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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상하이 랜드마크, 페어몬트 피스호텔 Fairmont Peace Hotel (상해 평화반점)

와이탄 外灘을 걷습니다.

고색창연한 유럽풍 건축물들은 위압감을 한껏 발산했고, 걷는 내내 전 위축되었죠. 100년을 훌쩍 넘은 낡은 것들이 외려 더 중후하고 압도적이라니...


이들 대부분은 150년 전 조계지 시절 서양 열강에 의해 창조된 유산이니 어쩌면 중국 근대사의 비극적 단면일 수 있겠죠. 모기가 들끓던 이 진흙땅 불모지는 침략자본에 의해 중국을 대표하는 경제 수도로 성장하게 되었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랄까요?


호텔 인디고 상하이에서 내려다 본 와이탄 전경


와이탄과 만나는 상하이 난징동루의 끝자락입니다. 고층에서는 넘실거리는 황푸강과 푸동의 첨단 마천루들이 고스란히 내려다 보이죠.

페어몬트 피스 호텔은 건축 당시 상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의 하나였다는군요. 따라서, 그 청동색 원추형 지붕은 조계지를 오가는 벽안의 서양인들에겐 마치 등대와 같은 역할을 했을까요?


image by Fairmont Peace Hotel on the bund, Shanghai

중앙부 우측의 삼각형 첨탑 지붕 이미지가 페어몬트 피스호텔입니다. 중앙부 좌측 건물은 빅벤을 본따 이름한 '빅칭 big '이라네요?


100년 호텔, 상하이 페어몬트 피스 

Fairmont Peace Hotel Shanghai


1929년 영국 출신 유대인 사업가 빅터 사순 Victor Sassoon에 의해 지어집니다. 4층부터 9층까지 캐세이호텔 Cathay Hotel이 있었고 10층 펜트하우스엔 사순 가족이 거주했다는데, 그런 연유로 이 건물은 사순 하우스 Sassoon House라 불린다는군요.


상해 페어몬트 피스 호텔 (좌측편)-피스호텔의 North Building/말할 깜냥이 못되긴 합니다만 건물의 외풍은 시카고 학교 양식을 본딴 것이라고...


1949년 공산당 인수를 거쳐 1952년 상하이 시정부에 의해 다시 인수되었고, 이후 1903년 개축한 난징동루 건너편의 팰리스호텔 Palace Hotel(현 스와치 아트 피스 호텔 Swatch Art Peace Hotel)과 합쳐 비로소 더피스호텔 The Peace Hotel로 개명하죠. 따라서 사순하우스는 North Building이라 불리우기도 합니다.


페어몬스 피스호텔의 현재 소유주는 여러분들께서도 잘 아는 중국 국영 최대 호텔 그룹 진지앙 Jin Jiang International Group 입니다.


오른편의 건물이 South Building인 스와치 아트 피스 호텔 Swatch Art Peace Hotel/정면 중앙부엔 황푸강 건너 푸동의 동방명주입니다.


이 호텔은 개관이후 1930년대 올드 상하이 시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써 자리매김하죠. 이후 80여년 동안 상해를 대표하는 호텔로써의 위상을 잃지 않습니다. 찰리 채플린이나 버나드쇼, 닉슨 미국대통령 등 전세계 유명인들이 투숙했다고 해요.



피스호텔은 2007 레노베이션을 위해 3년간 문을 닫았고, 사순하우스 즉 North Building은 2010년 270개 인벤토리를 갖추고 지금의 이름, 상하이 페어몬트 피스호텔로 재개관합니다 (스펙). 


상해 페어몬트 피스호텔 리셉션


좁은 입구를 통해 들어와 좌우측의 리셉션과 컨시어지를 지나면 광장인 듯 드넓은 로비와 조우합니다.

인테리어나 가구, 소품 등은 그야말로 80년 고색이 창연하군요. 아마도 지난 3년간의 대규모 레노베이션은 피스호텔의 유산을 더욱 생생하게 복원하는 것에 중점을 뒀던 것일까요? 


image by Bloomberg link


피스 호텔의 외양이나 인테리어 디자인에는 아르데코 양식이 일관적으로 적용되었다더군요.


더 언급할만한 소양을 갖추고 있진 않습니다만 전반적인 디자인과 디테일들은 3년에 걸친 대대적인 레노베이션이 믿기지 않을 정도군요. 곳곳에 반복적으로 사용된 문양과 패턴 그리고 컬러 등은 전혀 현대적이지 않으며, 더러는 다소 촌스러워 보일 정도입니다.


상하이 페어몬트 피스호텔 로비


이런 어프로치는 엘리베이터 등 주요한 하드웨어에도 일관적으로 적용된 듯 해요. 현대적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은 가능한 한 장막 뒤로 숨겼으니까요.


호텔을 구경하는 내내 80년 역사의 흔적들을 갈구하고 있었으니 아마도 복원, 그리고 '과거와 현대의 조화'에 포커싱한 디자이너의 의도는 적중했다랄까요?

참고로, 지난 3년의 개보수는 HBA에 의해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상해 페어몬트 피스호텔 로비


로비의 벽면 은판 부조 양식에는 그 옛날 올드 상하이 시절의 황금기를 양각했군요.



그리고....


상해 페어몬트 피스호텔 재즈바


상해의 또다른 명소

올드 베테랑 재즈 뮤지션 밴드의 재즈바 The Jazz Bar


상해 페어몬트 피스호텔 재즈바 The Jazz Bar 6인조 재즈 뮤지션 밴드


조계 시절이후 전세계에 알려진 명소인데, 상해 방문 전에도 그 위명에 대해 더러 들어 왔던 곳이에요. 

재즈를 듣는 내내 저 역시 감동 먹었는데, 한꼭지 따로 빼도록 하죠.


관련글: 피스호텔 레전더리 올드재즈밴드의 재즈바 [링크]


상해 페어몬트 피스호텔의 연회장 피스홀 Peace Hall


80년 전, 매일밤 열렸을 화려한 축제와 갈라 파티가 연상되었고, 괜시리 제 가슴도 두근거렸습니다.


상하이 페어몬트 피스호텔의 연회장 피스홀 Peace Hall 

 

발걸음을 옮길 때 마다 우든 댄스플로어가 체중을 이기지 못하고 삐거덕거리는 아름다운 소리를 자아내죠. 마치 80년의 세월을 정교하게 바닥에 감추어 놓은 듯 하군요.

제겐 재즈바와 함께 페어몬트 피스호텔의 연회장인 이 피스홀이 가장 감동적이었습니다.


상하이 페어몬트 피스호텔 중식당 드래곤 피닉스 


중식당 드래곤피닉스 Dragon Phoenix는 1930년대부터 큰 인기를 누렸다는 곳입니다. 이름에 걸맞게 천장엔 용과 봉황이 화려하게 새겼군요. 복원된 창틀에서도 80년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 나는군요.

제 눈에 또 들어온 건 박쥐인데, 중국에서는 행운과 행복을 상징한다네요?


상하이 페어몬트 피스호텔 쟈스민 라운지 Jasmine Lounge


차를 마시며 왈츠를 출 수 있다는 쟈스민 라운지 카페


상하이 페어몬트 피스호텔 테라스


테라스에서 황푸강과 푸동의 첨단을 조망합니다. 식사도 좋지만 술이 빠지면 매우 곤란할텐데, 밤이 아니어서 다행이군요.


상해 페어몬트 피스호텔 나인네이션스 스위트


일반 객실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방문 당시 만실이었고, 대신 페어몬트 피스호텔의 또다른 자랑 나인 네이션스 스위트 Nine Nations Suite중 프랑스 스위트를 같이 둘러 볼 수 있었습니다.


설립자 빅터 사순은 훌륭한 사교인이었고, 전 세계에서 온 친구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이들 스위트를 지었다고 하네요? 영국, 프랑스, 인도, 중국 및 일본 5개 스위트가 먼저 만들어졌고 이후 독일, 미국, 스페인 및 이탈리아 스위트가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이들 역시 지난 레노베이션 당시 복원되었다는군요.


Fairmont Peace Hotel Shanghai Nine Nations' Suite


나인 네이션스 스위트에서는 황푸강을 고스란히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뜬금없이 '왜 한국은 없냐?'는 하나마나 한 민망할 질문을 했는데,,, 되돌아 온 답을 굳이 남길 필욘 없겠죠?



침대맡엔 아주 익숙한 뭔가가...ㅎ

개인적으로 여러면에서 감동적인 투어였고,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걸 느꼈습니다. 그림 위주로 간단히 포스트할 예정이었습니다만 하염없이 길어지고 말았군요.

호텔아비아 장진수 대표님 그리고 페어몬트 피스호텔 MarCom 디렉터 Jessica Zhang 및 임직원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 ♧ 


- 호텔아비아와 함께 한 상해 호텔기행 관련글 -


왕초보 상해여행 팁 [링크]

이질異質의 콜라보. 이안슈레거와 메리어트의 라이프스타일 호텔, 에디션 [링크]

상하이 에디션 호텔 Shanghai Edition Hotel [링크]

상하이 에디션 레스토랑 & 클럽하우스 [링크]

세계 최초 지하 호텔, 인터컨티넨탈 상하이 원더랜드 [링크]

100년 역사 페어몬트 피스호텔 [링크]

피스호텔 레전더리 올드재즈밴드의 재즈바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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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글

[도선미의 취향저격 상하이] ② 와이탄, 유럽처럼 모던하게 [링크]

[도선미의 취향저격 상하이] ⑫170년 전 모습 그대로…호텔에서 즐기는 시간여행 [링크]

Shanghai in ‘색, 계' [링크]