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인터컨티넨탈이라고 부릅니다만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InterContinental Seoul Coex가 정식 명칭입니다.
바로 옆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정식명은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Grand Inter Continental Seoul Parnas)의 동생뻘 되는 호텔이죠.
다녀 온지 제법 되었으니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 재미있는 내용들 위주로 가급적 간단하게 훑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평범한 동생과 엄친아 형?”
아래의 글들에서 이어집니다.
범생이 호텔,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 매각, 그리고 잡썰
강남 스타일 뷔페,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브래서리 Brasserie
“남달랐던 태생”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은 서울 특 1급 호텔들 중에서 비교적 늦은 1999년에 개관합니다. 코엑스, 아셈타워 등 건강한 먹거리가 즐비한 강남 노른자위 중의 노른자위에 입지했으니 그 태생부터 남달랐다고 해야 할까요?!
그렇다고 어릴적 집으로 들고 왔던 성적표가 그 축복 받은 태생 만큼이나 번듯했던 건 아닙니다. 지금 역시도 우리나라 대표 럭셔리와 대놓고 견주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들이 있긴 합니다만 개관 당시에 비해서는 사정이 꽤 호전된 듯 보이더군요.
강남 엄친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리고 엄친아의 동생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초장기 위상 차를 대강이나마 확인하기 위해 다소 철 지난 자료를 인용해 볼까요? 2000년대 중후반이니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이 개관한 지 7, 8년 된 시점인데, 평균객실판매단가 ADR은 6만원 씩이나 차이를 보이는군요. 하지만 객실점유율은 꾸준히 높았으니 프리미엄 마켓은 엄친아 형에게 양보하고, 다소 수준 낮은 상용시장을 타깃팅하며 박리다매 했다고 봐도 될까요?!
출저:국내호텔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방안. 2010년/KIS Credit Monitor 김희은 애널리스트
하지만, 요즘 호텔리어나 고객들의 인식은 옛날 저 때를 기억하는 늙은 호텔리어들의 그것과는 꽤 차이가 있는 듯 합니다. 형은 그동안 나이 들었고, 동생은 많이 컷거들랑요.
원래 IHG의 체인 스케일 Chain Scale 분류에 따르면 인터컨티넨탈 InterContinental은 럭셔리 명찰(관련글: 호텔의 또다른 등급, 체인 스케일 세그먼트) 입니다. 그러니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이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모두 럭셔리 등급으로 동일하게 보는 것이 옳을까요?
'일반적으로 그렇다'고 말할 수 있지만 더러는 그렇지 않습니다. 지역에 따라서도 다르고, 브랜드를 도입하는 회사, 즉 오너의 의지에 따라서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 차가 생기니까요....
서울의 이 2개 인터컨티넨탈 명찰은 모두 좋은 호텔임에 틀림없지만 이들을 굳이 비교해 평가하자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이 시설 수준 등 여러 면에서 우위에 있었으며 지금도 그렇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럭셔리 luxury,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서울은 어퍼업스케일 upper upscale정도??!
소유 회사 파르나스호텔(당시 한무개발) 또한 10년 뒤에 개관한 이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을 요즘 흔히 말하는 세컨드 브랜드 쯤으로 여기고 있었더랬지요. 저를 포함해 경쟁 호텔에 근무하는 호텔리어들의 인식 또한 그러했습니다.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서울
“변화된 위상?”
그로부터 몇 년 지난 시점, 형은 늙어 가고 동생은 한창 성장한 즈음의 결과를 한번 볼까요?! 위상변화가 감지되는데, 이 변화는 영업실적 뿐만 아니라, 국내의 대표 호텔소비자모임인 '스사사' 빠꼼이 회원 분들의 인식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코엑스 인터컨을 더 좋은 호텔로 알고 있는 분들도 더러 계시더군요...
아래는 2013 국내 호텔의 실적과 경향 등을 다룬 '썰'시리즈에서 사용했던 표인데, 그랜드 인터컨과 코엑스 인터컨의 경영지표 몇 가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2013 서울 특 1급 매출 등 영업현황/매출단위: 백만
위 자료의 객실수는 판매가능객실수로 역산해 산출했으므로 등록 객실수와 다를 수 있습니다.
썰 #2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호텔/국내특급호텔 2013년 매출실적
노란색으로 따로 표기했는데, 평균객실료 ADR의 차이는 거의 없다시피 하고, 점유율 Occ%을 반영한 RevPar은 오히려 역전되어 있지요?! 설마....... 하시는 분들도 많을 듯 한데, 작년말 관광호텔업협회가 발간한 2013년 국내 호텔영업실적을 보고서 저도 꽤나 놀랐습니다.
사실, 표에서 보이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의 성적표는 일시적으로 왜곡되어 있으니 빠진 부분을 감안해 고쳐 읽어야 합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은 2013년 5월 부터 10개월 간 로비, 연회장, 레스토랑 등을 뜯어 고치는 대규모 레노베이션(리모델링) 공사를 했거든요. 당연히 객실 등 호텔 전반의 영업에 무시 못할 영향이 있었고, 코엑스 인터컨은 상대적으로 수혜를 봤겠지요?!
그 반사이익이 얼마나 되었는지 알 수는 없는 일이지만, 어쨋거나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서울의 위상은 개관 당시 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은 분명해 보이는군요. 타 경쟁호텔과의 실적을 비교해 보면 그 성장세가 은근히 눈에 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이 늙은 강남 엄친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의 자리를 넘볼 깜냥은 못됩니다. 안타깝지만 타고난 골품이 노력한다고 덜컹 바뀌는 게 아니거들랑요.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가?”
그렇지 않아도, 호텔업계에선 그 타고난 신분이 무시 못할 영향력을 미치는 듯 합니다. 애초 세컨드 브랜드처럼 도입한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이 제 아무리 노력해도 맏아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이 독차지 했던 온가족의 사랑을 뺏어 쟁취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라고 저도 간간이 떠벌리긴 했습니다만 이건 좀 달리 봐야 할 사안이군요. 출생에 관계된 문제이니까요..
건축에 문외한이니 뭐라 신뢰도 쩌는 설명을 드릴 순 없지만, 설계 당시부터 이미 그 그릇의 한계가 규정되지 않나 생각될 때도 있습니다. 사이즈도 그렇고, 물적 수준도 그렇고.... 정해진 그릇으로 태어나, 정해진 정도로 성장을 하다가, 혹여나 정해지지 않은 정도로 몸집이 불거나 위상이 업그레이드 되어도, 정작 옷을 갈아 입으면 도무지 어울려 보이지 않는 그 옷매무새...
이는 아마도 노보텔 강남, 더케이호텔, 팔레스호텔, 세종 호텔, 베스트웨스틴 서울가든 호텔 등, 사이즈를 키워 가며 특 2급 호텔에서 특 1급으로 승급한 최근의 호텔들이 그 과정에서 겪는 물리적, 심리적 난관을 설명할 때 더 잘 적용할 수 있는 '태생론'이 아닌가 싶기도 하군요...
관련글: 7성급 뻥구라와 호텔등급체계
혹 코엑스나 위 승급한 호텔들에 근무하시는 호텔리어들께 기분 나쁘게 들렸을 수도 있습니다만 몽돌의 어설픈 주관, 재밌자고 다소 과장해 표현한 부분도 있으니 크게 개의치 않으셨으면 좋겠군요.
♠♥♣★
이미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http://www.iccoex.com/kor/rest/live.do
“코엑스 인터컨에서 나는 어린 태”
오늘의 주인공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서울은 형 뻘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및 서울의 대형 특 1급 경쟁 호텔과 10년이나 나이 차가 나는데, 어린 티는 식음료 부문에서도 또렷이 납니다. 하지만, 코엑스 인터컨 보다 비슷한 시기(정확히는 1년 뒤인 2000년)에 개관했던 JW메리어트 서울(강남)과는 전혀 다른 어프로치를 보였는데 결과적으로는 코엑스 인터컨의 선택이 옳았던 것으로 '개인적으로' 판단합니다.
아침 출근길에 읽기엔 너무 긴 글이지요?! 별일 없으면 내일 다시 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홍보팀님께 너무 죄송하군요. 긴 시간 룸쇼를 시켜주셨는데 도움되지 않는 얘기 하느라 보여주신 호텔들을 자랑할 틈이 없으니.... 제 블로그의 내용이 원래 이런 식이니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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