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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하루 여행

창덕궁, 마음 아팠던 나들이

 

 

후원을 볼 요량이었는데, 예약이 벌써 끝났더군요. 

 

아쉽지만 창덕궁을 다시 한번 구경하기로 합니다. 2년 전 즈음에 아이들과 함께 왔던 곳, 이번엔 시간이 촉박해 창경궁은 들리지 않습니다.


 

정문인 돈화문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하게 되면 의례히 기대를 하게 됩니다. 그런 여행을 통해 아이들이 뭔가를 배웠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부모님들께서 사전에 여러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더군요. 현장에서 이것 저것 설명을 해도 소귀에 경 읽는 격이 되고 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여행도 즉흥적으로 마련되었던 터라 준비고 뭐고 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아니라 다를까, 2년 전에 이곳에 왔던 기억조차 못하고 있네요~ㅋ 

 


 숙장문




인정문에서 바라 본 인정정, 그늘 문턱에 앉아들 계신데 드나들기 좀 불편합니다.

시멘트로 복원된 용마루,,, 볼 때마다 안타까웠습니다....




 

 

조선 개국후 태종이 창건하는데 경복궁을 만들고도 옆에 다른 궁궐을 지은 이유가 있다지요?! 복동생 등을 죽이고 왕좌에 오른 태종이  피의 현장인 경복궁을 꺼려 했다고 합니다.  


또다른 가족단위로 여행 온 분이 옆에서 아이들에게 설명이 한창이시던데, 창덕궁을 창경궁으로 잘못 알고 계시더군요. 설명을 드릴까도 했지만 별반 차이없을 천박한 제 지식이 저를 막아 섭니다. 중학생인 제 큰 아이 또한 근현대사에 대해 소상히 배우지 않아서인지 창경궁이 어디 있는지, 창경궁이 어떤 상처를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할 정도이니 말해 뭐하겠습니까.

 

창경궁은 제가 서울로 대학 올 때만 해도 창경원이라 불리며 서울 유일의 동물원과 식물원이 있었습니다. 그 역사적인 의미를 잘 몰랐던 저 또한, 대학 초년엔 창경원을 코끼리 똥 냄새라는 동물원으로만 이해하고 있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부끄러울 지경입니다.

 

그렇다고 지금의 제 지식이나 이해가 그때에 비해 많이 넓혀진 것도 아니군요.

 

 

이미지출저:서울신문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30309018004

 

 

 

외국 관광객 분들도 많았습니다.

 

서양 분들도 많았지만 동남아 분들도 계시더군요. 일본 관광객 단체도 몇 봤었는데, 역시나 깃발을 든 가이드를 따라 질서정연하게 움직입니다.  이 나이든 일본 관광객들을 보면서 복잡 미묘한 기분이 맘 속에 캥기더군요. 속으로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옛날 그 식민지배시절의 향수에 젖을까?

 

최근 불거진 망언 등으로 인해, 속에 은근한 부화가 끓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이 들도 가이드로 부터 창경궁의 근대사적 의미에 대해 설명을 듣겠지요? 저나 중학생 아이나, 창덕궁을 창경궁으로 잘못 알고 열심히 설명하셨던 그 아빠,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불과 100년 전의 우리 역사에 대해, 어쩌면 그 일본 관광객들이 우리보다 더 많이 알게 되겠더군요..... 


저 들이 역사를 왜곡하고 망언을 일삼을 때, 우리가 과연 떳떳하게 잘못을 지적하고 잘못을 바로 잡도록 요청 할 자격이 있기나 한 걸까요?

 

아울러, 저 위 인정전의 용마루 구리 문양처럼, 일제의 잔재를 제대로 청산해 내지 못한 우리 사회가 과연 일본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여러 역사 분쟁들을 제대로 해결해 나갈 역량, 아니 그마저도 아니라면 해결할 의지라도 가지고 있기나 한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