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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하루 여행

종묘 묘현례, "조선의 세자빈, 혼례를 고하다" [아빠와 하루여행]

 

 

 

대학을 졸업, 막 취직을 하고선 명륜동에서 2년 남짓 자취 생활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자취생활하던 여동생에게 얹혀 살았더랬지요)


집에서 율곡로를 타고 출퇴근을 했으니 종묘와 창경궁 사이를 매일 다닌 셈인데,

그 당시, 창경궁에 대해서는 얼핏 알고 있었지만 종묘에 대해선 전혀 몰랐습니다.

말하기도 창피하지만, 그저 창경궁의 일부인가보다 했지요.

 

 최근 들어 아이와 한나절 나들이를 하면서 여러가지 느끼게 되는게 많은데,

제가 오히려 우리 역사에 대해 많이 모른다는 것, 그래서 아이 보다 더 많이 배운다는 점..

 

 

그 부끄러운 제 젊은 날의 상징, 종묘를 아이와 다녀왔습니다.

 



 

종묘는 아이의 학교에서도 가 볼것을 권했던 내고장 자랑거리 중의 한 곳,

아이는 오래 전부터 관련된 책을 읽는 등 준비를 해 왔지만 

제가 조금 바빳던 터라 차일피일 방문을 미뤄왔었습니다.

 

 





 

아실테니 간단한 설명만 드리면,

종묘는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사당으로 유교적 전통을 따라 경복궁의 왼편에 있으며,

오른쪽엔 땅과 곡식의 신을 모신 사직단이 위치하는데 현재 사직공원내에 있어요.

종묘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입니다.

종묘 제례악에 대해선 자주 들어 보셨을텐데 종묘에서 제사를 모실 때 연주하던 음악을 칭합니다.

 

 

종묘는 그 성격상 소박하고 간결하며 특별한 장식을 찾아 볼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열 아홉칸 정전은 오히려 궁궐보다 더 웅장해 보이더군요 

 


 

 

 

무식한 이 몽돌이 전에 알지 못했던 또다른 행사가 때마침 진행되고 있더군요

 

  

 

 

묘현례廟見禮.....

묘현례란 왕비나 세자빈이 왕실의 혼례를 마친 후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가 모셔진 종묘를 알현하는 의례인데,

조선시대 종묘에서 행해지는 국가의례 중 왕실여성이 참여하는 유일한 행사라고 합니다.

 

 

다녀온지 1년 전의 일인데, 지난 글을 다시 올리는 이유는

올해의 행사를 먼저 여러분들께 소개하고 싶어서입니다.

아이와 수시로 여러 곳을 다녔습니다만 종묘의 묘현례, 아이의 기억에도 오래 남는 곳입니다.

아래의 일정으로 다음 주 부터 진행되니 시간 되시는 분들은 꼭 가 보시기 바랍니다.

 

 

2014년 종묘 묘현례

2014년 9월 6일, 20일, 10월 4일과 18일 격주로 토요일 2시 

 

한국문화재보호재단 http://www.chf.or.kr/c1/sub2_6.jsp?brdType=&bbIdx=100982

 

 


간단히 맛볼까요?!


 



 정해진 순서에 따라 왕비와 세자빈의 알묘(선대왕을 알현)은 

왕과 세자가 선대왕들에게 인사를 올리고 퇴장한 후 이뤄집니다.

(정전의 웅장한 규모가 어림짐작 되시나요?)


 

  

모두 퇴장을 하고, 묘현례는 끝나는데 참관한 시민들을 위해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위는 왕과 왕비, 아래는 세자와 세자빈인데 지금으로 보면 중학생 정도의 나이입니다.

 


 


10분여 포토 타임도 선사합니다.

세자와 세자빈.. 매년 지원하는 학생 중에 선발하는 듯 하더군요.

면복(국왕이나 왕세자의 의례복 중 가장 권위있는 복식)과 면류관

그리고 적의(왕비와 왕세자빈이 입는 최고의 예복)은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왕세자빈이 쓴 대수(궁중에서 가장 큰 행사 때 쓰는 머리장식)은 무거워 보이는데 

왕세자빈이 다소 힘들어 하는군요.



 

  

저는 아주 좋았습니다만 아이는 다소 심드렁 하더니 

포토타임때는 이리저리 들쑤씨고 다니며 사진을 찍습니다.

외국인도 다수 보이긴 했지만 참관객이 아주 많지는 않더군요.

 

종묘제례는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묘현례도 나름의 가치를 지니지 않았나 생각되기도 하고,

행사의 내용은 더할 나위없이 좋았습니다만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더군요.




 아빠와 하루여행 빙글 Vingle

 

 

일본 단체 관광객은 여기에도 많고, 소인배 몽돌의 기분은 어쩔 수 없이 또 복잡해 집니다.

국내 관광산업과 호텔업계 등을 먹여 살리는 큰 물주이기도 하지만,

종묘도 임진왜란 때 모두 소실되었으니 어찌 보면 소중한 문화유산을 파괴한 장본인일 수도 있습니다.


저들이, 부족하나마 겨우 되살린 우리의 유산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혹 그 옛날 식민시대를 추억하지나 않을지............

 볼 때마다 신경 쓰이고 불편합니다.

치욕의 과거가 제대로 청산되었다면 그나마도 우리 마음 속의 이런 자격지심이 가벼워지지 않았을까요?



 


20년 전 몽돌이 그랬던 것처럼,

아픈 역사에 관심없고 무지한 젊은 세대가 그대로 대물림되면

그 부끄러운 역사는 다시 반복될 수도 있지 않을까 두렵기도 합니다.

 

 

 

 

종묘 찾아가는 방법: 종로 3가 스치는 버스/지하철 1호선(11번출구), 3호선(8번), 5호선(8번)

종묘 주차장: 종묘공영주차장 (1시간 4,800원)

종묘 휴관일: 매주 화요일

종묘 관람시간: 해설과 함께하는 일반관람(09:20~17:00)/자유관람(매주 토, 마지막 주 수요일 09:00~18:00)

종묘 관람료: 성인 1천원, 청소년/어린이 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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