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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텔리어의 맛집

연신내 츠카무스시 [연신내 맛집]


옹졸한 성격 탓이었을까,

아니면 게으른 천성 때문이었을까... 


젊었을 땐 제가 원한 만남이 아니그 관계를 오래토록 유지하려고 부러 애써진 않았었습니다. 


달리 주어진 뭔가를 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그렇지 않은 시간은 외로워야 그나마 편했었지요.


새로 얽히는 인연은 부담스럽기만 하니 가급적 그런 자리는 먼저 피하곤 했습니다.



나이를 먹더니 조금 달라지더군요. 


아마도 여러면으로 여유가 생겨서이지 않을까 싶은데, 예상치 않게 얽히는 인연도 만남으로 곧잘 이어지고, 오래토록 유지되기도 하더군요. 생각이 유연해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쉽게 소식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문명의 이기 덕택으로 보여요. 

  


*    *    *



미국에 살고 계시는 오래된 친구 분이 들어오셨습니다. 

블로그가 만들어 준 인연인데 벌써 3년 정도 알고 지낸 듯 하군요. 2번째 만남이지만 마치 십수년 알고 지내온 듯 편안한 사이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서 멀지 않은 곳을 잡았습니다.

북쪽으로 버스 너댓 정거장 거리, 맛집도 꽤 많은 듯 하던데 평소엔 왠지 편히 느껴지진 않더군요.

말씀마따나 '종북'이 아니어서 그렁가???ㅋ





블로거의 글소개를 통해 이곳을 알게 되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분이고, 종종 그 분이 소개하는 곳을 찾아 보기도 해요.


입질의 추억-비싸다는 통념을 깬 오카마세 스시 코스





대로변과 떨어져 다소 외진 골목인데 아기자기 참 예쁘게도 치장을 했군요. 지난 봄에 오픈한 것으로 나옵니다. 원래는 인근에서 꽤 유명한 참치집을 하셨다네요?! 





깨끗하고요, 아주 따뜻한 분위기입니다.


다소 이른 시간에 도착해 사진을 좀 찍고요...

주로 가족 단위 고객들이 하나 둘 자리를 메웁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올 즈음엔 빈자리가 많지 않더군요.





테이블 보다는 카운터(다찌)에 앉으면 식사가 한층 생동감 넘칩니다.

쉐프가 스시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런저런 얘기도 나눌 수 있어요.




 

꽤 개방적인 성격을 소유하신 분인데, 대화가 아주 편안합니다.

주방장께서는 아직도 공부에 여념이 없으시더군요. 그것이 음식이거나 아니거나, 인생은 끊임없이 배우는 과정이지요. 





저녁 메뉴로 고를 수 있는 3가지 코스 요리 중 '오카마세' 스시 코스를 주문합니다.

오카마세란 '맡긴다'란 뜻이라는군요?!





주방장에 일임해 주방장 '마음대로' 준비된다지만 스시 아이템들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아마도 '오늘의 사시미'가 '오카마세'되는 모양이지요?! 


마음대로 나온다는 걸 하나씩 볼까요?!





초회와 죽, 그리고 장국이 먼저 나오고요,,





초회의 맛은 상큼하고 깔끔하군요. 

글을 쓰면서 봐도 군침이 돌 정도입니다.





닌니꾸와 무순 등 찬이 용기에 따로 담기지 않고 도기 플레이트에 바로 나오는군요.

예쁩니다.





오늘의 숙성 사시미

광어와 전복 그리고 참치, 연어

선도도 좋고, 찰기가 적당하며 식감도 훌륭하군요.


조바심 나게 가장자리에 플레이팅했습니다.... 가운데는 스시가 놓일 부분이니 자칫 맛이 간섭 받을 우려도 있기 때문일까요?!





맥주도 한 잔 곁들이고요....


스시를 맛볼까요?!

카운터에 앉으면 한 피스씩 아래처럼 나옵니다.





잘 아시는 분들은 네타 (생선살)의 숙성도나 샤리 (밥)의 찰기, 초밥을 쥐는 모양새 등을 따지더군요. 저야 그 정도 깜냥이 못되고요...

밥의 찰기도 나쁘지 않고, 네타의 선도나 숙성도도 훌륭해 보였습니다.


하나씩 사진으로만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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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 도미, 참치, 연어, 갑오징어, 고등어, 가리비, 장어.....

구성도 좋고 맛도 훌륭하군요.

모두 12 피스라는데 나름 대식가임에도 포만감이 들 정도입니다.

 




중간에 나왔던 연어알 초밥인데, 전 처음입니다.

비릴 줄 알았습니다만 놀랍게도 전혀 그런 맛은 느껴지지 않군요?!

그리고 아주 고소합니다.






튀김이 포함된 메뉴이지만 이날은 '주방장 마음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도미 조림이 대신 나온 듯 했지만 그런 걸 따져 물을 정도로 그냥 저냥 퀄러티가 아니었어요..





우동과





홍시 샤베트로 입가심하고 마감합니다.





홀에 앉으면 이런 식으로 한꺼번에 나오더군요.

원목 플레이트가 참 이쁘지요?!





연신내에 음식점은 수도 없이 많지만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퀄러티의 스시집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연인끼리도 괜찮고, 가족 또는 부부 사이 데이트 스팟으로도 나름 보여요.

조만간 가족과 함께 가 볼 참입니다.



그나저나 **님께서도 만족하셨지요?!

나중에 나오시면 여길 다시 한번 갈까요?

여전히 바쁘신 듯 하던데 연말 잘 마무리하시고 내년엔 더욱 건강하시길 빕니다.



츠카무스시

주차장은 없습니다. 이면도로에 주차할 수 있을 듯.

영업시간 11:30~2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