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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하루 여행

[아빠와 하루여행] 맞벌이 아빠의 시행착오



 

 

저는 15년차 맞벌이 아빠입니다

 

 

아이 둘을 키워 온 지난 세월을 되돌아 보면 그야말로 실수 투성이,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던 듯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도 아이들은 몸 건강하고 마음 바르게 잘 자랐으니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만 옛날 시절로 다시는 되돌아 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든 세월이었어요

 

가장 후회가 되는 건 아내에게 그 지난한 육아과정을 모조리 책임지웠다는 점입니다. 전 거의 회사에 올인하다시피 했고, 아내, 아이들과 함께 한 가정에서의 행복은 관심 밖이었습니다. 아이들 학교, 진학 문제, 자잘한 숙제도 모두 아내 담당.... 저야 설겆이, 청소 돕는 정도나 근근이 했을라나요?? 말하기도 부끄럽습니다만, 오랜동안 혼자 살아 온 저는 결혼 하자마자 큰 아이를 가졌던 아내가 왜 그토록 힘들어 하는지도 잘 몰랐을 정도입니다. 말 그대로 무식하고 무정한 초보 아빠였더랬지요



이미지출저:http://bioenergicenter.com/artikel/ibu-rumah-tangga-yang-sukses



최근에 페이스북에 올라 왔던 글을 보면서 저만 그랬던게 아니라는 걸 느끼긴 했습니다만 이걸 다행이랄 수도 없고, 참......... 허핑턴포스트의 인터넷 기사였는데 우리는 참으로 팍팍한 세상에서 힘들게 살고 있군요. 가끔 고기라도 사 먹고, 아이들 학업이 친구들에 비해 뒤쳐지지 않게 학원 한 두개 보낼라치면 어쩔 수 없이 할 수 밖에 없는 선택, 맞벌이......


http://www.huffingtonpost.kr



저도 당연히 많이 다투었습니다. 도와주네 마네.. 주변에서, 또는 기사로 읽고 보며 대충 알고는 있었지요. 가정일과 육아,, 남편이 도와주는 게 아니라 아내와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건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지요?!ㅋ 그러고보면저는 '힘든 세월이었다입에 올릴 자격이 없을 수도 있겠군요


그야말로 나이는 먹었지만 아직도 철들지 못한 늙은 아이,, 지금이라고 큰 차이가 있는 듯 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꽤 노력은 하는 편입니다적어도 행복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는 깨닫았으니까요.. 



  

이런 변화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젊은 시절 그 무대뽀 올인이 직장에서의 현재 제 위치를 만든 밑거름이 되기도 했을테지요. 그러나, 지금은 옛날처럼 순진하지도 않고요, 직장 생활의 어쩔 수 없는 한계도 체득했으며, 가정과 직장생활 중에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둬야 되는지 가늠할 수 있는 현실적 연륜도 쌓였습니다. 


회사에서 더 노력하면 지금보다 더 큰 성장을 이룰 수도 있겠지만 가정을 희생하면서 추구하고 싶은 목표는 더이상 아닙니다. 하지만 회사 생활은 계속해야 하니 적절한 밸런싱 balancing은 필요하겠지요. (제가 모시는 최고위급 늙은 호텔리어도 제 블로그에 종종 들어 오시는데 이 글은 눈에 띄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선택이 그나마 가능한 직장환경이라면 다행일 수도 있겠군요. 스스로의 의사와 상관없이, 대기업, 중소기업 규모 불문하고 하루 12시간 이상 회사에 얽매일 수 밖에 없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여담입니다만, S전자에 다니는 제 친구 놈은 아이 둘 출산할 때도 야근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어느정도 여유 부리고 있던 차장시절에도 이 놈은 밤 늦은 야근을 밥먹 듯 하더군요. 결국 3년 전 외국지사로 날랐습니다...... 

 








 

아무튼, 오랜동안의 부부싸움과 여러 시행착오 끝에 저는 아이와 밖으로 싸돌기 시작합니다......  


가사 일, 아이들 숙제 돕는 일도 종종 합니다만 제가 아주 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더군요가족 모두 같이 다니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주로 저와 막내 아이 둘이서 하루여행을 나섭니다. 원래 아빠와 친한 아이는 인성인가 머시기가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다는데 애초에 그런 것을 염두하고 벌인 일이 아니니 그닥 큰 관심은 없고요,,,, 


아이의 꿈에 대해 아이와 저 둘이서 종종 이야기하게 됩니다. 그 꿈이 아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인지, 적성과 어울리는 것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여행을 다니며 이런 저런 경험을 하다보면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찾게되지 않을까요? 다행이 저와의 하루여행을 아이도 좋아 하고요, 익숙해지니 제가 배우는 바도 아주 많습니다. 조금씩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는데 다음 포스팅에서 간략히 다뤄 보고요....





사실, 아이와 얼마전 다녀 온 과학관 여행기를 올릴 작정이었는데 그야말로 긴 일기 또는 반성문을 썼네요. 아내에게도 털어 놓지 않은 제 마음의 일부인데가끔 제 블로그에 들어와 추천을 누르고 나가기도 하는 아내가 이 글은 보지 말았으면 좋겠군요. 




맞벌이 생활할 수 밖에 없는 초보아빠들이 그나마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작은 도움이나마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부끄러운 과거를 공개했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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