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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하루 여행

교토보다 아름다운 안동여행

저 역시 해외여행을 더러 나갑니다만 가족과 함께 국내여행도 틈틈히 다니는 편이에요.


외국으로 여행을 나서는 이유는 주로 '다름'을 경험하고 싶은 탓이겠죠? 더군다나, 요즘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가능한 세상입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국내여행이 외면 받는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안타까웠어요. 우리네 사는 혹은 살았던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도 결코 만만치 않거든요. 바가지니 불친절이니 하는 불편들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봐요.



이번 여행지는 경북 안동인데요, 작년 가족과 함께 다녀 온 일본 교토에 비해 손색이 없습니다. 

교통 체증을 피하기 위해 금요일 휴가를 내고 출발, 토요일 이른 오후에 돌아 오는 1박 2일 일정입니다.


코스는 대략 

서울 - 영주 소수서원 - 영주 부석사 - 안동찜닭 - 락고재 한옥호텔 - 하회마을 - 서울




자 그럼, 주요한 몇 곳을 이미지 위주로 같이 구경해 볼까요?


영주 소수서원


영주 부석사 길목인데요, 소수서원 건너편 정자의 모습입니다. 정말 아름다운 여름이네요. 그래도 서울과 달리 덥지만 불쾌하게 끈적이진 않습니다.


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사립 고등교육기관)이라는데, 이곳을 비롯해 우리나라 서원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해요. 볼거리가 제법 있지만 패쓰하고요...


영주 부석사


소수서원에서 나와 20분 정도 차를 몰면 부석사 주차장이 나오고, 그다지 가파르지 않은 언덕을 10여 분 등반합니다. 

더운 날이라 땀이 비오듯 쏟아지지만 기분은 상쾌하군요. 숲 내음이 가득한데, 산 깊은 곳의 절을 찾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영주 부석사


마침내 십수년 째 이름만 들어왔던 부석사에 당도합니다. 우리나라 10대 사찰 중 하나라고 해요.

부석사의 무량수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며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졌죠. 원래는 신라 문무왕 때 창건되었다는데, 고려 중기에 재건되었다고 합니다.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소백산 기슭 부석사의 한낮, 스님도 마을사람도 인기척이 끊어진 마당에는 

오색낙엽이 그림처럼 깔려 초겨울 안개비에 촉촉히 젖고 있다.

무량수전,안양문,조사당,응향각들이 마치 그리움에 지친듯 해쓱한 얼굴로 나를 반기고

호젓하고도 스산스러운 희한한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나는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이 아름다움의 뜻을 몇번이고 자문자답했다.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 서서

최순우(전 국립박물관장)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지나고 보니 무량수전의 저 배흘림기둥에 기대설 여유를 부리지 못했던 제가 영 한심스럽군요.

산을 오르는 내내 힘들다며 칭얼거리던 큰 녀석은 무량수전 그리고 안양루 앞에 훤히 펼쳐진 채, 정기를 발산하느 백두대간을 느끼며 표정이 꽤 안온해졌더군요. 


  영주 부석사 안양루


배고프다며 재촉하는 아이들 탓에 몇 곳만 거들떠 본 채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여행의 참맛은 역시나 먹거리죠.

그럼, 안동으로 출바~알!


안동구시장


30여분 걸려 도착한 안동의 재래시장

비교적 현대적이라 큰 감흥은 없습니다만,


안동구시장


자두가 아주 맛있고 싱싱해 보이더군요. 종류별로 2봉지를 샀는데, 넉넉하게 담아 주십니다. 역시나 맛이 아주 훌륭한데, 근래 이렇게 맛있는 자두를 먹어보지 못했군요.


그리고 마침내...


안동찜닭 맛집 안동 종가식당


안동찜닭...

안동구시장 내부에 찜닭 골목이 따로 있더군요. 종가찜닭은 인터넷에 추천이 많았던 곳인데, 주변 대부분의 찜닭 식당들에도 손님들이 많습니다.


안동찜닭 맛집 안동 종가식당


큰 기대는 없었어요. 아이들 역시 왠지 심드렁했습니다만, 맛을 보더니 젓가락질이 갑자기 바빠지네요? 양도 푸짐하고 맛도 아주 훌륭했습니다. 



숙소는 직업 탓에 전부터 관심이 있던 곳으로 예약을 했었어요. 역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정말 깜놀했네요.


안동 하회마을 락고재


한옥호텔 락고재 하회

한옥이라는 건 알았지만 초가집인줄은 미처 몰랐어요. 객실 (그래봐야 안채, 사랑채, 별채 등 달랑 4실인가?)은 이미 찼더군요. 뒤에 보니 모두 외국인들이에요. 어떻게 알고 지방까지 찾아들 오는지...


후다닥 짐을 풀고 바깥 구경을 나갑니다.


안동 하회마을 섶다리 그리고 부용대


하회마을 앞은 바로 낙동강이에요.

들어오는 입구도 정말 아름답더군요. 좌우로 아름드리 벗꽃 나무들인데, 봄과 가을엔 더욱 멋질 듯..


안동 하회마을 섶다리


섶다리를 건너면 부용대로 오르는 숲길이 나오죠.


부용대에서 본 하회마을


하회마을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요.

10여 분 정도 또 등반해야 하지만 이미 기분은 들떠 있고요?!


안동 하회마을 락고재


다시 숙소로 돌아옵니다. 고즈늑한 시골의 밤이 내려앉고 있군요.

밤에 보는 초가집의 모습도 정말 아름다운데, 대청에서는 그 외국 손님들이 아기자기한 술판을 벌였더군요. 인사나 할까 하다 혹여 방해될까 말았습니다.


한옥호텔 안동 락고재에 대해서는 따로 소개해 드리죠. 강추합니다.



그리고...


안동 하회마을 락고재


락고재의 대청에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지는데,,,


안동 하회마을 락고재


매력적이지 않나요?

조식이 각각 소반상에 각각 담겨 나오는데, 맛도 그렇지만 그 차림새가 정말 운치작렬!

27년차 호텔리어이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입니다.

아이들도 좋아했어요. 작은 놈은 전복죽 대신 컨티넨탈조식을 택했습니다만 그 역시 나쁘지 않군요.


*  *  *


주요한 몇 곳만 소개 드렸는데, 어떻습니까? 우리나라 지방 여행의 매력도 만만치 않죠?

가능하면 교통체증없는 주중 하루를 끼워 지방 여행을 떠나 보세요. 매력적인 우리네 사는 모습의 새로운 매력을 다시 느낄 수 있습니다.


쌩유!


호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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