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호텔리어의 고향은 부산입니다.
작년 결혼에 골인했는데 결혼식 역시 부산에서 열렸었죠. 식장은 한화리조트 해운대 티볼리.
안타깝게도 지금껏 제 기억에 생생하게 남은 건 그 결혼식이 아니었어요. 다름아닌 그 식장 뷔페에서 먹었던 미역국.... 염불에 관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잿밥이 유별나게 맛있었던 탓이랄까요?
꽤 성대했던 결혼식은 막을 내렸고, 함께 내려갔던 늙은 호텔리어 몇은 그곳에 투숙해 술판을 벌이셨다더군요. 전 따로 나와 부산의 오랜 친구들과 또다른 술판을 벌이고 있었죠. 상경해 듣자니 그 술판 다음날 늙은 호텔리어들은 인근의 미역국집에서 해장을 했다네요? 그 미역국 역시 그렇게 맛있었다고.....
제 고향이 남해 섬마을이니 미역국 하나가 뭐 그리 대수겠습니까. 자랄 때부터 수시로 먹어왔던 흔하디 흔한 음식입니다. 하지만 늙은 호텔리어들의 해장 미역국엔 귀가 솔깃했어요. 부산을 다시 내려오면 그 해장 미역국을 꼭 먹으리라 다짐하고 있었더랬죠.
마침내 그날이 오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호텔 행사로 부산에서 2박을 했었고, 부산 호텔리어들과의 밤늦은 술자리 다음날입니다. 공교롭게도 숙소 바로 앞에 외지인에게 꽤 알려진 미역국집이 있네요?
부산 해운대맛집 오복미역 해운대점
오복미역
리모델링을 한 듯 한데, 꽤 번듯하더군요.
이른 시간 탓인지 손님은 많지 않았는데, 아마도 국으로 흔히 나오는 미역국을 비싼 값을 치루고 따로 사먹는다는 게 마뜩치 않은 탓일까요? 하지만 부산 사람들 사이에서도 꽤 알려진 곳이더군요. 뒤에 알고보니 미역국 전문점으론 오복미역이 우리나라 최초라고...
부산 해운대맛집 오복미역 해운대점
전 가자미 미역국을 주문했고, 같이 밤을 보냈던? 알로프트 서울의 박총께서는 전복조개 미역국이었나??
가자미 미역국 가격이 일만냥,, 미역국치곤 가격이 꽤 쎄지요?
그나저나 조개도 아닌 가자미를 넣은 미역국이라니...
도회 사람들에겐 좀 생소할 수 있겠다 싶지요? 하지만 갯가 사람들은 생선이나 해물을 넣은 미역국에 꽤 익숙합니다. 오히려 소고기 미역국을 느끼하다며 싫어할 정도거든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탈 역시 새우나 가자미 혹은 감성돔을 넣은 미역국이에요. 보기와는 달리 정말 개운한 맛입니다.
오복미역 해운대점 가자미 미역국
상차람도 번듯하고, 찬들도 정갈하네요. 모두 맛있어요.
꽁치 한마리도 함께 나오는데, 다소 값싸 보일 수 있는 미역국을 벌충하기 위함일까요?
오복미역 해운대점 가자미 미역국
가자미 한마리가....ㅎ
집밥 미역국이 아니라 뚝배기에 담겨 나오네요? 좀 달라 보이긴 합니다. 값비싸 보이기도 하고....
오복미역 해운대점 가자미 미역국
가자미와 조갯살이 실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단 건져내 발라 먹고요... 그리고
밥을 마는 것이죠.
오복미역 해운대점 가자미 미역국
국물은 해산물 외 다른 재료를 추가로 사용한 듯 색깔이 뽀얗군요? 평소 시골에서 먹던 미역국과는 좀 다른 맛이에요. 제 기대와는 달리 개운한 맛이 아닙니다. 기름기가 입에 오래 남는 다소 '툭진' 맛이랄까? 다른 분들은 '진국'이라 표현하는 맛... 저와 지인 역시 맛있게 먹긴 했습니다만 제겐 아쉬움이 없지 않았어요.
하긴 비싼 값을 지불하며 집밥 미역국을 한껏 기대한 저 또한 좀 유별나긴 하죠? 여하튼 박총께서도 꽤 만족해 하셨더랬죠.
미역국치곤 예사롭지 않은 가격인데, 가자미니 전복 등 미역국에 든 걸 생각하면 이해 못할 수준도 아니죠. 개인적으론 새우나 조개 등 비교적 저렴한 재료를 사용하되 가격을 좀 낮추고, 대신 좋은 미역을 사용하고 양도 더 늘렸으면 했어요. 맛있는 미역과 시원한 국물을 먹고 싶었다니까요?!ㅎ
미역국이 아니라 가자미국이나 전복국으로 불러야 더 어울릴 모양세인데, 아무튼 부산 여행하면 꼭 먹어 보시라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음식, 가지미 미역국이었습니다.
오복미역 해운대점 영업시간: 24시간
(휴무: 일요일 23시~ 월요일 08:00)
오복미역 주차: 없음/해운대역 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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