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대다수가 그렇듯 애들 방학은 고역입니다.
중학생인 큰 애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초등 2학년 막내는 보낼 곳도 마땅찮거니와, 식사문제등 불편한게 하나둘이 아닙니다.
다른 대안이 없어 올해도 큰 애에게 짐을 지웠습니다.
항상 티격태격 싸우는 누나를 한달째 투덜거리며 따라 다니고 있어요.
오전엔 도서관에 따라가서 숙제도 하고, 책(주로 만화책이지만)도 보다가, 그나마 오후엔 혼자서 학원도 다니고 운동(검도를 해요)도 다니고…
애들한테 미안해서 1년에 한번 정도 방학때 이틀 정도의 일정으로 여행을 갑니다.
재작년엔 와이프 적금으로 홍콩을 다녀 왔는데 애들이 많이 좋아하더군요.
전 원래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가족끼리의 여행은 색다른 즐거움을 주더군요
일체감도 생기고, 배워가며 가르치는 재미도 있고~
올해는 1박 2일 일정으로 전북 무진장 지역을 다녀 왔습니다.
이번 여행의 메인테마는 온천욕과 눈놀이입니다.
얼마전에 퍼져서 백만원여 발라먹은 14년된 차가 걱정되기도 했고 운전하기도 엄두가 나지 않아 코레일패키지 하나 수배했습니다.
1인당 약 20만원, 최소출발인원 8명이라 막판에 노부부 두쌍 합류했는데,
이분들 아니었으면 이번 여행 쫑날뻔 했습니다.
이쪽 여행이 원래 인기가 없던건지 아니면 경기영향인지…
퍼온 사진입니다.
아침 7시 50분 KTX를 용산에서 타고 도착한 진안 마이산 입구입니다.
고등학교때 수학여행 왔던 곳인데 기억이 전혀 나지 않네요.
도착하자마자 먹은 이른 점심, 산채비빔밥인데 일정중 먹었던 식사중 그나마 제일 나았습니다.
관광지 음식이긴 했지만 전라도지역이라 기대를 좀 했었는데,
너무 욕심을 부렸나 봅니다.
아다시피 마이산은 말의 귀를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마이산 남측 갑사쪽에서 찍은 숫마이산입니다.
북측에서 볼때 왼쪽이 숫마이산, 오른쪽이 암마이산입니다.
바위도 아닌 것이 참 신기하지요?
어쩌다 산이 저런 모양으로 솟아 올랐을까요~
암마이산
갑사입니다.
구한말 이갑룡처사가 쌓았다고 하는데, 일설엔 날라다녔다고…
독립운동을 했다는 설도 있던데 어떤 마음으로 저렇게 많은 돌탑을 정성스레 쌓아 올린 걸까요?
지금은 그 자손(아들)들이 관리하고 있나 봅니다.
갑사를 내려와 30분 걸려 도착한 진안홍삼스파 로비
규모가 크진 않으나 아기자기 합니다.
시설물이 깨끗한 것으로 봐서 생긴지 얼마되지 않은 듯합니다.
직원들도 꽤 친철합니다.
겨울온천의 백미는 역시 노천탕!
몸을 담그고 있으면, 아랫도리는 따뜻하지만 상체는 그다지 차갑지 않고 그저 시원합니다.
예약할 때 눈이 오길 내심 기대했었는데, 날씨는 좋았습니다.
다행히 기온이 낮지는 않았고요.
애들이 너무 신나 합니다. 4시간 정도 놀았는데 지칠 기미가 없네요.
마이산 배경이 참 아름답지요?!.
앗!!!!
모르는 분의 나체가 찍혔군요~
죄송하지만 컴이 서툴러 그냥 패쓰!!!
규모가 크진 않으나 3층 규모의 온천은 굉장히 아기자기합니다.
여러 종류의 시설이 있고 가격도 저렴한 편입니다.
1인당 3~3.6만원
내부에 카페도 있는데 이곳 가격도 착합니다.
사람들도 많은 편이고요.
하지만 수질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닌듯 합니다.
저녁식사와 더불어 투숙한 곳
관광공사 굿스테이 머시긴가 지정업체라는데….
마이산 바로 아래쪽에 달랑 하나 있는 모텔인데 시설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4인용 온돌에서 잤는데 굉장히 좁았고, 바닥은 따뜻했지만 외풍이 있어 실내공기가 차갑습니다.
이불을 덮자니 덮고, 그렇지 않자니 차가워 잠들기 쉽지 않았어요.
손님은 많았습니다.
저녁식사는 진안 흑돼지구이
제주도 흑돼지보다 낫다는 주인장의 자랑, 고기는 맛있습니다.
아침식사는 같은 곳에서 된장찌개
역시 관광지 음식입니다.
식사하자마자 바리바리 챙겨서 또 놀러 갑니다.
무주리조트내 눈썰매장입니다.
애, 어른 할 것 없이 씬나게 놉니다.
제일 좋아하는 사람들……할머니
전 밖에서 그냥 구경했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우리나라 겨울산행의 대표주자, 덕유산 향적봉!!!!!
우린 곤롤라를 타고 정상 아랫쪽에 내려 약 30분 등반합니다.
주변의 관목들에 달린 눈꽃이 정말 아름다운데
안타깝게도 날씨가 너무 좋아 다 녹고 없었습니다.
스키나 보드 타는 사람들 보다 향적봉 가는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다음에 혹 가실땐 주말을 피해서 가시길~
정상에서 보는 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요.
나중엔 평일, 일출이나 일몰 때 한번 와야겠습니다.
이후 전주한옥마을도 들렀는데 지친 마음에 그닥 흥미롭지 않았습니다.
10여분 보다가 빠져나가 종로회관이라는 곳에서 전주비빔밥을 먹었는데 이곳도 여지없이 기대를 저버립니다.
오히려 서울명동의 전주회관이 훨씬 낫더군요. 찬도 그렇고 김치도 그렇고.
이번 여행 나름 좋았지만 여행사의 제반 서비스는 기대이하였습니다.
현지 가이드는 무성의로 일관했고요, 상품을 판매한 해밀여행사라는 곳도 판매후 사후서비스 없었습니다.
비용을 생각하면 이해되는 부분이 없는건 아니지만 국내여행시 패키지는 가급적 이용에 신중하시길….
애들이 좋아하긴 했지만, 일정이 그래서인지 기억에 오래 남을 여행이 되진 않을 듯 합니다.
제가 노력을 많이 쏟아 준비한 여행이 아니니 당연한 결과이지요.
앞으로 더 분발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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