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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썰 #5 서울의 특급 호텔, 안녕하십니까?/서울 객실공급, 넘치는가? 모자라는가?

대단히 못마땅했더랬습니다

 

서울 호텔객실수급전망과 이에 따른 정부 및 서울시의 공급정책.... 


서울에 객실이 한참 모자란다며 지금도 객실공급을 부추기고 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서울 소재 호텔들의 경영사정은 악화일로에 있으며 개선의 기미조차 찾아 볼 수 없군요.


 

'그렇지 않다고...' 포스팅 몇 개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분히 감정 섞인 이 포스팅들을 언뜻언뜻 되돌아 보는 제 심정이 그렇게 편친 않더군요. 근거도 없이 입만 놀린 꼬락서니였거든요. 하지만 현업에 20년 줄기차게 근무한 경리쟁이 호텔리어의 '촉'을 과소평가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사무실에 들어 앉은 공무원들이 전혀 알 수 없는, 현장에서 피부로 직접 느끼는 실물 경기이니까요....


 

정책당국과 서울시는 중국 등지로부터의 외래관광객이 엄청 증가할 예정이고이들을 수용해야 할 객실은 한참 모자랄 것이라며 떵떵거렸었는데 왜 호텔들의 사정은 되려 나빠지기만 하는 걸까요??

 


오늘은 썰 시리즈의 마지막,,,


서울의 특급호텔, 과연 안녕할까요?????

 

 #1국내호텔 실적과 경향, 그리고 여러가지 의미/국내특급호텔 2013년 매출실적

 #2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호텔

 #3 국내 호텔의 수준차, 특급과 일반호텔, 가족호텔 

썰 #4 국내 호텔의 수준차, 서울호텔과 지방호텔

 #5 서울의 특급호텔안녕하십니까???/서울 호텔의 객실수급




 

서울의 객실수급전망에 대한 당국의 설레발            지금은 스멜을 감지하고 죄다 숨어 들었지만 1년 전까지만 해도 정부는 언론의 확성기를 죄다 동원해 서울에 객실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설레발을 쳐 왔더랬습니다. 

[그림 1] 호텔의 호시절 얼마나 갈까?/시사인



한국을 방문하는 외래관광객은 2012년 부터 매년 11.6% 증가, 2013년부터 서울에 15,000실 이상의 객실이 부족할 것이라고 호기롭게 말했었지요.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의 돈줄은 온통 호텔 프로젝트로 쏠리기 시작했고, 공실률에 허덕이던 오피스 또한 호텔로 탈바꿈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호텔들이 우후죽순, 무서운 기세로 시장에 공급되고 있어요.


시기적으로 다소 섣부릅니다만 정부의 객실수급전망은 맞았을까요?



중구난방 흩어진 자료를 모아 보면, 일단 2013년 외래관광객은 9.3% 증가한 12백만명에 이르렀는데 정부의 설레발이 아주 부실했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군요. 하지만 서울의 객실공급 (등록기준)은 전년비 12.5% 늘어난 30,550실에 그쳤으니 정부의 공급예상(위 그림의 '수요전망'도 아닌 '공급예상') 33,120 실에 비해서도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외래관광객은 예상한 수준만큼 늘었지만 객실공급은 기대를 한참 밑돌았으니, 서울은 일단 공급대란 수준은 아니더라도 객실을 잡기 위해 여행사 담당자들이 호텔의 세일즈맨 접대에 한창 열 올렸어야 합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제 호텔의 담당자는 여행사 직원의 바짓가랭이 잡기에 여념이 없던데???! 이 쉥퀴가 허구헌날 제게 뻥카만 날렸던 걸까요????





서울 특 1급 호텔의 객실운영사정           아래 도표는 2013년 서울 특 1급 호텔의 객실사정을 정리한 것입니다. 대란은 고사하고 내리막이 확연해 보이지요?! 2012년이 상투로 보이고요, 표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2014년 들어서 사정은 더 나빠졌는데 만약 2013년의 실적수준을 유지하는 호텔이 있다면 그곳의 DOSM은 표창 받아 마땅합니다.

 

[표 1] 서울 특 1급 호텔 객실운영 현황/자료: 2013년 관광호텔업 운영현황

2012년 정점을 찍었던 특 1급호텔의 객실운영상황은 2013년 들어 눈에 띄게 나빠졌습니다. 객실 공급이 늘어 평균객실료가 낮아지는 건 어쩔 수 없다지만 외래관광객이 대폭 증가했음에도 객실가동율이 되려 위축되는 건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아울러, 달리 따질 부분이 있긴 합니다만 호텔의 식음료부문 사정은 진창이나 진배없습니다. 한 호텔이 많게는 7, 8개씩 가지고 있는 레스토랑은 그야말로 파리 날리고 있고요, 일부 호텔은 럭셔리 명찰의 자존심을 내팽개친 채 쿠팡 등 소셜에 할인쿠폰을 올리기도 하고, 엄청난 수량의 반값 할인쿠폰도 직원들을 몰래 동원해 돌렸다는 흉흉한 소문도 떠돌더군요

 

호텔 식음료부문의 부진이 장기화되면 파급이 아주 커질 수 있어요. 이익률은 낮지만 노동집약형 구조라 부진한 실적을 인건비 절감으로 완충하려 들거든요.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단순합니다. 부작용이 만만치 않지만...

 


 

서울 관광호텔의 객실운영사정      고작 특 1급 호텔 22개로 생색을 내냐고요?? 그럼 서울 전체 호텔의 그림을 한번 볼까요? 외래관광객이 많이 늘었다 하니 비싼 특 1급 호텔은 그렇다 쳐다 더 낮은 가격의 특급 이하 호텔들에겐 콩고물이 좀 튀었겠지요??

 

[표 3] 서울지역 전체 관광호텔 객실운영 현황/자료: 2013년 관광호텔업 운영현황

 

안타깝게도 예상은 역시나 빗나갑니다. 위 특 1급 호텔이 보인 모양새 보다는 다소 완화된 느낌이지만 그다지 큰 차이는 없군요?! 평균객실료도 하락했고, 객실가동률(객실점유율) 또한 내리막길을 타고 있군요

 

고것 참 요상스럽네요. 전년대비 엄청 늘어날 것이라던 외래관광객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해당 기간 동안 급증했다던 요우커 아래 [ 2]는 도대체 누가 다 먹은 걸까요???? 그 기간 동안의 서울지역 객실공급이 그 증가세를 흡수하고도 남을 만큼 늘지도 않았는데... 

 

 

 

서울의 특급호텔과 중국관광객              요우커가 많이 늘었다지만 이들은 실상 특급호텔의 먹거리가 아닙니다. 면세점 등에서 뭔가 잔뜩 사긴 하지만 잠자리엔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듯 하더군요. 특급호텔의 주된 먹거리이던 일본 단체 및 FIT는 찾아 보기 쉽지 않을 정도로 급감했고요, 내국경기 영향으로 고가의 Corporate Mix도 위축되고 있습니다


 

 [표 2] 외국인 입국자 (외래관광객) 증가추이/자료: 관광지식정보시스템 tour.go.kr

 

[ 2]는 일본과 중국발 외래객의 입국 추이입니다. 요우커의 증가세는 정말 업청나지요?! 2013년엔 전년대비 150만명, 무려 52.5% 급증했군요. 하지만 특급호텔의 주타깃인 일본발 입국자는 2013년에 22%나 감소세를 보였으니, 프리미엄 마킷을 지향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특급호텔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건 어쩌면 당연해 보입니다. 추가로, 2013년 우리나라를 가장 많이 방문한 관광객의 국적은 일본이 아니라 중국으로 한순간에 자리바뀜이 있었군요.  

 


 

서울객실공급, 그리고 외래관광객 증가추이와 성격         서울의 객실공급 (등록기준/자료:서울시 정보소통광장) 2012년 대비 3,400, 12.5%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총외래관광객은 9.3% 증가에 그쳤는데, 행정당국에서 당초 제시한 외래관광객 증가예상폭 11.6%에 비하면 다소 낮은 수준이군요

 

그런데, ?????


 [표 4] 서울객실공급추이와 서울외래방문객 입국추이/자료: 서울시/관광지식정보시스템

 

 

서울을 방문할 것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추려보면 2012년 대비 달랑 1.9%, 2만명 가까운 증가에 그쳤네요????! 


*인천공항과 김포국제공항 그리고 인천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지방이나 제주공항으로 입국했다가 다시 상경하는 외국관광객의 경우를 배제했으니 아주 정확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얼추 비슷한 수준이겠지요?! 관련 당국은 아마도 이 의미를 증거하는 자료를 가지고 있겠지요. 이 판국에 내놓을 이유가 없겠지만.....


 

애초 정부가 추정키로 [그림 1], 외래관광객은 해마다 11.6%씩 증가할 것이고, 이들 중 78%는 서울을 방문할 것이라고 했는데??? 2013년에 100만명 넘게 증가했으니 이들 중 78만명은 서울로 밀려 들어와 객실을 찾아 헤매었어야 하는데???? 


제주롯데, 흠.. 좋군요..

 

해당 기간 동안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래관광객은 무려 96%, 68만명이 증가했으니 2012년 대비 증가한 총외래관광객 100만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군요. 그렇다면 '2013년 증가한 외래관광객은 대부분 제주도를 방문한 중국관광객이고, 빠져나간 일본관광객을 감안하면 서울과 수도권의 객실수요에 의미있는 영향이 없었다'라는 추정이 가능할까요

 

아울러, '서울의 객실공급은 12.5% 증가했음에도 서울을 방문한 외래관광객은 고작 1.9% 늘었으며, 따라서 서울의 호텔들은 죽을 맛이고, 2014년엔 그 추세가 심화되어 더 죽을 맛이다'라고 탓을 돌려도 될랑가요???

 


 

서울의 객실은 아직도 턱없이 모자라는가? 아니면 왕창 남아 도는가?     아니나 다를까, 국감에서도 서울 객실시장의 과잉공급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학교 호텔' 지어도 객실은 남아

[국감보도] 서울호텔이 부족? 과잉공급될 수도.

언론보도해명-서울지역 관광숙박시설은 부족한게 사실입니다..

 

 

올해 8월 국감에서 정의당 정진후의원이 제기했던 문제를 한겨레가 보도했는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정부의 주장과는 판이하게 달리, 2016년에 가서는 14,500여실의 객실이 남아 돈답니다. 2013년 기준 서울의 객실공급량이 30,000여실이니 그 규모의 반이나 되는 물량이 넘친는다는 의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위 링크들을 참고하시고요, 이에 대한 문체부의 해명보도 내용이 가관이었어요. 질문과 그에 대한 해명이 도무지 매치되지 않습니다. 나름 똑똑한 공무원들이니 질문의 요지를 이해하지 못할리는 없었을 터, 정의원의 문제제기에 대한 성의있는 검토가 없었거나혹은 의도적으로 개무시 했거나... 그마저도 아니라면 규제개혁을 외치는 윗것들의 눈치를 봤거나... 몽돌이 보기엔 셋 다~


 

이미지: 한겨레


어쨋거나, 문체부의 논리를 적용하더라도 2016년까지 서울에 추가공급될 객실수는 12,140여실(정의원에 따르면 20,380실 증가)입니다. 설령 정부의 추정대로 외래방문객이 증가하더라도, 만약 위 [ 4] 2013년의 경우처럼 서울로의 유입이 변변치 않다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정의원은 언급을 했고, 문체부는 못 들은 척 했던 문제, 아직도 제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숨은 강자, 게스트하우스나 민박 등 대체숙박시설의 성장도 엄청나더군요. 이들 또한 호텔의 수요를 일부 흡수했을 것이고 ADR을 낮추는데 일조했겠지요. 정부 당국은 이들과도 각개전투, 공급을 독려하고 있다던데 이에 대해선 추후 기회가 된다면 한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의 호텔들, 안녕하시렵니까????        따지고 보면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것일 수 있습니다. 정진후의원의 문제 제기 또한 그런 상황에 기반했겠지요. 하지만 문체부 등 행정당국의 추정은 최상의 그림만 고집해 근거하는 듯 하군요.... 

 

안타깝지만 시장의 목소리, 호텔업협회의 청원, 국회의원의 국감 문제제기 등을 귀담아 들을 용의가 전혀 없는 듯 보입니다그들에겐, 틀리면 사과 한마디 뱉으며 끝낼 수 있는 일인지 모르지만 호텔은 얼마나 될지도 모르는 기간 동안 큰 희생을 치뤄야 합니다


만약

 

 객실신규공급(정부 추정대로 12,140)이 예정대로 이뤄지고,

 일본발 관광객이 앞으로도 2013년 수준으로 정체된 상태에서

 늘어나는 관광객이 지금 추세대로 제주도에 주로 쏠린 영양가 빈약한 중국발 요우커라면

 

서울의 호텔들은 느닷없이 줄어든 파이를 놓고 피 튀기게 싸우겠지요.... 그 사이 수많은 호텔리어들에게도 유탄이 튀게 마련입니다.  



 늙은 몽돌의 젊은 폐이스북, 몽돌은 페북으로 소통합니다

 


사실, 서울의 특급호텔들은 그동안 보기드문 호황을 구가하면 편하게 장사해 왔더랬어요. 소비자 뿐만 아니라 여행사 등 파트너들 또한 떵떵거리며 장사하는 호텔을 고깝게 봐 왔을 터이지요. 하지만 사정은 1년여 사이에 급변했군요지금까지의 변화 정도면 탐탁친 않아도 틀린 방향이다 말하긴 어렵습니다. 그동안 호시절을 보냈던 호텔들이 다소 힘들어지는 대신 시장가격이 낮아져 소비자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심히 걱정될 정도이군요. 설마 정부가 수많은 호텔리어의 밥그릇을 담보로 아래의 애널리스트 처럼 '깨소금이다. 맛 좀 봐라!'라는 식으로 접근하는건 아니겠지요??!!

관련글서울_수도권지역 호텔, 공급초과를 걱정할 때인가

 

 

위 한신평의 애널은, '객실가동률 70%까지는 자산가치 및 수익성 하락없이 호텔 영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염장을 질렀더군요. 객실가동률이 떨어지는데 수익성 하락없는 영업이란 잘못된 표현이고요, 아마도 감내할 수 있는 정도까지의 객실가동률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2013년 특 1급 호텔의 객실가동률이 72%, 올해도 엇비슷한 수준이지만 객단가 (평균객실료) 1, 2만원 낮아지는 수준? 객실가동률이 조금 더 떨어져도 대형 특 1급 호텔 덩치면 오래 견딥니다. 마지막엔 수족을 잘라내는 구조조정으로 결손을 완충하겠지요. 하지만 서울 전체 호텔의 객실가동율이 70% 아래로 걸리면 그 파급은 하나씩 언론의 지면 위로 올라오겠지요역시 20년 근무한 경리쟁이의 촉이니 너무 믿진 마시고요..



이미지: 전기신문



큰 소용은 없어 보이지만 더 온다던 요우커들은 정부의 예상대로 더 오겠지요?! 더군다나 중국과의 FTA도 체결된 마당이잖아요?!...아베와 박통이 만날 예정이라는 소식도 있던데 수첩에 꼬옥 적어 두시기 바랍니다. 길바닥에서 사라진 일본 관광객들 다시 좀 찾게 해 달라고..... 원래 친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