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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텔리어의 맛집

마법의 불판, 등심만 파는 대도식당 [왕십리 본점]

오랜만에 옵니다.

10년은 족히 넘었나봐요.


왕십리 대도식당


여전히 핫!하군요. 6시를 간신히 넘긴 시간인데 벌써 대기줄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대도식당 왕십리본점


옛날엔 신발을 정리해주시는 분이 계셨다는데,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분들의 신발을 귀신같이 알아보고 내주셨다네요? 안 보이시던데 워낙 방이 많아진 탓에 되려 역할이 필요 없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내부는 마치 미로와 같습니다.

유명한 노포 맛집이 그렇듯 가게가 번성하면서 주변의 민가를 하나둘 인수하며 연결해 확장합니다. 대도식당은 그 전형을 보여주는 곳이에요.


왕십리 대도식당


입식 테이블이 있는 대도식당 서관은 이미 예약이 찼더군요. 어쩔 수 없이 본관의 방바닥에 자리를 잡습니다. 이곳은 아예 예약을 받지 않나봐요? 그야말로 선착순.


이후에 다시 가 본 대도식당 서관,,, 운치 작렬.ㅎ 목어를 전등처럼 사용하네요? 인테리어에 나름 신경쓴 흔적이 역력합니다. 


유명세가 이토록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도 쉽지 않을텐데, 그 배경은 익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본질에 충실하기 때문일테죠. 퀄러티 좋은 등심을 좋은 가격에 냅니다. 고객이 외면할 이유가 없어요. 

수요미식회에도 나왔던데 그런 것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입니다. 


왕십리 대도식당 가격


가격을 몰랐었는데 이제서야 보니 입구 명판에 아예 음각을 했놨군요.

한우 등심 200g에 38,500원


대도식당 왕십리 본점


파무침과 양배추, 소금장 그리고 고추장...


상이 차려지고


왕십리 대도식당 무쇠불판


두태기름과 함께 불판이 깔립니다. 이 두태기름은 필시 고기의 맛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듯 보이는데, 달리 확인해 보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마법의 불판. 대도식당의 모든 요리는 이 무쇠 불판에 의해 조리됩니다.



대도식당의 불판에 대해선 재밌는 얘기가 있더군요.


무쇠로 만들었다는데 고기가 아주 잘 굽힌답니다? 집에서 고기 구워 먹을때 사용하려고 그 불판을 사가는 분들이 더러 있다네요? 신당동 등지의 그릇상가에서 '대도식당 불판 주세요~' 하면 쉽게 살 수 있다고...


하지만 그건 하품이라고 해요. 더 좋은 퀄러티의 것이 따로 있습니다. 고기 기름으로 길을 들여 파는 것... 그렇지만 최상품은 따로 있다네요?

바로 대도식당에서 직접 사용하다 어쩌저쩌 하나씩 흘러나오는 중고품~ㅋㅋ


대도식당 등심


대도식당에서 사용하는 고기는 모두 한우 등심입니다. 마블링도 좋고 회전율이 높으니 선도 역시 훌륭하군요. 기름과 심줄을 제거해 계량을 하므로 가격은 더 좋다고 할 수 있어요.


참고로, 옛날 1960년대 초반 이 근방 마장동에는 가축시장과 도축장들이 있었고, 신선한 육고기들을 거래하는 큰 장터도 섰다고 해요. 대도식당이 이곳에 입지한 이유 역시 아마도 그런 배경 탓일까요? 1964년 개업했다니 근거없는 상상은 아닌 듯 보입니다.


왕십리 대도식당


고기를 굽습니다. 연기가 피어오르면 한번 뒤집고, 욕즙이 위로 스며들면 지체없이 먹습니다.ㅋ

고기 정말 부드럽군요.


대도식당 파무침


파무침도 압권입니다.

약간 두껍게 쳐내 숨을 죽인 스타일인데, 식후 2, 3시간 냄새가 입안에 진하게 남았지만 고기와 아주 잘 어울리고 의외로 맨밥과도 케미가 좋네요.


왕십리 대도식당 콜키지차지: 10,000원


자리가 다소 불편합니다만 와인이 빠질 순 없죠.

오늘 selection은 다소 해비합니다. 2010년 G20 만찬주로 선정된 적이 있다는 카베르네쇼비뇽 온다도로... 저질체력 몽돌은 종류에 관계없이 와인엔 특히 취약합니다.



대도식당도 콜키지차지를 받습니다만 상징적인 수준입니다. 만원.

하지만 대도식당에서 술 드시는 분들은 많지 않아 보이더군요. 고객 믹스는 주로 가족단위 혹은 연인 사이... 

 

왕십리 대도식당 김치볶음밥


대도식당의 또다른 시그니처 메뉴

깍두기 볶음밥.....


식사는 깍두기 볶음밥과 된장찌개 2종입니다. 하지만 함께 주문하는 건 안된다네요? 아마도 테이블에 하나씩만 준비된 버너와 고기 기름을 잔뜩 먹은 그 마법의 불판탓인 듯... 된장찌개를 시켜 밥과 끓여먹는 된장밥도 좋다는데 안타깝지만 일단 패쓰~


왕십리 대도식당


고기를 굽던 불판을 파무침으로 닦아 냅니다. 그 사이 파향이 불판에 스며들죠. 그러곤 비법 깍두기 페이스트를 넣어요. 뚜껑을 닫아 10분 정도 긴 시간동안 끓입니다.


왕십리 대도식당


그리고 밥을 넣어 섞어, 왼손으로도 비비고 오른손으로도...ㅋ


왕십리 대도식당


뚜껑을 닫고 다시 익힙니다.

후식 볶음밥치곤 드는 품이 만만치 않습니다.ㅎ


왕십리 대도식당


먹습니다. 이미 포만감을 느꼈지만 숟가락질을 멈출 수 없네요.

정말 맛있고, 폭식하다시피 엄청 먹었습니다.


왕십리 대도식당


바닥엔 이미 미끌미끌, 옷도 괜히 축축하다 느껴지지만 고기에 대한 만족도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대도식당 영업시간: 11:00~22:00

대도식당 휴무일: 연중무휴


대도식당 주차장, 아주 넉넉합니다.



이곳 왕십리점이 대도식당의 본점이며, 분점은 강남대로, 마포, 울산 그리고 해운대 모두 네곳에 설치했습니다. 나머지 대도식당은 유사품....

입지 극복하실 수 있는 거리에 계시면 한번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쌩유^^


호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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