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늙은 호텔리어의 맛집

2시간 동안만 먹을 수 있는 냉동삼겹살. 해방촌 잠수교집 [해방촌 맛집]


온갖 흥미로운 것들로 가득 차 있는데, 꽤 인위적이고도 재기발랄합니다.


제 나이 또래에게나 익숙할 80년대 복고풍 아이템들인데, 젊은 층은 이런 것들에 끌리나봐요. 철 한창 지난 구닥다리 물건들이 그들 사이에선 '힙'한 것으로 다시 수용되는 걸까요?


신분증 검사해 입장시키는 클럽인 듯, 넓지 않은 레스토랑엔 젊은이들로 꽉 찼는데 저같은 꼰대 세대는 눈을 다시 씻고 봐도 저희들 뿐이로군요.


해방촌 잠수교집


해방촌 맛집 잠수교집


삼겹살집이라니 더 황당하죠?

해방촌 잠수교집은 2호점이라더군요. 구어메 Gourmet 저리가라 수준인 최고위 대표 늙은호텔리어의 말씀에 따르면 입소문이 이미 핫!할 정도랍니다. 1호 점은 테이블 4개짜리로 시작한 보광동 잠수교집이에요.



듣자니 평소엔 20팀, 많을 땐 30팀이 대기줄을 탄다네요? 이날 역시 해도 저물지 않은 초저녁임에도 18팀이 하릴없이 기다리고 있었죠. 더러는 현장 예약을 한 후 대기가 길어 주변 치킨집에서 맥주를 마시다 온다고도 하더군요....ㅠ

저희 일행은 미리 예약을 했습니다. 한 테이블 묶음 4명 단위 예약이 가장 잘 먹힌다고~ㅋ 


해방촌 잠수교집


셋업 역시 흥미로워요.

그야말로 '오봉' 한 상입니다.ㅋ


해방촌 맛집 잠수교집


스테인레스 종지에 쌈장과 생계란, 마늘, 새우젓, 마늘쫑, 고추 등을 아기자기 담았네요. 그리고 신김치, 계란찜과 파무침, 김칫속....


해방촌 잠수교집


아실랑가요? 물병 역시 그러한데..

옛날 소시민 냉장고 속에서 흔히 보던 그것

한껏 투박한 선키스트 오렌지쥬스 용기입니다. 오랜만에 보네요.ㅋ


잠수교집


그리고 골판지에 매직으로 쓴 안내글들...


식사 시간은 2시간 한정!!?ㅋ

2시간 이상 먹으면 쫓겨날라나?? 하긴 2시간 이상을 이 시끄럽고 뜨거운 곳에서 어떻게 견디겠어요. 핫!함을 떠벌리는 주인장의 설레발로 보이는군요.

그나저나 뒤에 앉은 30대 초반의 여성 무리는 주변을 전혀 배려하지 않네요. 이날 잠수교집에 대한 유일한 컴플레인....


해방촌 잠수교집


메뉴는 달랑 하나.

이런 '모 아니면 도' 컨셉 매우 애정합니다. 왠지 헌신이나 집중 혹은 장인정신 느끼게 된다니까요?! 가격도 나쁘지 않죠?


해방촌 잠수교집


그리고 냉동삼겹살인데, 최고위 대표 호텔리어의 말씀에 따르면 이 '냉삼'의 시대가 조만간 도래해 먹자골목을 휩쓸 예정이라나요? 믿거나 말거나...



그리고 트레이 옆에 붙은 태그 좀 보세요. 정육점의 그것을 흉내낸 것인데 표기되는 가격 역시 독특합니다. '11,950원'처럼 일부러 십원 단위까지 프린트되게끔 시스템을 구성했어요.


레스토랑의 모든 것에 이런 '스토리'를 심었습니다. 이건 교묘한 작전이며 상술이자 매력이에요. 글머리에서 말씀드렸습니다만 꽤 인위적이지만 눈에 거슬릴 정도는 아닙니다.

옆의 괘종시계 역시 80년대 풍 구닥다리이군요?


잠수교집


일단 술은 이것으로...

소주는 한라산, 보해, 대선소주 등 4종. 지방에서 한 때 잘나갔던 것들로만 엄선, 판매합니다.


해방촌 맛집 잠수교집


직원이 정성스럽게 굽는 법, 먹는 법을 한차례 설명해줍니다.

그 흔한 삼겹살 먹는데 방법이 뭐 그렇게 중요하겠어요? 하지만 이것 역시 의도된 '작전'입니다. 주인장이 어떤 분인지 모르겠지만 매우 치밀해요.

그나저나 저희 테이블 담당하셨던 분은 앳된 고등학생 알바이더군요. 화이팅!!!


해방촌 잠수교집


고기가 증발하면 밥을 먹습니다. 요렇게 볶고 계란후라이를 추가하면 조렇게....ㅎ

김을 싸먹으면 더욱 맛있습니다.


해방촌 맛집 잠수교집/주차장 당근 없습니다.

해방촌 잠수교집 영업시간 18:00~02:00

해방촌 잠수교집 휴무일 매주 월요일



청국장과 맑은 명란탕도 추가해 먹어보고...



냉삼이건 생삼이건, 수시로 먹는 삼겹살의 맛이야 얼마나 다르겠어요? 하지만 컨셉과 차림새, 주인장의 접근법 등이 꽤 흥미롭습니다. 호텔이 이런 컨셉을 들여온다는 건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수는 있어요.


시간나시면 다녀오시길,,, 하지만 예약 필수!!!



호텔이야기

카카오스토리와 페이스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