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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하루 여행

용산전쟁기념관(The War Memorial of Korea)/아이에게 좋은 여행은 계획이 필요해...

 

 

 

오랫만에 온전히 쉬는 휴일

도서관에서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쓰고 싶지만 집에서 하릴없이 놀고 있을 아이가 신경쓰입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차차님의 글을 본 후 벌써 두 달째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만 예약이 만만치 않네요.

보고 싶은 프로그램은 순식간에 예약이 끝나기도 하고, 예약 가능일이 저마다 다르기도 하더군요. 2월에는 간신히 프로그램 3개를 예약했다가 급작스럽게 출근해야 하는 바람에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3월 말일 일요일을 타킷으로 하나 하나 다시 예약하고 있어요.

 

 

땜빵을 물색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봤습니다만 어림도 없는 만용을 부렸던 듯 합니다. 여태 방문했던 생활사박물관이나 조그마한 사설 박물관과는 달리, 예약이 필요하기도 하고 교육프로그램이나 체험활동, 행사 등에 참여해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사전준비와 공부가 필요해요.  

 

 

 

비교적 가까이 있는 곳을 찾다가 금새 생각나는 곳이 있었습니다.

전쟁 무기를 만드는 과학자의 꿈을 포기하긴 했지만 저맘때 남자 아이들의 로망인 탱크와 비행기....

최근에 어디에선가 스쳐 봤던 그곳의 탱크 사진이 떠올랐는데, 아무 준비없이 그저 눈요기라도 할 요량으로 급한 방문을 결정했지요.

 

 

프로그램을 사전에 찾아 보긴 했습니다만 그다지 참여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해설사의 기념관 안내도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 피했어요.

기념관 설립 취지는 전쟁의 참상을 기억하고 평화를 기리는 것이라고 여러 곳에 적시되어 있습니다만 최첨단 살상무기를 보는 아이들 눈이 그런 의미를 제대로 분별해 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 설립취지가 무색하게 기념관 내외부의 전시물에서 묻어 나는 분위기는 어쩔 수 없이 호전적입니다. 내부를 간단히 둘러 보고, F-15K 3D 동영상을 한편 본 후 밖으로 나왔는데 자극적인 게임에 익숙한 아이들이 아주 흥미로워 할 영상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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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물을 둘러 보는 내내 말을 아끼다가, 말미에 상대와의 분쟁을 전쟁으로 해결한다거나, 물리적인 보복 행위는 피해야 한다는 요지의 말을 공들여 했습니다만 아니나 다를까 일기장에는 아빠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며 6.25에 대한 복수심을 드러냈더군요.

 

 

 

 

 

 

 

 

돌아 오는 길, 아이는 '흥미롭긴 했지만 배울 수 있는 건 별로 없다'라고 말했는데 적잖히 안심되긴 했습니다. 부러 준비한게 없으니 당연한 느낌이기도 할 테지만, 이런 짦은 여행을 통해 뭔가를 배우려는 욕구가 마음에 생겨나고 있는 방증이기도 하니까요.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요즈음, 부모님들께서 없는 시간을 쪼개어 이리저리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도, 일관성있는 계획이나 치밀한 사전준비가 없다면 자칫 시간낭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론 나라에서 국민들에게 너무 버거운 짐을 지우고 있다는 원망이 솟구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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