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등급제도 개편,
좀 늦었습니다만 그래도 그냥 스쳐 지나긴 찜찜하니 간단히 짚어 보고 갈까요?!
그동안 말 많았던 호텔등급제도에 대한 개정안 행정예고가 드디어 떳군요. 기존 등급체계의 문제점과 개편 배경에 대해선 이미 두어번 소개를 드렸으니 아래 링크 참고하시고요,
관련글: '7성급' 뻥구라,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호텔등급제개편 입법예고...
'호텔등급제도' 전면 개편, 호텔 신뢰도 올라간다
위 행정예고의 만료시기는 금년 12월 10일까지로, 이 기간 동안 예고된 개편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나 개선 의견을 제출할 수 있습니다. 개정안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보도자료 내용을 보면 크게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군요.
1. 등급표기 개편
• 무궁화에서 성星급으로 등급표기 변경
2. 등급심사 공정성/신뢰성 제고
• 이원화된 등급결정업무를 관광공사로 이관
• 암행조사 등 평가방법 보완, 공정성과 신뢰도 확보
1.
언뜻 단순해 보이는 문제이긴 합니다만 개선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특 1급 호텔도 무궁화 5개, 특 2급도 무궁화 5개, 1급은 4개..... 달랑 5개 카테고리에 불과한 국내 호텔 등급을 표현하는 현재의 방법은 그 배경이 궁금할 정도로 꼬여 있습니다. 1986년 부터 시작된 기존의 등급표기 방법는 호텔의 주된 고객인 외국인 관광객 뿐만 아니라 내국 소비자들도 혼란스러워 할 정도였으며, 심지어는 호텔리어조차도 잘 모르고 있을 정도였어요.
호텔의 등급은 곧 호텔의 가치에 대한 상징이며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다름 아닙니다. 국내호텔사정에 밝지 않은 소비자는 호텔의 등급과 그 가격을 저울질하며 의사결정을 하게 되겠지요. 어쩌면 굉장히 단순해 보이는 이 등급 표기방법 개선에 무려 30년이 소요되었군요.
이미지: 한국관광호텔업협회 http://www.hotelskorea.or.kr/main/main.php
2.a
현행 등급심사기관은 호텔업협회와 관광협회중앙회 두 곳으로 이원화되어 있습니다. 평가단이 따로 운영되니 이들 2개 기관의 등급 결정에 일관성이 결여될 수 밖에 없었겠지요?! 더군다나,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사의 등급을 스스로 결정해 왔으니 태생적으로 신뢰도에 흠집이 나 있는 구조입니다. 팔이 밖으로 굽는 경우는 없지요?!
그동안 향응을 받았다느니 심사기관을 바꾸면 더 좋은 등급을 받는다느니 잡음도 더러 있었더랬어요. 서울 소재의 호텔들은 주로 호텔업협회 소속, 지방 호텔들은 대부분 관광협회중앙회 소속이라는데 서울과 지방 호텔들의 규모나 서비스 수준을 주어진 등급과 비교해 보면 일관성이 없어 보이긴 하지요?!
이미지: 한국관광호텔업협회 http://www.hotelskorea.or.kr/main/main.php
등급심사업무를 관광공사로 이관하는 문제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꽤 과단성 있는 결정을 했군요. 듣기론 관광공사엔 아직 관련 기능을 뒷받침할 만한 조직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았다는데 당분간 기존 심사기관의 협조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설마 이런 모양새로 고착되지는 않겠지요?! 심사는 기존의 2개 기관이 하고, 최종적인 결정은 관광공사에서 하는...
호텔업협회나 관광협회중앙회는 중요한 기능 하나를 잃게 되었습니다. 이권이라 할 만한게 있지도 않았다지만 회원사에 대한 영향력은 다소 줄겠지요. 하지만 어차피 회원사의 협회비로 운영되어 왔던 조직이니 위상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론 보이지 않고요, 호텔 초과공급문제, 외국인관광객 영세율, 재산세 감면이나 오피스텔의 불법영업 등 본연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2.b
소비자들이 호텔의 등급에 대한 이해도도 부족했지만 위에 언급된 제도적 허점 등이 작용해 불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보완책을 마련했는데 두가지가 눈에 띄네요.
• 암행조사 방법 도입
• 등급에 따른 별도의 심사기준 도입
등급별 암행평가 기준을 보니 서비스 퀄러티 제고를 위해 그동안 호텔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해 오던 방법과 차이가 없더군요. 문제는 정책 의지인 듯 한데, 과연 이 평가 방법으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호텔의 등급을 하향 결정할 수 있을까요? 기존의 등급심사체계에서 승급조치는 더러 봤습니다만 아랫 등급으로 떨어지는 경우는 본 바가 없는데, 자기 식구를 스스로 평가하는 구조일 때 흔히 볼 수 있는 폐단입니다. 이런 결정이 잡음 없이 가능하려면 일단 일관성있는 등급평가가 전제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평가 신뢰성이 확보되어야 하겠지요?!
새로운 호텔등급제도에 의한 5성급 암행평가기준
현행심사기준은 등급별로 차이가 없었으니 변별력이 다소 없었을까요?! 이번 개편안에서는 등급별로 다른 평가기준을 마련했다는데 제 눈에는 차이가 들어오지 않습니다. 저도 이 평가기준을 처음 봤거든요. 하지만 꽤 새롭군요?! 등급을 결정하는 주요한 기준에 식당의 갯수, 회의실의 유무, 미니바나 룸서비스의 유무 등도 포함되어 있던데 어떻게 보면 호텔의 허세를 부추기는 기준으로 보이기도 하는군요.
관심있는 분들께선 요기....호텔업 등급결정기관 등록 및 등급결정에 관한 요령 일부개정(안) 행정예고
3.
이번 개편안에선 빠진 부분도 있군요. 간간이 메스컴에도 오르내린 문제입니다만 기존 호텔이 등급을 허위로 표기하거나 속여 영업했을 때 제재할 수 있는 법적 처벌규정이 없었는데, 금년 2월 초에 있었던 '위반시 과태료' 처분으로 일단락된 것일까요?!
이미지출처: http://www.staysure.co.uk
비교적 긴 기간동안 이 문제에 대해 정부 및 관련 단체에서 고심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개편안이 획기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그동안 있었던 중요한 문제를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못하더라도 그동안 파생시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바탕 정도는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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