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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하루 여행

오래 기억에 남는 제주 성산일출봉 맛집, 맛나식당




제주여행 2일 차 

성산일출봉 - 맛나식당 - 섭지코지 - 산굼부리 - 사려니 숲길 - 제주마방목지 - 제주탑승마클럽 - 개똥이네농장 감귤체험 (스파벨리스)



오르는 해에 소원을 빌고 내려 오는 이른 아침,

아이들이 성화다. 

먹을 곳은 이미 봐뒀지만 전날 저녁 같은 실망을 줄까 적잖이 걱정된다.



맛나식당


이곳은 외관이 번듯하지도, 구색이 특별하지도 않은 곳

식당의 상호조차 어수룩하다.



제주성산일출봉 맛나식당


8시 경 도착했으나 먼저 찾은 손님이 벌써 3팀.. 4번 번호표를 받는다. 

안주인인 듯한 아주머니가 표만 나눠주고 얼른 문을 다시 걸어 잠그는데, 

맛나식당은 8시 30분 부터 2시 까지만 영업하지만 준비한 재료가 떨어지면 더 빨리 문을 닫기도 한단다.




핑계를 벽에 내걸었지만, 

도회의 유명한 식당도 아닌 곳이 이 무슨 배짱 영업이람??






메뉴는 달랑 두가지, 갈치조림과 고등어조림

제주 촌동네 입지를 생각하면 싸지 않은 가격이나, 다른 곳에서도 느꼈 듯 제주 물가는 예사롭지 않다.

아니면 유명 관광지의 흔한 바가지일까?



성산일출봉 맛집 맛나식당 메뉴



차례가 돌아와 찬들이 깔리기까지 무려 한시간..

'사전에 준비를 하나보다' 짐작했지만 그것 조차 아니다. 




주문을 받고서야 음식 준비에 들어가고, 

손님이 밖에서 줄을 이어 기다려도 주인장의 몸놀림은 바쁜 기색조차 하나 없다.

맛이 변변치 않았다면 아마도 한마디 던지고 나왔을 듯....

그러나 그 주인장 부부의 여유로운 모습은 오히려 부러울 지경이다. 여유 없이, 부단히 살아 온 내 지난 삶은 윤택해 보이기는 커녕 꽤 메말랐다. 



갈치 2인분과 고등어조림 1인분을 주문했는데 내 오는 모양새가 놀랍다.

따로 조리하지 않고 한꺼번에 조린다. 

맛이 혹 섞이지 않을까??


맛나식당 갈치조림+고등어조림


비쥬얼은 일단 안심~

갈치와 고등어가 아주 싱싱해 보이고,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무와 매운 고추가 미각을 자극한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스탈...



맛은,,, 음....

더할 나위 없다. 진한 국물 맛은 아주 오묘한데, 종종 즐기는 핫스팟 남대문 갈치골목의 것과는 또 다르다. 

하긴, 갈치와 고등어의 선도부터 차원이 다르니 당연하다 해야 할까?!.. 

섞여 조리되었는데도 육질은 제각각의 풍미를 훌륭히 간직하고 있다. 







자박한 양념장, 이 오묘한 맛을 뭐라 표현해야 하나? 

뭔가 뇌리를 스치지만 꼬집어 낼 수 없는 맛, 언뜻 고추기름의 풍미도 느껴진다. 





맛표현이 뭐 그리 대수인가.. 

맛있다. 몇 숫가락 국물을 밥에 얹어 말아 먹는 맛도 일품. 

식당을 채웠던 다른 일행들도 숟가락을 바삐 놀린다. 



비로소 맛나식당의 배짱 영업이 이해되며, 주인장 내외의 굼뜬 행동도 용서된다.

아내는 물론이고 아이들도 좋아한다.


기억에 오래 남을 맛, 하지만 다시 제주를 볼 일이 있을까....


 




제주 맛나식당 영업시간: 08:30 부터 오후 2시 까지

제주 맛나식당 주차장: 주차가능/옆에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