5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특 1급 중 작은 사이즈의 호텔들 보다 몇 배 차이를 보이는 엄청난 외형인데, 강북의 중심 입지에객실 인벤토리 1,100여 실로 우리나라 단일 호텔로써는 가장 큰 덩치를 가졌습니다. 

1,260억의 그랜드하얏트가 다소 큰 차이로 2위. 이 중 770억이 부대시설로부터 창출된 것이고요, 상당 부분 웨딩이 기여했겠죠. 인벤토리는 600실 정도로 큰 덩치에 속합니다만 워커힐과 함께 식음료 부문, 특히 연회와 웨딩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는 호텔입니다.



호텔신라가 2013년을 꽉 채워 영업했다면 하얏트에 버금가는 수치를 보였을 것으로 생각되고요, 강남의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도 만만치 않은 포스를 가졌는데 2013년엔 그다지 눈에 띄지 않네요. 아마도, 로비를 비롯해 중규모 레노베이션의 영향이 다소 컷던 듯 합니다. 

하지만 파르나스 계열의 인터컨티넨탈코엑스와 합치면 규모가 엄청나죠?! 매각을 위해 시장에 내놨다는데, 가타부타 소식이 없는 걸 보면 입질이 신통치 않나 봅니다.

이미지: 롯데호텔


그나저나 호텔롯데는 참 대단하군요. 1100여실의 그 엄청난 체구를 지탱할 먹거리 찾는 것도 쉽지 않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호텔과 비교해 객실점유율 Occupancy Rate도 나쁘지 않을 뿐더러, 평균객실료 또한 아주 좋은 편입니다. 


십수년 전만 해도 천덕꾸러기에 불과했던 일본 단체들을 꾸준히 (어쩔 수 없었겠지만) 관리하며 와신상담, 그 인고의 세월이 이제서야 결실을 보는 것일까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롯데의 사풍과 종종 구설에 오르내리는 인사관행 등으로 인해 이런 훌륭한 호텔 롯데의 외양은 홀라당 점수를 까먹고 있는 듯 합니다. 


관련글: 롯데그룹의 호텔사업 현황과 롯데센터 하노이 [링크]

 

2013 서울 특 1급 매출 등 영업현황/매출단위: 백만

위 자료의 객실수는 판매가능객실수로 역산해 산출했으므로 등록 객실수와 다를 수 있습니다.


 1급으로 승급한 호텔의 매출과 위상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임피리얼팰리스 호텔, 메이필드호텔, 서울팔래스호텔 등 근년에 승급한 호텔들의 매출은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낮은 편입니다.


대부분 300억 내외의 외형을 보이고 있는데, 일전에도 잠시 언급했습니다만 작은 사이즈로 시작했던 호텔이 몸집을 다소 키우며 승급을 하더라도 그에 걸맞는 체계와 위상을 갖추는 건 말처럼 쉽지 않은 모양이에요. 2014년에 승급한 더케이호텔 (The K Hotel)과 세종호텔 역시 예외일 수 없는데, 올해 이후의 실적이 벌써 궁금해집니다. 


관련글: 7성급 뻥구라와 호텔등급체계 [링크]


반포의 팔래스호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호텔          오늘의 하이라이트, 수시로 블로그 검색 유입어 상단에 걸리는 질문입니다. 꽤 궁금했던 부분이긴 하죠?!


리스트의 최상단에 오른 호텔은 역시 파크하얏트 Park Hyatt로 평균객실료 ADR가 373,000원, 바로 뒤를 이은 호텔신라가 약 370,000원..  하룻밤 잠자리가 무려 40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입니다.



파크하얏트서울


파크하얏트서울은 좀 달리 봐야 할 면들이 있습니다. 파크하얏트가 타깃팅하는 마켓은 일반 호텔의 그것과 다소 다른데 하얏트의 최상급 명찰과, 185개에 불과한 인벤토리 때문에 이런 포지셔닝이 가능하겠죠. 객실이 호텔롯데, 밀레니엄서울힐튼, 하얏트 처럼  600개를 넘어가면 마케팅 운신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도 호텔롯데(소공동)의 성취는 정말 대단한 것이라 할 수 있겠죠.


가족형호텔로 분류된 반얀트리클럽앤스파도 50개 객실로 특정 타깃을 을 겨냥하는데 이곳의 평균객실료도 장난이 아니더군요 (2013년 실적자료는 호텔업협회에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관련글: 기구한 운명, 반얀트리클럽앤스파 [링크]




호텔신라의 뒤를 이어 그랜드하얏트, 호텔롯데, 웨스틴조선 등이 리스팅되었군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의 실적(평균객실료 233,000원과 객실점유율 50.6%)은 굉장히 의외인데 레스토랑과 그랜드볼룸, 로비의 레노베이션 영향만은 아닌 듯 합니다. 이유를 찾아 보진 않았는데 혹 근무하시는 호텔리어께서 이 글을 보시면 아래에 댓글을 남겨 주세효!!!!ㅎ 


(이 부분에 대해서도 페친의 도움 말씀이 있었습니다. 전 경영위탁계약으로 철썩같이 알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프랜차이징으로 바뀌었다네요? 경영형태의 영향이 컷다는데 조금 더 공부해서 때되면 다시 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하지만 이 자료는 자칫 왜곡되었을 가능성(미미한 폭에 한하지만)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객실료에 부대서비스를 끼워 넣어 인위적으로 평균객실료를 높게 보이려는 불순한 의도가 개입하거든요. 


일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평균객실료 ADR과 RevPAR는 호텔의 위상을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척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호텔리어들 사이에서 구설에 올랐던 호텔이 몇 있긴 합니다만 그 불순한 의도를 발라내긴 쉽지 않으니 이것도 그냥 패쓰.....


어쨋거나, 가장 비싼 호텔이 반드시 가장 좋은 호텔이라고 해석하는 건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가지 변수들이 영향을 미치거든요.


서울 특 1급 호텔 객실점유율과 평균객실료 추이        썰 #1에서 전년대비 호텔의 매출추이에 대해 간단히 말씀을 드렸는데 객실점유율 Occupancy Rate과 평균객실료 ADR에 대해서도 조금 더 다뤄 볼까요?


서울호텔 2013년 객실점유율 및 평균객실료, RevPar 


여러가지 흥미로운 부분들이 보이는군요. 특 1급의 객실점유율 Occupancy%이 특 2급 및 1급의 그것과 두드러진 차이를 보입니다. 하지만 평균객실료 ADR은 역으로 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2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데, 객실점유율과 평균객실료 두가지 지표를 모두 반영하는 RevPAR는 따라서 중간 정도의 선에 수렴하게 되겠군요. 


그나저나, 특 1급 호텔이 객실요금을 조금 낮추어 팔면 점유율이 다소 개선되지 (즉, 판매 객실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요? 객실부문의 이익률은 대충 70% 내외이니 20만원 짜리 객실 하나를 판매하면 14만원이나 되는 이익을 안겨다 주는데 왜???.... 더군다나 객실은 당일 판매하지 못하면 연기처럼 사라져 버리는 휘발성 재고 상품이라 생산 당일 팔면 팔 수록 장땡인 성격을 가졌거든요... 그런데 왜 가격을 더 낮추어서라도 많이 판매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까요????


이건 좀 복잡한 문제입니다. 베블렌효과 Veblen Effect가 작용하는 사치재 특성의 잔재가 아직 남아 있을 수도 있고, 무턱대고 가격을 낮추자니 명찰에 자칫 똥칠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설령 자존심을 버리고 가격을 낮춘다 한들 기대한 만큼 판매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죠?! 자칫 잘못하면 돈 잃고 몸 버리기 쉽상? 더 들어 가면 저의 허접한 지적 수준이 모조리 들통날 수도 있으니 이만하고요.....


관련글: 호텔산업의 본질, 그리고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법 [링크]




조금 더 쉽게 보도록 하겠습니다.


2011년~2013년 서울 특 1급 호텔 객실점유율 및 평균객실료 추이 


2013년은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고 해야 할까요??! 서울 특 1급 호텔의 객실점유율은 내리막길을 타고 있고, 2012년 정점을 찍었던 평균객실료 또한 하락세에 접어 들었으니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입니다. 호텔을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야 반가울 현상이긴 하겠지만 업계는 한마디로 죽을 맛이에요.


관련글: 불황을 대하는 젊은 호텔리어의 자세 [링크]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더 힘든 한 해가 기다리고 있을 줄은 생각치도 못했죠. 스멜이 노골적으로 풍겨 나왔지만 애써 외면했다고 할까?!... 5년 이상의 장기호황에 익숙해져 이완되었던 내부의 분위기는 금새 팽팽한 긴장감으로 똥줄이 타기 시작했고, 오너 혹은 최고경영진은 판촉 등의 핵심 인력을 희생양 삼아 스스로의 입지에 쉴드를 치는 곳도 하나둘 생기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지금이 초입으로 보인다는 점이에요. 언제 바닥을 찍을 수 있을지 추정조차도 쉽지 않은데, 호텔업이 4~5년 주기의 경기 사이클을 탄다는 보고서를 본 적도 있지만 이 썰이 맞기만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일단 신규호텔이 시장에 너무 많이 공급되었고, 호텔이 모자란다며 큰소리쳤던 연구기관들의 분석자료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더군요. 떼로 몰려들 것이라던 외국관광객은 애초의 기대에 턱없이 못미치는 듯 합니다.


틈새시장을 노린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의 사정은 아직 나쁘지 않습니다만 맨 먼저 타격을 입을 체급은 재벌 등을 끼고 있는 특 1급이 아니라 재무적 맷집이 허약한 1~2등급 일 것이라고도 하더군요. 최근 빚으로 지어 올린 낮은 등급의 호텔들에게도 불똥이 먼저 튈 수 있습니다.


업황이 길게 잡아 3~4년 내 개선되지 않는다면 파급은 위아래로 번질 것이고 가장 광범위한 타격을 받을 부류는 결국 호텔리어들입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이 늙은 몽돌이 원래 소심한데다,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먼저 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이만 하고요, 


이어질 썰 #3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호텔은 어디인가여????에 대해선 지금부터 구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