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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홍제동 개미마을 환경미화/생활 자원봉사, 그 의미를 다시 배우다

 

자원봉사의 사전적 의미(출저:다음사전)입니다.

 

 

 

그동안 자원봉사활동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만 위 내용처럼 목적이 아주 순수하였다고 말할 자신은 없습니다.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니 학기마다 봉사활동 경력을 요구하더군요.

저나 아이가 참여했던 대부분의 자원봉사가 그야말로 스팩을 쌓기 위한 시늉이었는데, 그럴 때 마다 속이 편친 않았습니다.

 

얼마전 초록손이님의 관련 글을 읽고 다시 느낀 바가 있었습니다.

 

 

http://blog.daum.net/green-thumb-garden/191

 

 

돌이켜 생각컨대, 봉사활동에 대한 욕구가 전혀 없지는 않았어요.

 

나이가 들고, 생활이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하면서 작더라도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욕구가 항상 있었고요, 초록손이님의 말씀대로, 이런 활동을 통해서 아이들의 마음 씀씀이가 조금이라도 넓어졌으면 하는 바램도 키워 왔었습니다.

달포 전 초록손이님의 위 글을 읽고 난 후, 옆지기와 이야기할 자리를 역부러 마련했었는데, 역시나 옆지기도 제 생각과 같았지요. 틈틈히, 사정이 허락하는데로 가족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다니기로 단박에 결정했습니다.

 

검색해 봤더니, 큰 부담없이 일상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생활자원봉사'가 널렸더군요.

옆지기가 좀 더 알아보고 봉사활동 하나를 골라 왔습니다. 짝수 토요일에 항상 있는 활동이라 부모님들도 손쉽게 함께 할 수 있다더군요. 장소는 동네에서 가까운 개미마을(또는 벽화마을)입니다.

 

전 갑자기 생긴 약속이 있었던 터라, 함께 갔다가 먼저 나올 요량입니다.

 

 

 

 

 

 

홍제동 개미마을은 서울에서 몇 남지 않은 달동네입니다.

 

6.25 이후 갈 곳 없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살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약 200여 가구 남아 있다고 합니다. 재작년 부턴가 윗쪽 무허가 건물들은 모두 철거 되면서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어요.

 

일종의 판잣촌인데, 아무래도 주거환경이 열악했겠지요?!

지방정부에서 벽화마을로 조성을 하기로 하고, 2009년 금호산업 후원으로 5개 대학 학생들이 참가해 벽화를 그리기 시작합니다. 벽화마을 꽤 많던데, 이곳도 요즘은 제법 알려진 모양입니다. 많은 분들, 특히 젊은이들이 카메라를 들고 찾아 오시더군요. 전 못봤습니다만, 영화 '7번 방의 선물' 배경이 이곳이었다네요?!

 

 

 

 

 

 

 

 

오늘의 봉사활동은 환경미화입니다.

 

초입부터 마지막 공원입구까지 약 1킬로미터에 달하는 마을 도로주변의 쓰레기들을 주우며 올라 갑니다.

꽤 많은 분들이 참석을 하셨어요. 스팩을 위한 중학생들도 당연히 보이고요, 자원봉사단체의 젊은이들도 많이 왔습니다. 가족과 함께 온 아이들도 몇 되는데, 생각이 옳바른 분들을 보니 제 기분이 다 뿌듯해 집니다. 

 

 

난무하고 있는 고위층들의 추문과, 돈만 쫓는 대기업들의 부도덕한 상술이 온 지면을 더럽히며 썩은 냄새를 풍기는 와중에도, 눈에 잘 띄지도 않는 밑바닥에서는 인간의 따뜻한 온정을 느낄 수 있는 조그마한 활동들이, 아직은 작지만 예쁜 희망을 키워 내고 있는 듯도 합니다. 

 

 

중학생인 큰 애는 학교 활동이 있어 같이 오진 못했고요, 작은 아이만 참가했습니다. 

 

 

 

 

 

 

 

작은 아이는 저를 닮아 뭘 해도 열심입니다.ㅎㅎ

 

사진 찍는 저보고도 계속 재촉합니다. 아빠도 빨리 줏으라고......

 

벽화 사진도 몇 찍어 왔는데 잠시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마무리 합니다.

 

주관하신 문화촌 자원봉사단 단장님께서 활동의 취지 등을 간단히 설명해 주시는데, 앞으로도 개미마을 활성화 등을 위한 여러 활동을 계획하고 계시더군요. 저희도 틈틈히 참여할 생각입니다.

 

 

작은 아이에게 어떻게 느꼈는지를 물어 봤더니 그냥 재미있었다네요.

뭔가 거창한 걸 기대한 내가 이상하지...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게 있습니다. 얼마 전 표창원 전경찰대 교수가 TV에 나와서 말하길, 인간의 행복감, 쾌락등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은, 정의롭고 올바른 일을 할 때 가장 많이 분비된다고 하더군요.

아이가 말한 '재미'라는게, 이런 행복한 감정을 그 연령대 수준으로 표현한 건 아닌지~

 

제 상상력이 너무 지나친가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